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실업 크레딧으로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 정책 생색은 정부가, 재원 부담은 가입자가? [오늘의 정책 이슈]

송민섭 2023. 10. 2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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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출산·실업 크레딧 제도 운용 재원의 상당 부분이 국민연금기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춘숙 의원은 "출산·실업 크레딧 운용재원을 국민연금기금으로 대부분 충당하는 것은 정책 취지와 부합하지 않고 인정 기간 역시 해외에 비해 짧다"며 "군복무 크레딧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전액 부담하고, 인정 기간을 늘려 노후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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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출산·실업 크레딧 제도 운용 재원의 상당 부분이 국민연금기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수혜 대상 확대라는 정책 목표를 제시한 정부가 정작 보험료를 낸 연금 가입자 동의 없이 “생색만 내고 부담은 미래세대에 떠넘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22일 국민연금공단이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국민연금 출산 크레딧 운용 재원의 70%, 실업 크레딧 재원의 25%를 연금기금으로부터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레딧 제도는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행위에 대한 보상으로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국내에선 출산과 실업, 군복무 크레딧 제도가 있는데 각각 12∼50개월, 최대 1년, 6개월 동안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 않았어도 국가 등이 대납해준다. 하지만 이 같은 크레딧 제도는 국가가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좁히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인만큼 필요 재원을 국가가 부담하는 게 옳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군복무 크레딧은 전액 국가가 부담하지만 출산과 실업 크레딧의 국가 부담률은 30%, 75%에 불과한 것이다.

정춘숙 의원은 “출산·실업 크레딧 운용재원을 국민연금기금으로 대부분 충당하는 것은 정책 취지와 부합하지 않고 인정 기간 역시 해외에 비해 짧다”며 “군복무 크레딧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전액 부담하고, 인정 기간을 늘려 노후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산·실업 크레딧을 국민연금기금에서 조달할 경우 예상되는 문제는 미래세대에 재정부담을 전가한다는 점이다. 크레딧 지원 대상자가 국민연금을 받는 시점(현재 62∼65세)부터 국민연금기금 지출 규모가 늘기 때문에 그 부담은 후세대가 질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출산 크레딧 운용에 필요한 재원은 2083년 기준 199조원이다.

정 의원은 “국민연금기금으로 크레딧 재원을 충당하는 것은 그야말로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격’”이라며 “노후소득보장이라는 정책 취지에 맞게 국가가 직접 지원하고 크레딧 인정 시점을 앞당겨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민섭 선임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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