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팅앱 덕분에 … 백화점 매출 20% 늘어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3. 10. 22. 16: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람 몰리는 맛집·팝업스토어
일평균 200팀 대기 예약 걸고
2~3시간 동안 자유롭게 쇼핑
인근 매장 매출 최대 7배 상승
지난 7~8월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한 '빵빵이의 생일파티' 팝업스토어에서 한 직원이 웨이팅 조기 마감을 안내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롯데·현대 등 주요 백화점에서 도입한 맛집·팝업스토어 '원격 웨이팅 시스템'이 백화점 전체 매출을 늘리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대기 명단에 등록하면 입장 전에 스마트폰 알람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고객이 맛집 앞에 하염없이 기다리는 대신 백화점 곳곳을 돌아다니게 함으로써 인근 매장 매출도 함께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22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더현대 서울 식당가 웨이팅 앱에는 식당별로 하루 평균 200팀의 대기 고객이 발생한다. 이 가운데 홍콩 현지 맛을 충실히 재현해 인기가 높은 지하 1층 호우섬과 연남동에서 시작된 카페 카멜커피 등 명소에선 일평균 400여 명의 웨이팅이 생긴다.

현대백화점은 웨이팅 앱을 활용하는 고객들이 매장을 돌아다니며 매출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저 맛집 앞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면 통행로 혼잡도만 높였겠지만, 앱을 통해 입장 시간을 원격으로 알려주니 고객이 더 많은 시간을 쇼핑에 투입하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 하반기부터 식당가에 '현대식품관 투홈' 모바일 앱과 현장 접수로 원격 웨이팅을 관리해왔다.

더현대 서울은 팝업스토어와 일반 매장에도 '나우웨이팅'이란 시스템을 적용했다. 인기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유튜브 채널 인기 캐릭터 '빵빵이', 유튜버 다나카의 '다나카 프렌즈' 팝업스토어 등에서 모두 일평균 1000팀이 넘는 웨이팅이 발생해 대기 접수를 조기 마감했다. 방문객 가운데 상당수는 입장 시간 전까지 주변 매장에서 '아이 쇼핑'과 실구매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더현대 서울의 인기 팝업스토어와 인접한 매장은 매출이 타 지점 내 유사 면적의 동일 업체·브랜드 대비 최대 7배까지 상승했다. 더현대 서울의 경우 웨이팅이 주로 발생하는 매장이 지하 1층에 몰려 있어 소비자가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지하 2층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효과도 두드러진다. 지하 2층은 영패션 브랜드와 식음료(F&B)·휴게 공간 등으로 구성돼 있어 주로 20·30대의 소비가 이뤄진다는 것이 현대백화점 측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은 인기 F&B 매장에 웨이팅 시스템을 접목하며 해당 고객들이 입장 전까지 평균 1~4시간 쇼핑을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잠실 롯데월드몰은 올해 3월 31일 5·6층에 국내 최대 규모 '노티드월드'(노티드 도넛 플래그십 매장)를 개장했다. 노티드월드는 일평균 3000명이 넘는 고객을 불러 모으며 개업 후 두 달간 평균 1시간 이상 대기해야 입장이 가능했다. 고객이 노티드월드 웨이팅 시스템에 등록한 뒤 주변 매장을 방문하면서 지난 4월 5·6층 전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배가량 뛰었다. 롯데월드몰 5·6층에는 F&B 매장 외에 패션 매장이 자리하고 있다. 롯데월드몰 전체 층의 4월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올해 8월과 9월 입점한 런던베이글뮤지엄과 블루보틀 역시 웨이팅 시스템을 통해 롯데월드몰 여타 브랜드의 매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은 매장을 방문해 키오스크에 대기 등록을 하면 1~4시간가량 대기 시간이 소요되는데, 해당 시간 동안 인접 매장을 둘러보는 것이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입점한 8월 롯데월드몰 전체 매출은 15%가량 상승했다. 이어 블루보틀이 입점한 9월에는 롯데월드몰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롯데월드몰은 20·30대 고객 비중이 올 1~9월 기준 절반을 넘었으며, 이들은 몰에서 평균 3~4시간 머물렀다. 이는 전체 고객의 평균 체류 시간(2~3시간)보다 1시간가량 긴 것이다. 김종인 롯데백화점 잠실점 월드몰 F&B팀장은 "인기 F&B 매장 유치와 웨이팅 시스템 도입은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려 인근 매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밝혔다.

[박창영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