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부부, 사우디 첫 일정 '200억불 사업' 유적지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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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야드=뉴시스] 전신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리야드 인근 디리야 유적지를 방문해 아라비아 말을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3.10.22.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첫 일정으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추진 중인 유적지를 방문했다. 1000년 넘게 이어져온 양국 교류의 역사를 되새기면서 새로운 경제 협력의 시대를 열겠다는 취지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22일 오전(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이 어젯밤 사우디 방문 첫 일정으로 사우디왕국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디리야 유적지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18세기 세워진 디리야 토후국은 사우디 제1왕국으로 불린다. 사우디는 수도 리야드에서 20㎞ 정도 떨어진 디리야 지역 개발 사업을 네옴시티, 홍해 개발, 키디야 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 로쉰 주택개발에 이어서 다섯 번째 기가 프로젝트로 지정했다.

이 대변인은 "디리야 유적지 주변에 최고급 빌라, 타운하우스, 커뮤니티센터, 병원, 쇼핑센터를 개발하는 사업인데 공식 명칭이 '디리야 게이트'"라며 "이 사업은 총사업비가 200억 달러, 즉 20조원이 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고 아직 우리 기업들의 참여는 구체적으로 논의가 되지는 않았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디리야 게이트 사업 역시 우리 기업들의 참여가 본격화될 수 있다.

[리야드=뉴시스] 전신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리야드 인근 디리야 유적지를 방문해 디리야 화보집을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3.10.22.

디리야 유적지에서는 칼리드 알 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 제드 인제릴로 디리야 개발청장, 디리야 개발청 의전을 담당하고 있는 공주 등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맞이 했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사우디 투자부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한국 기업들이 디리야 개발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건설과 호텔, 레스토랑 등 구체적인 협력 분야를 언급하면서 한국의 호텔 등 우리나라 특정 기업까지 지목했다.

사우디 측에서는 국빈인 윤 대통령 부부를 위해 아르다 공연도 했다. 아르다 공연은 전통 군 복장을 한 사우디 군인들이 칼춤을 추는 공연이다. 이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 일행은 방문자센터로 들어갔는데 디리야 유적지처럼 점토로 만든 벽에 30m는 되어 보이는 길다란 미디어월이 설치되어 있었다"며 "미디어월에서는 사우디왕국의 탄생부터 현재까지가 한눈에 정리가 됐는데 그것을 보고 디리야 개발청장은 '이 미디어월은 한국 기업이 만든 것이다'고 특정 기업 이름까지 얘기했다"고 전했다.

[리야드=뉴시스] 전신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리야드 인근 디리야 유적지를 방문해 사우디 전통 칼춤 '아르다' 공연을 관람하며 박수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0.22.

윤 대통령 일행은 디리야 유적지의 거주지 벽을 배경으로 삼아 상영된 사우디의 역사 영상을 관람했고 이후 사우디 측은 아랍을 대표하는 산물인 아라비안 말 두 마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 부부가 떠날 때 디리야 개발청장은 "한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서 당시 무역을 했던 기록이 있다고 했다. 또 개발청장은 윤 대통령에게 "나의 제2의 고향은 (사우디와 협력을 이어갈) 서울"이라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인 윤 대통령에게 브리핑을 하게 돼서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1000년 전 고려,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린 아랍에서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순방은 우리 국민들과 기업이 뛸 운동장을 넒히는 데에 맞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리야드=뉴시스] 전신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리야드 인근 디리야 유적지를 방문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0.22.

방문을 기념해 디리야 개발청(DGDA) 측은 윤 대통령에게 디리야의 상징색이라는 자수정색 와이셔츠 커프스버튼을 선물했고 김 여사에게는 사우디의 관광안내책자를 선물했다.

전날 사우디에 도착한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달 24일까지 3박4일 간 사우디를 국빈방문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최초의 사우디 국빈방문이다. 사우디는 대한민국 공군 1호기가 자국 영공으로 진입하자 F-15 전투기 2대를 보내 호위비행했다. 공항 환영식에서는 최고 예우인 예포 21발을 쐈다. 아울러 킹 칼리드 국제공항부터 숙소까지 약 50㎞ 거리 곳곳에 사우디 국기와 태극기를 함께 게양해 환대했다.

한편 윤 대통령과 수행단이 묵고 있는 영빈관은 1970년대에 지어졌는데 이 또한 한국 기업이 건설했다.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박종진 기자 free2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