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찾은 '빛의 예술가' 터렐 "섬은 물길 느끼며 가는 여정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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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에서 발견한 노대도는 특별했어요.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데, 작은 섬이 갖기 어려운 물이 흘렀고 더 놀라운 건 사람들이 살았고, 밭도 있었죠. 발견하고서 너무 기뻤어요."
'빛과 공간의 예술가'로 불리는 미국 설치 미술가 제임스 터렐(80)은 열흘간 전남 신안군에 머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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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달' 행사 참석…"빛에 초점 둔 작업, 영적인 힘 느낄 수 있어"
(신안=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신안에서 발견한 노대도는 특별했어요.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데, 작은 섬이 갖기 어려운 물이 흘렀고 더 놀라운 건 사람들이 살았고, 밭도 있었죠. 발견하고서 너무 기뻤어요."
'빛과 공간의 예술가'로 불리는 미국 설치 미술가 제임스 터렐(80)은 열흘간 전남 신안군에 머물고 있었다.
지난 21일 신안군 '2023 문화의달' 행사에 초청된 그는 신안군의 제안으로 노대도에 9개 작품을 설치하는 '제임스 터렐 미술관' 건립을 논의하고 있다.
이날 그는 행사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아티스트 토크'에서 빛과 공간으로 구축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소개했다.
강연 후 만난 터렐 작가는 섬에서의 작업에 대해 "한국도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거의 물 위에 떠 있는 국가"라며 "특히 다리가 없는 섬은 독립된 공간이고 배를 타고 바다의 물길을 느끼면서 가는 여정 자체가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섬은 물 중앙에 있는데, 제게 있어 물은 굉장히 특별한 물질"이라며 "물은 투명하고 크리스털 글라스에 담았을 때 리플(ripple. 잔물결)이 움직이면서 형태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부분은 스스로 빛이 되기도, 물질이 되기도 한다. 그 투명성 자체가 무척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도 영국의 섬을 하나 갖고 있다"며 "그 섬은 작은 섬이 갖기 어려운 샘이 있다. 그냥 우물이 아니라 스스로 흘러가는 물을 갖고 있어 특별했다"고 덧붙였다.
터렐은 빛을 활용해 공간 예술을 선보이는 세계적인 작가다. 일본 유명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강원도 원주의 미술관 뮤지엄산에도 제임스 터렐관이 있다. 이곳에 있는 그의 대표작 '스카이스페이스', '호라이즌 룸', '간츠펠트' 등은 빛의 변화에 따라 공간이 변주하는 경험을 안긴다. 지난해엔 방탄소년단 RM이 서울의 한 전시에서 그의 작품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공개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터렐은 노대도에 설치할 작품에 대해선 함구하는 대신, 작품 세계의 근간인 빛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뮤지엄 산에 가보면 빛이 어떤 것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빛 자체가 하나의 매스(mass), 덩어리로서 비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며 "많은 예술가가 뭔가를 묘사하고자 빛을 이용하는데, 제 작품이 특별한 것은 빛 자체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빛 자체에 중점을 두면 빛이 가진 영적인 힘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터렐과 노대도의 만남은 1천25개 섬(무인도 포함)을 가진 신안군(군수 박우량)의 '1도(島) 1뮤지엄' 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된다. 각 섬에 미술관과 박물관 등 총 26곳을 마련하는 사업으로 15곳이 완료됐다.
이 중에는 터렐과 같은 현대미술 거장과 추진하는 프로젝트도 있다. 김환기 화백 고향으로 그의 생가가 있는 안좌도에는 일본의 야나기 유키노리가 설계한 플로팅 뮤지엄을 건립하고 있다.
또 영국 조각가 안토니오 곰리(비금도), 덴마크 설치 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도초도), 스위스 건축가 마리아 보타와 박은선이 협업(자은도)하는 예술 공간도 계획하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화의달 개막식 축사에서 터렐 작가를 언급하며 "터렐 선생의 작품이 설치돼 국내 관광객은 물론 세계의 예술 애호가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섬 5곳에 유명 미술가의 작품이 설치된다고 하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신안이 문화로 꽃 피우는 대한민국 최고의 섬 문화로 거듭나시길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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