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나라서 통산 10승 … 꿈 이룬 이민지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3. 10. 2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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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BMW 레이디스 우승
연장 첫홀서 앨리슨 리 제압
韓 대회서 개인 통산 첫 정상
초청 출전 리디아 고 3위
이정은·박성현도 반등샷
매경아마 챔프 박서진 맹타
이민지가 22일 서원밸리CC 서원힐스 코스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일 3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BMW 코리아

부모의 나라에서 첫 우승을 거둔 순간, 호주 교포 이민지가 활짝 웃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제패하고 개인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이민지는 22일 경기 파주 서원밸리CC 서원힐스 코스(파72·6369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달러) 최종일 4라운드에서 앨리슨 리(미국)와 1차 연장 끝에 우승했다. 최종일에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앨리슨 리와 동률을 이뤘던 이민지는 18번홀(파4)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버디를 성공시켜 우승했다.

지난달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에 이어 올 시즌 2승을 거둔 이민지는 LPGA 투어 통산 10승을 부모의 나라에서 달성했다. 우승상금으로 33만달러(약 4억4600만원)를 받았다.

호주 퍼스에서 아버지 이수남 씨와 어머니 이성민 씨 사이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민지는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우승하는 데 남다른 애착을 가져왔다. 그는 앞서 2021년과 지난달 후원사 대회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모두 연장 끝에 준우승한 아쉬움이 있었다. 이민지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족과 친구, 한국 골프팬들 앞에서 우승하고 싶은 욕심이 크다. 올해만큼은 우승을 놓치지 않고 싶다"고 말했다.

3라운드까지 2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한 이민지는 경쟁자들과 엎치락뒤치락했다. 공교롭게 앨리슨 리,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 교포 골퍼들이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생애 첫 LPGA 우승을 노린 앨리슨 리, 최근 부진을 딛고 대회 2연패에 도전한 리디아 고 모두 선두를 노렸다.

1타에 살얼음판 싸움을 이어가던 승부는 13번홀(파4)에서 술렁였다. 이민지가 홀과 10m가 넘는 긴 거리 퍼트를 깔끔하게 넣었다. 앨리슨 리에게 1타 앞서며 단독 선두로 올라선 이민지는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타수 차를 벌렸다. 앨리슨 리도 만만치 않았다. 17번홀(파4)에 이어 18번홀(파4)에서 2m 버디 퍼트를 넣고 이민지와 동률을 이뤘다. 뒤 조에서 앨리슨 리의 버디를 지켜본 이민지는 18번홀에서 칩인버디를 시도했지만 파로 마쳐 연장 승부를 치렀다.

18번홀에서 열린 연장에서 끝내 웃은 건 이민지였다. 앨리슨 리가 홀과 약 2m 거리 내리막 버디 퍼트를 시도했는데 홀 왼쪽으로 빠졌다. 이 틈을 타 이민지는 홀과 1m 거리 버디 퍼트를 깔끔하게 성공했다. 앞서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두 차례 모두 준우승에 그쳤을 때 연장에서 패했던 아픔을 씻어냈다.

이번 대회에서는 올 시즌 부진했던 스타들의 부활이 눈에 띄었다. 리디아 고는 14언더파 274타로 단독 3위에 올라 지난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 이후 첫 톱10을 기록했다. 디펜딩 챔피언임에도 부진한 성적 때문에 초청 선수로 대회에 참가해야 했던 리디아 고는 국내 팬들 앞에서 만족스러운 경기를 치르고 활짝 웃었다. 또 앞서 올해 LPGA 투어 21개 대회에서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던 '핫식스' 이정은이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박성현이 최종 라운드에서만 버디 7개, 보기 1개로 6타를 줄여 유해란, 김효주 등과 공동 16위(9언더파 279타)에 올라 선전한 것도 눈에 띄었다. 박성현이 한 라운드에서 6타를 줄인 건 2019년 8월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2라운드(7언더파) 이후 4년여 만이다. 출산휴가를 마치고 이번 대회에 복귀한 박희영은 최종일 4타를 줄인 덕에 합계 9언더파 279타로 박성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베테랑' 신지애가 공동 5위(12언더파 276타), 지난달 카카오 VX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던 아마추어 박서진이 공동 13위(10언더파 278타)로 마쳐 팬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파주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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