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불안에 코스피 떠나는 개미들
개인비중 석달새 12%P 줄어
올여름 '테마주 열풍'에 올라탔던 개미들의 투자심리가 지속되는 조정 장세 탓에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미국 긴축 장기화 우려 속에 코스피가 2300대까지 주저앉은 데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변동성이 커지며 '오락가락 장세'마저 덮치자 개미들이 하나둘씩 증시에서 손을 떼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코스피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은 지난 20일 기준 47.78%다. 2차전지·초전도체 등 테마주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 7월까지만 해도 개인 거래 비중이 59.84%에 달했으나 불과 3개월 만에 12.06%포인트나 줄어든 것이다. 지난 4월 60%를 상회한 뒤 여름철 내내 60% 언저리에 머물던 개인 비중은 9월 들어 코스피 폭락에 맞춰 급감하는 모양새다.
국내 증시를 떠받치던 '동학개미'가 이탈하면서 전체 거래대금이 위축되고 상대적으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증가했다. 지난 7월 한 달간 298조원에 이르렀던 코스피 거래대금은 8월 들어 238조원, 9월에는 158조원을 기록하면서 매달 50조원씩 급감했다. 반면 코스피 거래대금 중 외국인 비중은 지난 7월 일평균 31.99%에 머물다가 이달 20일 기준 32.2%까지 증가했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 역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일평균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9일 기준 48조원이다. 증시가 뜨거웠던 7월과 8월에 53조원 수준이던 일평균 투자자예탁금은 9월 들어 2조원 줄어든 51조원이 됐고 10월에는 40조원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개미들이 증시를 외면하는 현상은 결국 주가가 오르면 달아오르고 내려가면 시드는 투자심리의 양태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이번 '개미 엑소더스' 현상이 과거에 비해 완화된 형태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펀드 중심으로 주식투자 열풍이 분 뒤 나타났던 조정은 주가지수가 반 토막 나는 강한 양상을 보였으나 지금은 고점 대비 하락률이 30% 수준"이라며 "과거 개인이 이탈했던 수준에 비해서는 아직까지 연착륙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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