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범죄신고자구조금 2년째 ‘유명무실’

박진영 2023. 10. 2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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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신고자가 보복을 당할 우려로 경제적 손실, 정신적 고통 등을 입었을 때 받을 수 있는 '특정범죄신고자 등 구조금'(구조금)이 올해도 단 한 푼도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는 "특정범죄신고자 등은 피해자가 대부분으로, 지원 대상이 검찰의 범죄 피해 구조금, 경제적 지원, 신변 보호 제도의 대상과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며 "보복 우려 등 지원 요건이 상대적으로 엄격해, 지원 절차가 간단하고 긴급 지원 절차가 있는 검찰의 범죄 피해 구조금 제도를 활용해 지원하고 있어 집행 실적이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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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2023년 9월 신청·지급 전무
법무부 “요건 엄격해 실적 저조”
보복 범죄 상반기 302건 상승세
구조적 문제·홍보 등 개선 지적
범죄 신고자가 보복을 당할 우려로 경제적 손실, 정신적 고통 등을 입었을 때 받을 수 있는 ‘특정범죄신고자 등 구조금’(구조금)이 올해도 단 한 푼도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복 범죄가 증가세인 상황에서 제도 무용론과 함께 법무부의 홍보 등 제도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도 전년과 같이 구조금 예산은 7700만원이 책정됐으나 지난 9월 말 기준 지급 건수가 한 건도 없었다. 신청 건수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0건인 탓이다.
이 구조금은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에 따라 특정 강력범죄, 마약류 불법 거래, 부패범죄 등 신고자와 그 친족 등이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 지방검찰청별 구조심의회를 거쳐 치료비, 생활비, 이사·전직 비용, 방범 시설 설치비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법무부는 구조금 집행 실적이 저조한 이유로 지원 요건이 엄격한 점을 들었다. 법무부는 “특정범죄신고자 등은 피해자가 대부분으로, 지원 대상이 검찰의 범죄 피해 구조금, 경제적 지원, 신변 보호 제도의 대상과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며 “보복 우려 등 지원 요건이 상대적으로 엄격해, 지원 절차가 간단하고 긴급 지원 절차가 있는 검찰의 범죄 피해 구조금 제도를 활용해 지원하고 있어 집행 실적이 낮다”고 설명했다.
최근 보복 범죄가 증가 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법무부 설명은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 권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보복 범죄 접수 현황을 보면, 보복 범죄는 2019년 394건에서 지난해 602건 발생했고 올해도 6월 기준 302건으로 집계됐다. 보복 범죄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9에 따라 본인이나 타인의 형사사건 수사·재판과 관련해 고소·고발 등 수사 단서 제공·진술, 증언, 자료 제출에 대한 보복 목적으로 저지르는 살인·상해·폭행·감금·면담 강요 등 범죄를 뜻한다. 보복 범죄 유형별로는 올해 기준 협박이 184건으로 전체의 60.9%를 차지했고, 살인도 6건에 달했다. 이어 폭행 65건, 상해 29건 등이 뒤를 이었다.
법무부가 2020∼2022년 구조금 제도 홍보에 매년 3700만원 안팎의 예산을 썼는데도 2년 가까이 신청 자체가 없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법무부는 “검찰에서 구조금을 포함한 전체 범죄 피해자 보호·지원 관련 안내 리플릿·포스터·동영상 등을 제작해 일선 청과 유관 기관에 배포하고, 대중교통 스크린 등을 통해서도 홍보하고 있다”며 “올해엔 하반기 중 동영상 제작 등을 통해 홍보 예산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보복 범죄 피해가 증가 추세에 있음에도 특정범죄신고자 예산이 한 푼도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은 ‘제도 자체의 구조적 문제’이거나 ‘홍보 방법의 문제’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법무부는 보다 세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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