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배당받아 세금 이미 냈는데… 종합과세 대상이라고? [세무 재테크 Q&A]
Q. 40대 직장인 A씨는 담당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로부터 올해 발생한 금융소득 안내를 듣고 적잖이 놀랐다. 올해 투자한 국내 상장 해외투자 상장지수펀드(ETF) 배당소득이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는 게 핵심이었다. 배당소득으로 15.4% 세율을 적용받아 세금을 납부한 터라 추가 부담은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A씨 입장에선 숨이 턱 막히는 이야기다. 특히 올해 회사에서 성과급도 받아 종합소득 세율이 높아질 전망이라 더욱 걱정이다. 금융상품에 투자해서 큰 이익을 내도 세금으로 모두 유출된다면 굳이 해야 할까 하는 의문도 생긴다.
A. 한아름 KB증권 세무전문위원은 A씨에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활용을 권했다. 일반계좌에서 금융상품에 투자해 발생하는 이자 및 배당소득은 15.4% 세율로 원천징수되고, 합산액이 연 2000만원을 넘어섰다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하지만 ISA를 통하면 비과세 및 저율과세(9.9%)로 분리과세 혜택을 받아 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다.
ISA는 국민 자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통합관리와 세제 혜택 제공 등 유인을 제시하며 2016년 도입됐으나 요건이 까다로워 활성화되진 않았다. 2021년 요건을 완화하고, 투자 가능한 상품을 다양화하면서 투자자들이 대거 사용하게 됐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3월 말 6605억원에 그쳤던 은행·증권·보험 합계 ISA 투자금액은 2021년 3월 말 7조8155억원으로 뛰었다. 올해 8월 기준으로는 22조2266억원을 가리키고 있다.
ISA는 19세 이상 거주자라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다. 근로소득이 있다면 15세부터도 가입할 수 있다. 현재는 국내 상장주식을 비롯해 펀드·ETF, 리츠(REITs), 파생결합증권, 예·적금 등을 편입할 수 있다. 특히 투자중개형의 경우 올해부터 채권과 일부 K-OTC 주식 투자도 허용됐다.
연간 납입 한도금액은 2000만원으로, 5년간 최대 1억원까지 넣을 수 있다. 납입한도는 이연할 수 있다. 다만 기존 소득공제장기펀드(연 600만원 한도), 재형저축(분기 300만원 한도) 계약금액 차감 후 가입이 된다. 납입원금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선 자유롭게 중도인출을 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세제 혜택 적용을 위해선 '의무가입기간 3년' 요건을 지켜야 한다. 부득이한 사유가 아니라면 중도해지시 과세특례 적용에서 배제된다. 부여받는 세제 혜택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상호 손익 통산'이다. 현재 세법상 금융상품에서 발생한 손실과 이익 중에서 후자에 대해서만 과세를 한다. 하지만 ISA에서 투자했다면 계좌 내 손익을 모두 통산해 순이익만 과세 대상으로 삼는다. 한 전문위원은 "특히 중개형은 국내주식 최종 순이익은 과세하지 않지만 순손실은 여타 금융상품 이익과 상계되므로 1석 2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ISA 계약 만기일까지 과세가 이연된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론 금융상품에 따라 실현된 이익에 대해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만 ISA에서 매매 시 손익을 계산해 놨다가 만기일에 이 절차를 밟게 된다. 당장 세금으로 빠져나갈 세금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비과세 및 저율 분리과세도 가능하다. 보통 200만원, 총급여 5000만원(종합소득 3800만원) 이하일 때 400만원까지 비과세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이 수준을 초과하는 금액은 9.9%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가 돼 금융소득 종합과세 불안에서 한 발짝 떨어질 수 있다.
끝으로 ISA 만기자금을 연금계좌로 전환하면 전환금액의 10%, 최대 300만원까지 연말정산시 세액공제 대상으로 인정된다. 만기일로부터 60일 이내 연금계좌로 전환하면 되고, 연금계좌 납입한도 금액과는 별개로 취급되기 때문에 해당 세제 혜택은 그대로 유지된다. 한 전문위원은 의무보유기간인 3년 주기로 ISA를 재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KB증권 세무전문가와의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한 [세무 재테크 Q&A]는 매월 넷째 주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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