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몸 키우더니 2만명 해고…'고금리' 보릿고개에 美월가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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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미국 대형 은행들의 시름이 깊다.
2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5대 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2만명을 해고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연구 책임자인 크리스 매리낵은 "은행들은 내년 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며 "대출 부실화에 따른 충당금을쌓기 위해 자금확보 수단을 찾아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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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미국 대형 은행들의 시름이 깊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고삐를 계속 당기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늘고 대출 손실이 불어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상황에서 은행들은 '몸집 줄이기'를 통한 비용 절감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5대 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2만명을 해고했다. 대형은행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대대적인 채용을 진행해 인력을 늘렸다. 갈 곳을 잃은 돈들이 주식·채권 시장으로 몰리자 사세 확장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긴축 행보가 시장을 뒤흔들었고, 월가에는 감원 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인력 감축 폭이 가장 큰 은행은 웰스파고와 골드만삭스다. 주요 비즈니스의 매출 감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 은행은 올해 약 5%의 인력을 감축했다.
웰스파고는 올해 초 모기지 사업 비중 축소 계획을 발표했다. 웰스파고의 소비자 금융 부문 최고경영자(CEO)인 클레버 산토스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이후 대출 시장이 무너지고 모기지 사업의 장기 전망에 의문이 들면서 사업 축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당 부문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하지만 사측은 "아직 인력 감축이 끝나지 않았다"며 내년에도 추가 감원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직원을 더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저성과자를 해고하는 연례 성과 평가제를 재도입했는데, 이를 통해 앞으로 몇 주 안에 직원의 1~2%를 내보낼 계획이라고 CNBC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전체 직원의 약 2%를 정리해고했다. 씨티은행은 인력 재배치 등 조직 개편과 관련해 7000명을 감원했다.
CNBC는 높은 경제 불확실성이 월가 은행들의 감원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금리 장기화 기조와 침체 우려로 기업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채권 발행 등의 시장이 약세를 나타내면서 투자은행들은 실적 악화에 직면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3%나 급감했다. 모건스탠리는 투자은행 사업의 부진으로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연구 책임자인 크리스 매리낵은 "은행들은 내년 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며 "대출 부실화에 따른 충당금을쌓기 위해 자금확보 수단을 찾아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 및 소비자 대출에 대한 채무 불이행이 늘어나 은행들은 내년 더 큰 규모의 감원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고 덧붙였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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