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1 게임노트] ‘김성욱 극적 대타 투런포+신민혁 무실점 호투’ NC, SSG 꺾고 준PO 1차전 기선제압… PO행 절대 고지 점령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플레이오프 진출의 교두보로 불리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자는 NC였다. 정규시즌 4위 NC가 정규시즌 3위 SSG를 잡고 한숨을 돌리는 동시에 플레이오프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NC는 2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KBO리그 포스트시즌’ SS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 신민혁의 좋은 투구와 0-0으로 맞선 8회 터진 김성욱의 대타 투런포 등 경기 막판에 힘을 낸 타선을 묶어 4-3으로 이겼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의 추격을 뿌리치고 완승을 거두며 준플레이오프에 올라온 NC는 가장 중요했던 첫 판을 잡고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반면 정규시즌 3위인 SSG는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타선이 제때 터지지 않으며 홈팬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2015년 10개 구단 체제가 완성되고, 그에 따라 5위 팀이 참가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생긴 이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은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플레이오프에 나갔다. 전례만 놓고 보면 NC가 굉장히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셈이다. 반대로 지난해 통합우승 팀인 SSG에는 큰 위기가 찾아왔다.
에릭 페디의 타박상으로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은 NC 우완 신민혁은 5⅔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자신의 몫을 100% 해냈다. 트랙맨 기준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4.3㎞로 빠르지 않았지만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잘 섞어 던지며 SSG 타자들의 히팅 타이밍을 흔들었다. 이날 포심 28구, 체인지업 32구, 커터 22구 등 세 가지 구종을 중심으로 경기를 노련하게 풀어나갔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호투를 펼치며 빅게임 피처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NC는 이어 김영규가 1⅓이닝을 퍼펙트로 틀어막으면서 버텨 나갔다. 2-0으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오른 류진욱이 1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맞으며 1실점하기는 했으나 동점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다만 9회 등판한 마무리 이용찬이 2실점하는 등 부진을 이어 간 것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타선은 엘리아스에 막혀 7회까지는 단 2안타에 그쳤다. 박민우 박건우가 안타를 친 게 전부였다. 하지만 8회 1사 1루에서 대타로 투입된 김성욱이 극적인 투런포를 터뜨리면서 주전 선수들의 부진을 완벽하게 메웠다. 이날 NC는 박민우와 서호철(1타점)이 2안타를 기록한 것을 비롯, 박건우 김성욱(2타점) 마틴(1타점)이 안타를 기록했다.
SSG는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역투가 물거품이 됐다. 이날 힘 있는 공을 선보인 엘리아스는 7회까지 78개의 공만 던지며 2피안타 무4사구 무실점 호투를 펼친 뒤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하지만 7회까지 팀 타선에 단 1점도 지원받지 못했고, 8회에도 다소 아쉬운 수비가 나온 뒤 김성욱에게 일격을 맞아 실점하는 등 분투에도 불구하고 패전을 떠안았다.
타선은 몇 차례 기회를 만들었고, 특히 3회 무사 1,2루, 4회 무사 1,2루, 5회 무사 1루 기회를 연이어 놓친 게 치명적이었다. 최정 에레디아 최지훈이 안타를 쳤고 김성현이 1안타 1볼넷으로 분전했으나 테이블세터의 부진이 아쉬웠다. 한유섬 하재훈이 9회 분전하며 2점을 합작하기는 했지만 동점까지 1점이 모자랐다. 대타로 나선 추신수 최주환이 안타를 쳤으나 동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하재훈의 포스트시즌 첫 홈런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 최정 돌아왔는데 추신수 선발 제외 왜? 엘리아스 1차전 선발 중책
SSG는 이날 시즌 내내 리드오프로 팀 타선을 지킨 베테랑 추신수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추신수의 타율이 올 시즌 그렇게 좋은 건 아니었지만, 그리도 0.379의 출루율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이유가 있었다. 기록을 봤다. 추신수가 이날 NC 선발로 나선 신민혁에게 약했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신민혁을 상대로 한 통산 전적에서 22안타 2안타, 타율 0.091에 머물고 있었다. 안타 중 하나가 홈런이기는 했지만 상성이 좋지 않았다.
