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엔데믹에 … '연탄 배달봉사' 다시 늘어
2시간 13가구에 2600장 전달
초등생 3남매·외국인도 동참
"대학생 때 처음 접해보고 주기적으로 쭉 연탄배달 봉사에 참여하고 있어요. 저는 2~3시간만 힘들면 되지만 연탄을 받는 분들은 한 달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잖아요."
전국을 강타했던 코로나19 대유행이 점차 잠잠해지면서 불우 이웃을 위한 '따뜻한 손길'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사람 간 교류가 금지됐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해제되면서 봉사기관이 불우 이웃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동시에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봉사자 수도 늘고 있는 것이다.
달동네 등을 대상으로 가을·겨울철 진행되는 연탄배달이 대표적이다. 사단법인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주춤한 지난해부터 다시 연탄 지원 규모를 확대했다. 2020년 전년 대비 3485가구 줄어든 6994가구를 지원하는 데 그친 연탄나눔운동은 매년 규모를 늘려 2021년 7370가구, 지난해 8105가구에 연탄을 배달했다. 총 지원 연탄 수는 2020년 171만8233장에서 지난해 205만4516장으로 늘었다.
서울 기온이 5도까지 떨어지며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찾아왔던 지난 21일에도 연탄의 온기는 계속 퍼져 나갔다. 이날 연탄나눔운동 주최로 진행된 연탄배달 봉사에는 기업 봉사자팀·동아리 봉사자팀·개인 봉사자팀 등 4개 그룹에서 봉사자 120여 명이 동참했다. 기자는 50여 명으로 구성된 개인 봉사자팀과 동행했다.
이날 개인 봉사자팀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 달동네에 위치한 13가구에 연탄 2600장을 배달했다. 건장한 청년도 걷기 힘든 좁고 가파른 골목길을 한참 올라가자 곧 연탄을 필요로 하는 가구들이 나타났다. 처음엔 파이팅을 외치며 호기롭게 시작했던 봉사자들 얼굴에는 30분 만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한 장에 3.6㎏에 달하는 연탄을 2장씩 들고 수십 번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일은 20·30대에게도 쉽지 않았다. 1시간이 지나자 대부분의 봉사자 얼굴이 숯검정처럼 새까매졌고 상의는 모두 땀에 흠뻑 젖었다.
이 와중에도 가장 열심인 봉사자는 모친을 따라 경기 고양에서 온 박서연(12), 박주하(10), 박민준(8) 삼남매였다. 연탄 2장이 무거워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한 번에 1장씩 날랐지만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움직였다. 박주하 양은 "언니가 예전에 엄마와 봉사를 갔는데, 재미있다고 같이 해보자고 해서 오늘 오게 됐다"며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연탄이 쌓이는 걸 보면 보람도 있고 봉사자 언니, 오빠들이 열심히 하니까 저도 더 힘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건너와 약 9년째 서울에 살고 있는 영어강사 크리스티 씨(35) 이마에서도 끊임없이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이날 연탄배달 봉사는 시작한 지 2시간 만인 낮 12시께 마무리됐다. 연탄나눔운동은 이 같은 활동을 통해 매년 전국에 연탄 약 200만장을 배달한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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