[오늘의DT인] "지방 의료격차 `원격의료`가 대안… 기업·지자체 등과 협업 새로운 시도"

강민성 2023. 10. 2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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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지역의료센터 초대 센터장 강대희 교수
웨어러블 등 스마트 기술 활용 비대면 협진으로 병원연결 추진
美 원격의료 30% 차지… 의사단체와 협의해 '의사 증원' 절실
강대희 서울대의대 건강사회개발원 지역의료혁신센터장

저출산, 고령화와 지방소멸 위기가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지역 간 의료 환경격차 문제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오가는 교통편은 좋아졌지만 수도권 대학병원은 예약 환자가 너무 많아 최소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하며 섬, 농촌 등은 교통편이 부족해 같은 지역에 위치한 병원을 찾는데 반나절은 길에서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다. 또 지방일수록 고령자 비율이 높아 뇌출혈, 뇌졸중 등 응급환자 발생확률이 늘어나고 있는데, 지방의 경우 중증·응급환자가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하고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의료센터가 최근 문을 열었다. 지난달 중순 서울 대학로의 서울대 의대내에 개소한 서울대 지역의료센터는 지역 의료 인프라 부족에 따른 지역 건강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됐다. 디지털·바이오헬스케어 기술이 기반이다. 이 센터의 초대 센터장으로 선임된 강대희(61·사진) 서울대 의과대학 지역의료혁신센터장(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전 서울대 의대 학장)은 "수도권 쏠림, 고령화 심화 등 인구감소 지역 증가에 따른 의료전달체계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역의료 시스템에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센터장은 전남 무안의 의료특화단지 조성 방안과 제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위한 기초연구 등을 수행하며 센터의 설립 기반을 다져왔다. '지역의료부'와 '바이오헬스산업부' 두 축으로 구성된 센터는 앞으로 지역 주민건강 증진 방안을 기존 전통적 방식보다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에서 찾는다. 센터 운영 재원은 서울대 연구처와 서울대 의대 발전기금, KB국민은행 지원 등으로 마련됐다. 카카오헬스케어, 씨어스테크놀로지 등이 기술 지원하는 등 기업들의 관심도 높다.

강 센터장은 센터 설립 배경과 관련해 인구 감소지역 증가에 따른 문제점을 우선 꼽았다. 그는 "지역 소멸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초고령 인구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지방의 고령화 분포를 보면 세종시의 경우 낮지만 전남은 65세 이상이 40%, 경북은 35% 수준으로 점점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노인 한분이 경상북도 산지에서 도시까지 오는데 4시간 이상 걸리고, 전라남도 섬 지역에서 광주에 위치한 병원까지 오는데 거의 한나절 걸릴 정도"라면서 "이런 문제는 기존의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센터장은 원격의료가 지방의료 문제해결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센터에서 서울 경북지역에 뇌졸중 환자를 위한 응급의료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웨어러블 장치 등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비대면 협진으로 119센터에 연결해서 병원까지 연결해 주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혈압이 높은 한 노인이 갑자기 뇌혈관이 터질 경우 119가 출동해 연결된 병원으로 가지만 응급 환자의 상태를 몰라 여기저기 도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런 환자를 위해 비대면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치로 시스템을 갖춰 빠르게 거점 병원의 신경외과와 연결해 준다는 것이다. 센터는 브레인 세이버라는 뇌졸중 학회와 협업을 같이 하고 있다.

강 센터장은 앞서 코로나19 전파가 한창이던 2021년, 비대면 진료를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원격의료학회를 설립해 필수 의료분야에서 원격의료 역할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원격의료학회와 여러 지자체, 기업과 협업을 하고 있다"면서 "비대면으로 환자의 문제점을 빨리 예측해서 가까운 병원으로 보내는 시스템을 기본으로 두고 여러 가지 디지털 기술 등을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의료센터는 "서울대와 지자체와 전문가, 기업들이 협업하는 새로운 시도"라고 전했다. 강 센터장은 "그동안 지방의료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의료 혜택이 높지 않다는 현실을 반영해 실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지역 의료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지원도 강조했다. 강 센터장은 "한달전 미국 시카고 미주한인의사회에서 만난 미국의사협회장에 의하면 현재 미국 의료의 30%가 원격으로 이뤄지고 있고 매년 이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의사정원 증원 등 중용한 의료정책은 미국의과대학협회등 의사단체와의 긴밀한 협의하에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의사단체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파트너십을 통해 의사 증원 등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미국에선 의학 아카데미라는 곳에서 질병 패턴의 변화 등을 감안해 매년 의사 수를 예측한다"며 "미래 의료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처방 중심이 아닌 예방중심으로 가야 하고, 필수 의료에 대한 수가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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