추신수는 이날 일단 신민혁이 내려간 뒤 타이밍을 보고 투입하고, 대신 오태곤이 선발 리드오프로 나갔다. 오태곤도 최근 2년간 신민혁을 상대로 7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지만 그 이전의 기록과 전반적인 타구의 질에서 조금 더 낫다는 평가를 내렸다. 오태곤도 자신의 임무를 잘 알고 있었다. 리드오프로 나간다는 생각보다는 첫 번째 타자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호재도 있었다. 시즌 막판 주루 도중 허벅지를 다쳐 정규시즌에서 아웃된 간판 타자인 최정이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이어 선발 라인업까지 돌아온 것이다. 최정은 순간적으로 뛰는 것만 조심하면 될 것 같다며 주위를 안심시켰다. 김원형 SSG 감독은 이날 아침까지 트레이닝파트와 기술 파트에서 모두 최정의 몸 상태를 체크했다면서 현재 몸 상태는 주전 3루수로 나갈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라인업이 조금 바뀌었다. 오태곤(1루수)이 리드오프로, 그리고 박성한(유격수)이 2번 타순에 올라왔다. 박성한은 수비를 강조했다. 박성한은 “지난해 한국시리즈나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수비로 흐름이 바뀌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수비에서의 집중력을 강조했다. 비슷한 나이 대의 유격수인 김주원이 상대 팀에 있는 것에 대해서는 “좋은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 대신 팀만 이겼으면 좋겠다”면서 개인 성적보다는 팀 승리에 더 큰 의의를 뒀다.
중심타순은 최정(3루수)-에레디아(좌익수)-한유섬(지명타자)로 이어지고, 세 선수의 뒤를 받칠 6번 타순에는 시즌 막판 불방망이를 휘둘렀던 하재훈(우익수)을 낙점했다. SSG가 그리는 가장 이상적인 중심 타순이 구축된 가운데 하재훈은 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 타율 0.438, 6타점, 4도루를 기록하는 등 감이 좋았다. 김 감독은 “하재훈이 계속해서 좋은 흐름을 가져가고 있다”고 기용 배경을 밝혔다.
하위타순은 최지훈(중견수)-김성현(2루수)-김민식(포수)으로 이어졌다. 이날 미출전 선수는 2차전 선발로 내정되어 있는 김광현, 그리고 옆구리 부상에서 회복 중인 커크 맥카티였다. 김 감독은 “맥카티는 오늘까지 불펜피칭을 했다”고 설명했다. 상태가 괜찮으면 2차전부터는 불펜으로 써 1이닝 정도를 기준으로 던지고, 계속해서 투구 수를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었다.
선발로는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나섰다. 시즌 막판 힘 있는 투구를 선보이며 SSG의 3위 탈환에 큰 공을 세운 엘리아스지만, 유독 NC에 약한 데이터가 걸렸다. 올해 NC를 상대로는 3경기에서 1승에 패전은 없었으나 14⅓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7.53을 기록했다.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가 0.867로 좋지 않았다. 결국 구장 규격이 상대적으로 작은 인천에서 피홈런을 얼마나 억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김 감독은 이날 미출전 선수 두 명을 뺀, 나머지 모든 투수들은 대기라고 강조했다. 3‧4차전 선발로 대기하는 오원석 문승원까지 여차하면 모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 페디 출전 여부 말 아낀 NC… 영웅 서호철 6번 전진 배치
정규시즌 4위로 지난 19일 홈구장인 창원NC파크에서 열렸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두산을 14-9로 누르고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NC는 SSG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전 감각이 나았다. 그러나 불안 요소도 있었다. 바로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6일 KIA전에서 고종욱의 타구에 오른쪽 팔꿈치 부위를 맞은 리그 에이스 에릭 페디의 몸 상태였다.
페디는 이날 불펜피칭을 했고, 강인권 NC 감독은 22일 불펜 피칭 상태를 보고 추후 투입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페디와 더불어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로 나섰던 또 하나의 외국인 투수 태너 털리를 미출전 선수로 분류했다. 역시 나머지 투수들은 모두 대기가 가능했다.
선발로는 신민혁이 1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신민혁은 최근 2년간 SSG를 상대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5.23으로 그렇게 강한 면모는 아니었다. 상대 전적에서 조금 더 나은 송명기가 나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강인권 감독은 “상대 전적은 송명기가 조금 더 안정감이 있었지만 현재 컨디션을 봤을 때는 송명기보다 신민혁이 조금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1차전 투입 배경을 설명했다.
