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초엔 적자, 월말엔 흑자…한국 무역 통계의 비밀 [세종팀의 정책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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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10일, 16억4400만 달러 적자.
관세청이 매달 10일 단위로 내놓는 수출입 현황에서 월초에는 적자를 보이다가 월말에는 흑자로 돌아서는 모습인데요.
8월에도 1~10일 30억1000만 달러의 무역 적자가 10~20일까지는 35억7000만 달러 적자로 더 커졌다가 월말에는 결국 8억79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요.
그 이전의 10일 단위수출입 통계에서도 월초에는 적자를 기록하다가 월말에는 이 적자 폭을 크게 줄이거나 흑자로 전환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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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10일, 16억4400만 달러 적자.
9월 1~20일, 4억8900만 달러 적자.
9월 1~30일, 36억9700만 달러 흑자.
지난달 한국의 무역수지 흐름입니다. 관세청이 매달 10일 단위로 내놓는 수출입 현황에서 월초에는 적자를 보이다가 월말에는 흑자로 돌아서는 모습인데요. 지난달 뿐만 아니라 다른 달에도 마찬가지입니다.
8월에도 1~10일 30억1000만 달러의 무역 적자가 10~20일까지는 35억7000만 달러 적자로 더 커졌다가 월말에는 결국 8억79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요. 그 이전의 10일 단위수출입 통계에서도 월초에는 적자를 기록하다가 월말에는 이 적자 폭을 크게 줄이거나 흑자로 전환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한 달 안에서도 이렇게 요동치는 무역수지 때문에 일각에서는 수출입 통계에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합니다만… 사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10일 단위로 봤을 때 수입은 고르게 이뤄지는 반면에 주요 수출품은 월말에 수출이 몰리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관세청 수출입 현황을 기준으로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을 뽑아보면 △반도체 △석유제품 △철강제품 △승용차 등이 추려지는데요. 올 1~9월을 기준으로 이 4품목의 수출액은 전체의 44%에 이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4품목 중 3품목의 수출이 월말에 집중되는 모습입니다. 올 1~9월의 경우 21일 이후 수출액 비중이 반도체는 41.8%, 철강은 40.2%, 승용차는 47.6%에 이르는 것인데요. 한달의 3분의 1인 33.3%가 아니라 이같은 비중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 이들 품목의 수출이 월말에 몰려 있다는 뜻이겠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그 이유는 품목별로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반도체의 경우에는 납품처의 납품 요구 시점이 월말에 다소 몰리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요.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항공 화물로 수출하기 때문에 고객사가 납품을 원하는 시점과 수출 시점에 큰 차이가 없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고객사에서 월말 납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제품의 부피가 크고 무게도 무거운 철강제품이나 승용차는 배로 실어나를 수 밖에 없는데요. 철강제품의 경우에는 대형선에 수출 물량을 효율적으로 집중 시키기 위해 월 중반 이후에 수출 물량이 집중된다는 것이 철강업계의 얘기입니다. 차를 운전해서 싣고 내리는 선박인 이른바 ‘로로선’으로 승용차를 수출하는 자동차 업계의 경우에는 월 단위의 실적 집계 등을 감안해서 월말에 선적과 수출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하네요.
무역수지의 흐름을 파악하려면 수입 통계도 살펴봐야 할텐데요. 한국의 수입은 원유나 가스 등의 에너지 수입이 상당액을 차지하고 반도체, 기계류 등도 많이 수입되는 흐름을 보입니다.
다만, 이 수입액이 월초와 월말에 어떤 경향성을 띄는 모습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지난달의 경우 1~10일, 11~20일, 21일 이후 수입액이 각각 32.4%, 39.1%, 28.5%를 보였는데요. 8월에는 각각 31.8%, 29.8%, 38.4%를 보이면서 들쭉날쭉한 흐름입니다. 대표 수입품목인 원유를 수입한 뒤 정제해서 석유제품을 수출하는 정유업계에서는 원유 수입은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결국, 정부가 매달 10일 단위의 수출입 현황을 공개하고 있지만 속보치로 참고하되 전반적인 흐름은 월 단위 통계가 집계된 뒤에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물론 10일 단위 통계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증감이나 일평균 수출액 등은 잘 활용한다면 좋은 자료가 될 수 있겠습니다.
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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