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지지자들 갈등 …'둘로 쪼개진 세계'
이스라엘 비판 작가 행사 취소
아랍권, 맥도날드 불매 운동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전 세계가 둘로 쪼개졌다. 세계 각지에서 친이스라엘과 친팔레스타인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미국 미시간주에서는 유대교 회당 회장이 자택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시간주 유대교 회당의 서맨사 월 회장(사진)이 흉기에 찔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월 회장 시신이 발견된 장소에서 그의 집까지 길을 따라 혈흔이 남아 있는 점을 토대로 자택에서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월 회장은 디트로이트 무슬림·유대인 포럼을 만드는 등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 개선에 힘써왔고, 민주당 하원의원 선거를 지원하는 등 정치계 인맥도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계 유명 인사와 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도 줄줄이 불똥이 튀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퓰리처상 수상자인 베트남계 미국 작가 응우옌비엣타인은 전날 저녁 8시 뉴욕에서 예정된 간담회를 일방적으로 취소당했다고 보도했다. 2016년 장편소설 '동조자'로 퓰리처상을 받은 그는 지난 19일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공개서한에 공동 서명을 한 다음날 주최자인 92번가Y문화센터가 아무런 설명 없이 행사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 센터는 공식 홈페이지에 '자랑스러운 유대인 조직'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튀르키예 출신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로 유명한 파질 세이는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뒤 예정된 스위스 방문 콘서트가 취소됐다. 콘서트 기획사 측은 AFP통신에 "이스라엘 테러 공격 이후 세이의 공개 발언을 옹호할 수 없다"고 전했다.
다음달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기술 콘퍼런스 '웹서밋'의 패디 코스그레이브 CEO는 하마스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을 비판했다가 21일 사과문까지 냈지만, 유명 투자자와 이스라엘 기업 수십 곳이 행사를 보이콧하면서 결국 사임했다.
양측 갈등은 공영 매체의 표현 논쟁이나 소비자 불매 운동으로도 번지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0일 하마스를 '테러리스트'로 표현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전날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찾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에게 BBC 방송 편향성을 문제 삼은 후 나온 조치다.
21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 맥도날드 지사가 이스라엘군에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이집트 등 아랍 지역에서 맥도날드 불매 운동이 시작됐다. '미국의 상징'으로 아랍권에 알려진 맥도날드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지지 선언 이후 아랍인 분노의 타깃이 된 셈이다. 이에 아랍권 맥도날드 지사는 이스라엘과 선 긋기에 나섰다. 맥도날드 쿠웨이트 운영사는 "이스라엘 가맹점이 한 일은 사적인 행위"라며 다른 중동 지사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지의 맥도날드 운영사는 가자지구에 돈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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