선발 라인업은 1~5번은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엘리아스에 올 시즌 타율 0.143으로 약했던 손아섭이 그대로 선발 리드오프로 출전했다. 이어 박민우가 선발 2번 2루수로 출전하며 손아섭과 테이블세터를 이뤘다. 손아섭이 엘리아스에 약했던 것에 비해, 박민우는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타율 0.600으로 매우 강했다.
중심타선은 박건우(우익수)-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으로 이어지는 등 1~5번 타순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과 동일했다. 대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극적인 만루홈런을 포함해 6타점 대활약을 펼친 3루수 서호철이 7번에서 6번으로 올라왔다. 이어 역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김형준(포수)이 7번으로 한 단계 올라왔고, 8번은 1루수 오영수, 9번은 유격수 김주원에 출전했다.
이날 경기는 예상대로 2만2500석이 모두 팔렸다. 경기 전부터 예매율이 높아 매진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고, 경기 시작을 몇 분 남기고 남은 표도 모두 팔리며 올해 포스트시즌 들어 첫 매진 사례를 이뤘다.
# 엘리아스-신민혁 쾌조의 출발, 기회는 있었지만 득점이 없었다
SSG 선발이자 NC를 상대로 약했던 엘리아스가 1회부터 힘을 냈다. 시속 150㎞ 이상의 패스트볼을 던지면서 쾌조의 투구를 펼쳤다. NC 타선의 가장 믿을 만한 언덕인 손아섭-박민우-박건우를 1회부터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손아섭을 삼진으로, 박민우를 1루수 뜬공으로, 박건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에 맞서 NC 선발 신민혁도 씩씩하게 던졌다. 오태곤을 유격수 땅볼로, 박성한을 헛스윙 삼진으로, 최정을 범타로 요리하고 양팀 선발 모두 가장 어려웠다는 1회를 잘 넘겼다.
2회에도 두 선발 투수의 호투가 이어졌다. 엘리아스는 특유의 빠른 템포로 마틴 권희동을 뜬공으로 처리한 것에 이어 서호철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신민혁은 에레디아를 우익수 뜬공으로, 한유섬을 헛스윙 삼진으로, 하재훈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고 맞불을 놨다.
엘리아스는 3회에도 세 타자를 모두 잡아내고 퍼펙트 피칭을 이어 갔다. 선두 김형준을 패스트볼로 삼진 처리한 것에 이어 오영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김주원을 2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NC 타자들이 엘리아스의 빠른 공과 빠른 템포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3회까지 엘리아스의 투구 수는 30개에 불과했다. 3이닝 3탈삼진 퍼펙트 피칭.
SSG가 먼저 3회 기회를 잡았다. 선두 최지훈이 신민혁의 초구를 받아쳐 깔끔한 우전 안타를 날렸다. 이어 김성현이 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기술적인 타격으로 우전 안타를 치며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SSG가 희생번트 작전을 냈고, 김민식이 기가 막힌 번트로 주자들을 한 베이스씩 더 보냈다.
하지만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1사 2,3루에서 오태곤이 결국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박성한도 끈질긴 승부를 벌였으나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NC 좌익수 권희동이 공을 잘 쫓아가 마지막 순간 포구에 성공했다. 신민혁이 위기 순간 패스트볼-체인지업 콤보로 SSG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NC도 4회 반격에 나섰지만 선취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1사 후 박민우가 우전 안타, 박건우가 좌전 안타를 치며 1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타순이 4~5번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마틴이 얕은 우익수 뜬공에 그친 것에 이어 권희동도 1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며 선취점 기회를 놓쳤다. 엘리아스의 공에 아직 힘이 있었다.
SSG는 4회에도 좋은 기회를 놓쳤다. SSG는 0-0으로 맞선 4회 선두 최정이 깔끔한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간 것에 이어, 에레디아도 3‧유간을 뚫는 좌전 안타를 쳐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양팀은 3회까지 인플레이 하드히트(시속 152.9㎞ 이상 타구)가 없었으나 최정 에레디아가 연속으로 하드히트를 만들어내며 힘을 냈다.
