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처분 소 1만리터 통에 담아 ‘보관’…‘럼피스킨’ 충청·경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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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 발병한 소 피부병인 '럼피스킨병'이 충청과 경기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앞서 21일 경기 평택시와 충남 당진·서산시 농장에서 럼피스킨병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날 경기 김포시 소재 젖소 사육 농장 등 6곳도 확진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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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 발병한 소 피부병인 ‘럼피스킨병’이 충청과 경기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일 충남 서산에서 처음 발생한 뒤 사흘 사이 확진 사례가 모두 10곳으로 늘었다.
정부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2일 “지난 20일 충남 서산 한우 농장에서 국내 최초로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이후 22일까지 충남·경기 5개 시·군에서 총 10곳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앞서 21일 경기 평택시와 충남 당진·서산시 농장에서 럼피스킨병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날 경기 김포시 소재 젖소 사육 농장 등 6곳도 확진으로 확인됐다.
정황근 중수본 본부장(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서해안 발생 지역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추가 발생이 우려된다”며 “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럼피스킨병 발생을 처음 확인한 20일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수위인 ‘심각’ 단계로 높이고 긴급 방역을 확대하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는 농장의 소는 모두 살처분하고, 경기·인천·충남권의 축산시설 종사자와 차량의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48시간 연장하기로 했다.
럼피스킨병은 럼피(lumpy: 혹 덩어리)와 스킨(skin: 피부)의 합성어로, 소가 모기·파리·진드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감염되는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가축전염병은 정도에 따라 1·2·3종으로 나뉘며 럼피스킨병은 구제역과 마찬가지로 전파력이 가장 강한 바이러스다. 폐사율은 10% 이하지만 이 병에 걸린 소는 온몸에 단단한 혹이 나고 고열,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을 보인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럼피스킨병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축산농가들의 불안과 공포도 커지고 있다. 이용철 충남한우조합 조합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확진 농가 농민들은 ‘자식처럼 키운 소가 살처분돼 마음이 아프다. 살처분하면 땅에 묻는 줄 알았는데 방역당국이 1만리터짜리 에프알피(FRP·섬유강화플라스틱)통에 담아 축사 옆에 쌓아 놓았다’고 분노하고 있다”며 “정부는 축산농민들의 불안과 불만을 달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확진 농가가 발생한 지자체들은 확산 방지에 나섰다. 경기도는 22일 오병권 행정1부지사 주관으로 긴급 방역점검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도는 평택과 김포 인근 10㎞ 내에 있는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이동제한 조처를 하고, 이날까지 임상검사와 의심축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26일까지 럼피스킨병이 확인된 평택 농가 인근 10㎞ 내 축산농가 502곳의 소 3만8980마리에 대해 26일까지 백신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송인걸 박종오 이정하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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