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 위기 카카오…비상경영 초읽기
그룹 경영전략 조율기구
CA협의체 역할 커질듯
'컨트롤타워'로 리스크 대응
'사법 리스크'로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한 카카오가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옛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를 중심으로 하는 비상경영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사모펀드와 결탁해 시세조종을 했다는 의혹으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가 최근 구속된 데 이어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2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회사 내부적으로도 계열사 전반에서 불거질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카카오 CA협의체가 중심이 돼 카카오를 둘러싼 위기 상황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CAC(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에서 이름을 바꾼 CA협의체는 카카오 공동체 전반의 경영 전략을 조율·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투자부터 리스크 관리까지 그룹 전체를 조망하는 핵심적인 사내 기구다. 기존 의사결정 멤버인 김범수 센터장, 홍은택 카카오 대표, 송지호 전 크러스트 대표, 배재현 대표와 함께 지난달에는 추가적으로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 겸 베어베터 공동대표(경영 지원)와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사업 관리), 권대열 카카오 정책센터장(위기 관리)이 협의체 총괄급으로 합류해 그 규모가 커진 바 있다.
일단 배 대표가 구속된 만큼 CA협의체는 정상적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CA협의체 공석 한 명을 누구로 메울지는 너무 단순한 문제이고, 이번 사태가 카카오 오너 리스크 문제로 번질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CA협의체 중심으로 비상경영 체제를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SM엔터와 연계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해외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카카오가 현재 대주주로 있는 카카오뱅크 지배구조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고, 카카오 공동체 전반에 투자 위축과 경영 공백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등 그룹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최근 김 센터장에게 카카오의 SM엔터 인수 과정과 관련된 주요 쟁점 사항을 조사하기 위해 23일 오전 10시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공교롭게도 금감원 특사경이 수사의 칼끝을 김 센터장으로 향한 이 시기는 앞서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온 배 대표가 구속된 상황과 겹쳐 수사당국의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와 관련해 현재 수사당국은 "카카오가 사모펀드와 결탁해 SM엔터 주식을 5% 이상 대량 매집했고, 그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일으켜 매수 경쟁 상대였던 하이브를 방해하는 등 비정상적인 장내 매수 행위가 벌어졌다"는 판단하에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카카오 측은 "SM엔터 경영권 인수 경쟁 과정에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합법적인 장내 매수로, 시세를 조종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처럼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분위기 속에서 카카오는 내부적으로 사태 파악과 여론 추이를 보는 등 대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추후 수사 방향성과 관련 내용에 대해 들여다봐야겠지만, 당국의 칼끝이 오너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카카오 내부적으로 상당히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그려지고 있다"면서 "만약 SM 사태가 오너 리스크로 번지게 되면 카카오에는 상당한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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