이번에는 번트가 없었고 선수들에게 맡겼다. 하지만 적시타가 나오지 않았다. 한유섬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잘 맞은 타구이기는 하지만 야수 정면이었다. 하재훈의 큼지막한 타구는 워닝트랙 앞에서 박건우에게 잡혔고, 최지훈도 2루수 뜬공에 머물며 득점이 없었다. 이제 서서히 쫓기는 건 SSG 쪽이었다.
# 엘리아스-신민혁은 자기 몫 다 했다, 공룡의 영웅은 ‘대타 김성욱’이었다
SSG가 3‧4회 기회를 놓치며 선발 엘리아스가 초조해질 수 있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엘리아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5회 선두 서호철을 중견수 뜬공으로, 김형준을 3루수 땅볼로, 오영수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힘을 냈다. 5회까지 57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무4사구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SSG는 5회 선두 김성현이 다시 볼넷을 골라 나갔지만 또 점수가 없었다. 김민식이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지만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오태곤은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이어 박성한마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득점 없이 이닝이 끝났다. 5회까지 0-0, 양팀 모두 전광판에 1점도 그리지 못하는 접전이 이어졌다.
엘리아스는 6회도 잘 던졌다. 김주원 손아섭을 모두 뜬공으로 처리한 것에 이어 박민우는 루킹 삼진으로 처리했다. NC 타자들이 엘리아스의 빠른 템포를 끊으려고 노력했지만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끌려갔다. 엘리아스는 6회까지 단 66개의 공을 던졌다.
하지만 신민혁도 끈질기게 승부하며 버텼다. 0-0으로 맞선 6회 선두 최정을 3루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이어 에레디아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NC는 6회 2사까지 5⅔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으로 잘 던진 신민혁을 좌타자 한유섬에 앞서 교체했다. 좌완 김영규가 뒤를 이어 올라 한유섬을 처리하고 6회까지 0-0 스코어를 이어 갔다.
엘리아스의 기세는 멈출 줄 몰랐다. 7회에도 박건우를 2루수 땅볼, 마틴을 1루수 땅볼, 그리고 권희동을 우익수 뜬공으로 잠재우고 상대 중심 타선을 손쉽게 정리했다. 7회까지 투구 수는 78개로 대단히 경제적이었다. 4사구가 하나도 없었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김영규가 SSG의 7회 공격을 막아내면서 결국 8회에 들어가기 전에도 득점이 없는 상황에서 경기 종반에 돌입했다. 그러자 NC는 8회 결정적인 득점으로 경기 승기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선두 서호철이 유격수 방면으로 강한 타구를 쳐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여기서 NC는 김형준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으나 번트가 강했고, 이를 투수 엘리아스가 잡아 2루로 던져 선행주자를 아웃시켰다. NC의 흐름이 가라앉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강인권 감독이 엘리아스와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김성욱을 대타로 투입했다.
여기서 김성욱이 스윙 한 방에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다. 엘리아스의 초구 체인지업(139㎞)이 한가운데 밀려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고 자신감 있게 방망이를 돌렸고, 이것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결정적인 투런포로 이어지며 2-0으로 앞서 나갔다. 남은 이닝과 NC 불펜의 수준을 고려하면 굉장히 커 보이는 점수였다.
NC가 대타로 점수를 뽑았다면, SSG도 대타로 반격 기틀을 만들었다. 이날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추신수가 8회 선두 타자로 나와 우중간 안타를 치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또 하나의 대타인 최주환이 중전 안타를 치며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SSG는 박성한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해 1사 2,3루를 만들었다. 최정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1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잘 맞은 타구였음을 고려하면 1점에 그친 게 아쉬웠다.
SSG는 1-2로 뒤진 이어진 8회 2사 2루에서 에레디아에게 기대를 걸었으나 결국 에레디아가 해결해주지 못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리지는 못했다. 김영규 류진욱으로 중간을 틀어막은 NC는 9회 선두 박민우가 안타를 치고 나갔고, 도태훈이 희생번트를 대 1사 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마틴 타석 때 박민우가 기습적인 3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마틴이 1사 3루에서 1루수 옆을 스쳐 지나가는 우전 적시타를 쳐 천금 같은 추가점을 뽑아냈다.
