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돌풍’ 속 막오른 아르헨 대선…최종 승자는 내달 가려질듯
다만 1위가 45% 이상 득표하거나, 40% 이상을 받고 2위와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리면 당선되는 규정에 따라 11월 19일 결선투표에서 최종 승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 역사상 ‘가장 불확실한 대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밀레이, 여론조사서 선두 유지
밀레이 후보는 예비선거 이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지만 아직까지 40% 이상을 얻은 적은 없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DC컨설턴트가 10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밀레이 후보는 35.6%로 1위를 차지했고 불리치 후보가 28.9%로 2위, 마사 후보가 26.2%로 3위를 기록했다. CB컨설턴트가 11일 발표한 조사에서 밀레이 후보는 29.9%로 선두를 달렸고 마사 후보가 29.1%로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파트리시아 후보는 21.8%로 3위였다.
연간 140%가 넘는 인플레이션으로 경제 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밀레이 후보는 휴지조각이 된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달러화로 대체하는 달러화 도입, 중앙은행 폐쇄, 정부 지출 삭감, 장기 매매 허용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웠다.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아르헨티나 전문가 벤자민 게단 국장은 21일 BBC에 “밀레이 후보에 대한 막강한 지지는 10년간의 부진한 성장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에 따른 반정부 정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달러화 도입 등 공약의 실현 가능성과 별개로 혁명에 가까운 개혁을 내건 데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유세 현장에 전기톱을 들고 다니며 “불필요한 정부 보조금을 삭감하고 기생충 같은 기성 정치인 계급(카스트)을 종식시킬 것”이라며 현란한 퍼포먼스를 펼치는 것도 유권자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다만 낙태 금지, 여성부 폐지 등을 내걸어 여성들의 반감도 적지 않다.
● 비야루엘 부통령 후보에도 관심 집중
밀레이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빅토리아 비야루엘 부통령 후보(48)에 대한 관심도 높다. 현 하원 의원인 비야루엘 후보는 아르헨티나 마지막 군사독재 정권(1976~1983년)에 참여했던 군인 집안 출신이다. 아버지 에두아르도 비야루엘은 1975년 북부 도시 투쿠만에서 좌파 게릴라인 인민혁명군 진압 작전에 참여한 특공대 교관이었고, 삼촌은 정보장교 출신이다.
그는 군부 독재정권 시기 정부에 의해 자행된 고민과 실종 등 각종 범죄 행위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당시 실종된 3만 명에 대해 “그 숫자는 ‘신화’”라며 실종자 수가 과장됐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게릴라 조직이 자행한 폭력에 침묵해선 안된다”고도 했다.
밀레이 후보는 당선되면 비야루엘에게 안보와 국방 분야를 맡긴다고 발표했다. 스페인어 매체 엘파이스는 “밀레이 후보가 과학, 보건, 교육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정부 지출 삭감을 공언한 가운데 비야루엘 후보는 군 예산만큼은 늘릴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비야루엘 후보도 선동가적 면모에 소셜미디어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지 마케팅업체 스키다타가 8월 14일~9월 8일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분석한 결과 비야루엘 관련 지지(트위터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하고, 인스타그램에 ‘좋아요’를 누른 행위)는 42%로, 집권 페론당(32%)과 우파 야당 연합(18.5%) 부통령 후보와 격차가 컸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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