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 "한국에서의 우승이라 특별해…목표는 세계랭킹 1위"
[파주=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한국에서의 우승이라 더욱 특별하다"
'부모님의 나라'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민지(호주)가 소감을 전했다.
이민지는 20일 경기도 파주의 서원밸리 컨크리클럽 서원힐스 코스(파72/6369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 우승상금 30만 달러)에서 연장 승부 끝에 앨리슨 리(미국)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민지는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여,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선두에 자리한 채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앨리슨 리 역시 5타를 줄이며 16언더파 272타로 어깨를 나란히 했고,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18번 홀에서 펼쳐진 연장전. 이민지는 버디를 기록하며 파에 그친 앨리슨 리를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지난달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던 이민지는 한 달 만에 승전고를 울리며 시즌 2승,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이민지는 "한국은 항상 내가 우승하고 싶었던 곳이다. 부모님이 한국분이고, 내 뿌리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정말 특별한 우승"이라면서 "연장전을 하러 가는데, 가족과 친척들이 모여 있는 것이 신기하고 좋았다. 그래서 이번 우승은 특별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번 우승은 이민지가 한국에서 거둔 첫 번째 우승이자, 자신의 LPGA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하는 우승이기도 했다. 이민지는 "한국에서의 우승이어서 더욱 특별했고, 개인적으로는 LPGA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할 수 있는 우승이어서 좋았다. 금상첨화였다"고 강조했다.
동생의 우승 소식이 동기부여가 됐다고도 밝혔다. 이민지의 동생 이민우는 지난주 아시안투어 SJM 마카오 오픈에서 승전보를 전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누나가 승전고를 울렸다.
이민지는 "(동생의 우승이) 어느 정도 동기부여가 됐다고 생각한다. 동생이 우승을 해서 정말 좋았고, 동생이 출전을 하면 눈 여겨 본다. 직접 이야기를 하진 못하지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랑스럽다"면서 "이번주 내 경기력도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것 같고, 같이 잘해서 기쁘다"고 특별한 의미를 전했다.
이날 이민지는 최종 라운드 내내 앨리슨 리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다. 결국 72홀 동안 승부를 내지 못하고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연장전에서도 두 선수 모두 버디 찬스를 만들며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그러나 마지막 승자는 이민지였다.
이민지는 "사실 올해에만 4번째 연장전이었고, 익숙해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면서 "앨리슨 리와 잘 알고, 2012년 US여자주니어챔피언십 결승전(이민지 우승)에서 겨뤘던 생각이 나서 익숙하게 느껴졌다. 잘 알고 친하며 유능하고 좋은 선수와 1대1로 경쟁하는 것은 즐겁고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페어웨이를 지키고, 세컨샷을 잘하고, 퍼팅을 잘해서 버디를 하자고만 생각했는데, 생각한대로 버디가 나와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민지는 지난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도 연장전을 펼친 경험이 있다. 당시 이민지는 상대 선수보다 더 가까운 거리의 버디 찬스를 만들고도 퍼트 실수를 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의 아픔이 오늘을 위한 좋은 약이 됐다.
이민지는 "골프선수로서 우승하는 것보다 우승하지 못하는 것에 더 익숙한 상황이 많다. 커리어를 쌓으면서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는 것을 배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격이 차분하고 긍정적인 편이다. 나쁜 기억은 잊고 다음 샷이 집중하는 성격"이라면서 "아쉬운 경험이 있으면 동기부여의 기회로 삼으려고 한다. 더 열심히 해서 다음에는 같은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목표도 밝혔다.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것이다. 이민지는 지난 2019년과 2022년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지만 아직 1위를 기록한 적은 없다. 현재 세계랭킹은 7위다.
이민지는 "매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아직 세계랭킹 1위를 하지 못했는데 그것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이고, 이를 위해서는 조금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골프는 예측불허이기 때문에 앞으로 할 수 있을 때, 몇 년 안에 달성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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