SSG는 마무리 서진용을 투입하며 점수차를 붙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오히려 NC의 쐐기타가 나왔다. 권희동 타석 때 마틴이 도루로 2루에 갔다. 권희동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2사 2루에서 NC의 가을 영웅 서호철이 결정적인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4-1로 점수차를 벌렸다. SSG를 주저 앉히는, 9회 상황을 고려하면 치명적인 한 방이었다.
NC는 4-1로 앞선 9회 마무리 이용찬이 등판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진땀나는 승부가 이어졌다. SSG는 9회 선두 한유섬이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갔고, 하재훈이 이용찬을 상대로 좌월 2점 홈런을 터뜨리며 단번에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이용찬이 최지훈 김성현을 범타로 처리한 것에 이어 마지막 남은 대타 카드인 김강민까지 돌려세우고 블론세이브를 하지는 않았다.
# 최정 PS 7G 연속 안타, SSG 김광현 2차전 선발 예고
최정은 4회 안타로 포스트시즌 통산 7경기 연속 안타, 8경기 연속 출루를 달성했다. 최정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친 것에 이어 이날도 안타를 쳤고, 2019년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포함해 8경기 연속 출루를 기록했다. 추신수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친 것에 이어 이날도 안타를 치며 7경기 연속 안타 출루를 이어 갔다.
한유섬은 포스트시즌 11경기 연속 출루를 이어 갔다. 박건우는 4회 안타로 포스트시즌 4경기 연속 안타, 4경기 연속 출루를 달성했다. 박민우도 4회 안타를 쳐 포스트시즌 3경기 연속 안타와 출루를 확정지었다.
경기에서 패한 김원형 SSG 감독은 경기 후 "경기는 패했지만 그래도 엘리아스가 너무나 좋은 투구로 8이닝을 던졌고 득점 찬스가 초반에 있었는데 그것이 점수로 연결되지 않아서 패배한 것 같다"면서 엘리아스를 격려함과 동시에 경기 초반 타선 침묵이 결국은 패배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SSG는 3회 무사 1,2루, 4회 무사 1,2루, 5회 무사 1루라는 절대적인 선취점 찬스에서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했다.
다만 타선의 감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봤다. 김 감독은 "초반 찬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면 컨디션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 딱 결정적인 하나가 안 나와서 초반에 점수가 안 나왔다"면서 2차전을 기대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경기 후 "선발 신민혁이 너무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김영규, 류진욱도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타선에서는 김성욱의 홈런이 결정적이었다"면서 승리의 공신들을 두루 칭찬했다. 김성욱을 대타로 쓴 배경에 대해서는 "좌투수 대응에 고민이 많았는데 연습 때 타격이 나쁘지 않았다. 과감하게 대타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SSG는 2차전에 로테이션대로 김광현이 선발로 나간다. 김광현은 올 시즌 30경기에 나가 168⅓이닝을 던지며 9승8패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는 나흘 휴식 후 등판이 잦았음에도 불구하고 투지를 발휘하며 평균자책점 3.40으로 잘 던졌다.
올 시즌 NC를 상대로는 3경기에 나가 16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1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다. 최근 NC전 등판은 10월 4일 경기로 당시 6이닝 동안 안타 7개고 수비 실책까지 있었지만 4실점(1자책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포스트시즌에서는 경험이 누구보다 풍부한 선수다. 2007년 한국시리즈 이후 포스트시즌 통산 22경기에 나가 4승3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고, 준플레이오프 등판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한편 NC는 2차전 선발로 송명기가 나간다. 송명기는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5경기에 나가 4승9패 평균자책점 4.83을 기록했다. 다만 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4로 호투했고, 올 시즌 SSG를 상대로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38로 잘 던졌다. 2020년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를 던진 이후 첫 가을 무대 등판이다.
관심을 모으는 에릭 페디의 등판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페디는 이날 불펜 피칭을 했다. 강 감독은 "오늘 불펜 투구를 하면서 19개를 던졌고 90% 회복 상태인데 아직은 불안감이 있다고 해서 내일은 어려울 것 같다. 회복 상태를 보면서 등판 일정을 잡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빠르면 3차전 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송명기가 김광현까지 잡을 경우 플레이오프를 향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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