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소방설비 매출 50% 성장" 韓기술 현지화 통했다
1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차량으로 1시간 30분 가량 이동하자 넓은 대지 위에 공장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노이 남쪽에 있는 하남성 동반 4공단에 접어들자 아남전자 등 한국 기업들의 공장들도 간간이 보였다. 공단을 가로질러 도착한 에스텍비나(S-TEC VINA). 생산 공장 2개 동과 사무동을 갖춘 깔끔한 외관이 인상적이었다. 에스텍비나는 국내 1위 유인경비업체인 에스텍시스템의 첫 해외 법인으로 2018년 베트남 기업인 비엣세이프(Vietsafe)와 공동 출자해 설립했다. 인력 용역 회사라는 한계를 넘기 위한 첫 도전이다. 가스식 자동 소화 시스템과 소방제품 인증 대행이 주력 사업이다.
에스텍비나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안전모를 쓴 베트남 직원들이 붉은색의 소화가스 저장 탱크를 지게차로 운반하고, 탱크 규격을 측정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공장 벽면에는 외부에 있는 대형 탱크와 연결된 소화가스 충전설비가 구축돼 있었고 베트남 직원들이 소화가스 저장 탱크에 가스를 주입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트란 부 낫 에스텍비나 사장은 “소방관련 인증 업체는 베트남에서 에스텍비나가 유일하다”며 “현재 가스식 자동 소화 시스템 제공 사업을 포함해 매년 50% 넘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지 공장 내에 마련된 실험실에서 베트남 소방청이 직접 테스트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소방법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법인을 설립한 지는 5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베트남 소방 관련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에스텍비나는 다양한 소화 시스템을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센터, 롯데몰, LG공장, 엠코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 베트남의 각종 발전소에도 공급하고 있다.
낫 사장은 “에스텍 시스템의 노하우와 기술을 바탕으로 베트남 소화가스 시장점유율이 70%에 육박하고,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나 태양광 발전소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소규모 화재에 적합한 가스식 자동소화장치는 90% 가량 점유하고 있다”며 “올해는 스프레이용 소형 소화기를, 내년에는 일반 소화기를 출시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 소방법 강화로 소화 장비 수요가 높아지면서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제품 개발과 생산까지 할 수 있는 에스텍비나의 성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앞으로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하고 베트남 증시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에는 하노이에 있는 새니텍 베트남 본사를 방문했다. 새니텍은 에스텍시스템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방제·방역 브랜드다. 새니텍 베트남은 현지 기업인 피사(FISA)와 합작해 지난해 10월 설립됐다. 국내 새니텍이 2020년 출범한 것을 고려하면 해외 법인 설립이 상당히 빠른 편이다. 한국과 달리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에 방제·방역 시장은 수요는 많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 성장성이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현재 베트남에는 글로벌 해충방제 서비스 기업인 렌토킬과 한국 기업인 세스코 등이 진출했지만 주로 외국계 기업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기회라고 봤다.
응웬 쯔엉 꿍 새니텍 베트남 법인장은 "경쟁사들의 기술력은 우리와 비슷하지만 가격은 높은 편이고 기업에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새니텍 베트남은 한국의 뛰어난 기술력에 베트남의 풍부한 인력을 활용, 현지에 맞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베트남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사업 전략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세니텍 베트남은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는데 벌써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하노이 롯데 아쿠아리움과 롯데 마트, 국제학교, 고급 식당 등과 속속 계약을 체결했다. 실제 하노이를 걷다보면 주요 식당에서 세니텍 베트남이 관리하고 있다는 인증 표시와 광고판 등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꿍 법인장은 “하노이 주변 산업관리단지와 협력해 사업단지 내 공장도 공략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호치민에도 지사를 세우고 나트랑·다낭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해 사업 규모를 본격적으로 키워 5년 뒤에는 베트남 증권 시장에 상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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