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새먹거리 '워케이션' 경쟁
코로나19 거치며 기업서 확산
생활인구 늘고 지역상권 활기
전국서 '근로자 모시기' 열풍
부산시 쏘카 손잡고 할인 혜택
제주도 30억 투입 오피스 조성
대구에서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오 모씨(40)는 다음달 2박3일 일정으로 직원들에게 제공할 '워케이션' 장소를 고민 중이다. 워케이션은 일을 뜻하는 워크(work)와 휴가를 뜻하는 버케이션(vacation)의 합성어로 휴가지에서 휴식과 동시에 일을 하는 근무 형태다. 오씨는 "숙박시설과 주변 관광지, 비용 등을 꼼꼼히 따져 장소를 고를 예정"이라며 "지자체마다 출시된 워케이션 상품이 많아 지금은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코로나19를 거치며 새로운 기업 문화로 자리 잡은 '워케이션족' 유치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22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부산시는 워케이션 사업 확대를 위해 민간기업과의 '동맹'으로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부산시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18일 거점센터가 있는 동구 아스티호텔 부산 24층에서 '부산형 워케이션 얼라이언스 발대식'을 개최했다. 부산시가 총괄하고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하는 워케이션 사업을 민간과 협업해 확대한다는 취지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 11일 쏘카와도 워케이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워케이션 참여자는 쏘카 이용 시 최대 70% 할인을 받을 수 있고 1회 방문 시 5번까지 사용할 수 있다.
제주도는 국비 30억7000만원을 들여 제주시 원도심과 서귀포시 혁신도시, 조천읍 함덕리 해안도로변 등 3곳에서 워케이션 공공오피스를 조성 중이다. 제주도는 민간 오피스 14개소와 지난 9월 '민관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이를 위해 민간 오피스 이용객 1인당 하루 3만원의 오피스 이용 바우처를 최대 14일 동안 지급한다. 충남도도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위한 워케이션 사업 추진을 위해 보령, 태안, 부여, 예산 등을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워케이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지자체 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수도권과 가까운 강원도의 경우 워케이션 이용객들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강원관광재단에 따르면 올해 들어(지난 9월 기준) '기업형 강원 워케이션' 참가 인원은 1004명으로 이미 지난해 총유치 인원(963명)을 넘어섰다. 카카오, 두산 등 대기업들의 발길이 이어진 게 요인이다. 부산형 워케이션 사업도 지금까지 1050개 기업, 1900여 명이 이용 등록을 해 올 상반기 목표 인원(700명)을 크게 웃돌고 있다. 부산시는 연간 목표치인 2500명도 넘길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경북도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 6월부터 총사업비 5억원을 들여 '개별형 워케이션' 상품을 출시했지만 판매 실적은 부진하다. 의성, 경주, 문경, 포항 등 4곳에서 운영 중인 개별형 워케이션의 경우 지난 4개월간 이용객은 382명에 그쳤다. 하루 평균 이용자가 3.1명에 불과했던 셈이다.
지자체들이 워케이션족 유치에 나서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생활인구 증대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업들 역시 워케이션을 긍정적인 직장 문화로 보고 확산 중인 만큼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가 지난해 3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워케이션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응답은 전체의 90.9%로 조사됐다.
[우성덕 기자 / 박동민 기자 / 이상헌 기자 / 송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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