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만에 당무 복귀한 이재명…與 제안 민생회담부터 나서길 [사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최고위원회의를 시작으로 당무에 복귀한다. 단식농성 이후 35일 만이다. 제1야당 대표의 복귀를 계기로 그동안 꽉 막히다시피 한 민생 입법이 처리되고 국회가 정상화되길 기대하는 여론에 이 대표가 행동으로 답해야 한다.
그동안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 법원의 구속영장 심사,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등을 거치면서 국회는 정쟁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국가부채와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로 치솟고, 기업 도산이 급증했지만 이에 대한 입법은 상임위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 개편과 부동산 규제 완화 후속 입법도 여야 협의가 지연되면서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러다 여야가 내년 4월 총선을 위한 선거 체제에 본격 돌입하면 21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민생이 실종된 채 막을 내릴 수도 있다.
여당과의 협치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 갈등 해소와 당론 통합도 이 대표 앞에 놓인 과제다. 이른바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파' 의원들에 대한 징계 청원에 5만명 이상이 참여한 상태라 당 윤리심판원 회부 여부를 결론지어야 한다. 강성 지지층과 일부 친명계 의원들이 요구하는 것처럼 '단일대오'를 위해 가결파 의원들을 징계한다면 당내 갈등이 다시 폭발하고 정치 에너지가 공천 쟁탈전에 소모될 것이다.
당무 복귀 후 이 대표의 우선순위는 23일 최고위원회의 발언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야권 원로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징계와 결별이란 예측이 틀려야 민주당도, 이 대표도 미래로 가는 길이며 승리의 길"이라면서 "소통과 조정, 통합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여당도 이 대표의 복귀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민생 최우선 행보에 민주당도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김기현 대표가 직접 이 대표를 향해 '민생협치회담'을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앞서 야당을 비방하는 혐오성 정치 현수막을 일제히 철거하는 등 보선 패배 후 전향적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이제는 이 대표가 달라진 리더십을 보여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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