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공급 확대 '뱃고동' 울린 HMM··· 침체 장기화에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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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011200)이 해운업 초호황기였던 코로나19 시기에 발주한 컨테이너선들이 내년 상반기부터 대거 인도를 앞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HMM은 2019~2020년 단 한 척의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도 없었지만 영업이익이 급격히 늘어난 2021년 이후에는 앞으로도 물동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규모 발주에 나섰다"며 "최근 사실상 비어 있는 컨테이너선도 운행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해운 경기가 급격히 좋아지지 않는 이상 추가 선박은 오히려 비용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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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만 TEU 12척 추가 예정
내년 상반기 컨선 84척 운행
물동량 부진 속 운임료 추락
올해 영업익 90% 급감 전망
HMM(011200)이 해운업 초호황기였던 코로나19 시기에 발주한 컨테이너선들이 내년 상반기부터 대거 인도를 앞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컨테이너선사들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해운 업계에 따르면 HMM이 2021년 발주한 1만 3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12척이 내년 상반기 내로 모두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HMM이 소유 중인 컨테이너선은 총 38척이며 여기에 34척의 용선(빌린 선박)까지 합칠 경우 내년 상반기에는 총 84척의 컨테이너선이 운행되는 셈이다. 특히 올해도 9000TEU선 9척을 추가로 발주한 상황이어서 앞으로 자체 보유 선박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올해 경기 침체 속에 컨테이너선 물동량이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물류 수요는 부진한 반면 글로벌 기업들이 발주한 컨테이너선 물량은 대규모로 늘어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해운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HMM의 실적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HMM은 2019~2020년 단 한 척의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도 없었지만 영업이익이 급격히 늘어난 2021년 이후에는 앞으로도 물동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규모 발주에 나섰다”며 “최근 사실상 비어 있는 컨테이너선도 운행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해운 경기가 급격히 좋아지지 않는 이상 추가 선박은 오히려 비용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대 수입국인 미국의 컨테이너 수입 물량은 올 들어 매달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수급 균형이 무너지면서 평균 운임도 수직 낙하하고 있다. 이달 20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17.7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절반 수준이고 역대 최고치였던 2022년 초(5109.6)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통상 3분기가 컨테이너선의 최대 성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운임이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전체 매출에서 컨테이너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93.1%에 달하는 HMM의 실적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10조 원에 육박했던 연간 영업이익은 올해 90% 이상 급감한 7666억 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추정 매출액은 8조 4215억 원으로 지난해 18조 5828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전망 역시 어둡다. 소비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지만 경쟁사들의 컨테이너선 공급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은 내년 국제 컨테이너선 공급 증가율이 7.7%에 달하는 반면 수요 증가율은 0.1%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 알파라이너는 공급과 수요 증가율을 각각 8.2%, 1.4%로 전망했다. 여기에 당장 이달에도 세계 2위 해운사인 머스크가 3500TEU급 선박 15척을 추가 발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사가 조선소에 발주했지만 인도는 받지 못한 선박 발주 잔량 비율은 2020년 10%를 밑돌았지만 올해 8월에는 30%에 육박한다”며 “제한적인 물동량 속 경쟁률만 심화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경택 기자 taek@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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