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느는 스토킹 피해… 지자체 차원 예방 지원 대책 절실

(下) '안전울타리' 구축 목소리
대전지역 전담경찰 6명 불과… 증원 필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토킹 피해자를 위한 지원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담 경찰인력의 충원뿐만 아니라 지자체 차원의 피해 예방 및 지원 조례 등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21년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면서 피해자 전담 경찰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실질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해주는 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 대상에 스토킹 범죄가 포함되면서다.

스토킹 전담 경찰은 피해자의 스마트워치, 피해자 안전조치(신변 보호) 등 요청에 따라 피해자의 상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보금자리 지원 연계 등 실질적 도움을 주는 인력이다.

하지만 대전지역 전담 인력은 각 경찰서별로 1명씩 총 6명에 불과하다. 이마저 성폭력 등의 다른 범죄 피해자 보호 업무도 병행하고 있어, 업무 효율성 저하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22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스토킹법 시행 직후인 2021년 10월 21일부터부터 같은 해 말까지 대전에서 이뤄진 스토킹 범죄 피해자 안전조치는 23건이었다. 지난해엔 137건이, 올 들어 지난달까지만 해도 이미 113건의 조치가 이뤄졌다.

이처럼 안전조치 대상에 스토킹 피해자도 포함되자 전체 안전조치 건수도 덩달아 급증했다.

지난해 기준 대전의 전체 안전조치 건수는 548건으로,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전인 2020년(295건) 보다 85.7% 늘었다. 1명 당 91.3건의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대전의 한 전담 경찰은 "각서별로 관리 대상이 구분돼 있지만, 전반적으로 스토킹 피해자가 늘고 있어서 업무 부담은 물론이고, 제대로 돈 보호조치를 받지 못하는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담인력 증원을 위한 움직임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달 각 시도경찰청에 '경찰조직 재편 및 인력 재배치 계획' 공문을 전달했다.

개편안 내용엔 형사기동대 확대 개편, 일선 경찰서의 정보과 폐지 등이 담겼지만, 스토킹 전담 인력에 대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경찰청으로부터 개편 확정안을 전달받지 못하면서 전담 인력 증원 등의 구체적인 사항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대전에는 기본적인 지원을 뒷받침할 수 있는 관련 조례가 전무, 보호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반면 현재 서울시, 경기도, 경상북도 등 지자체에는 지원조례가 마련돼있으며, 대구시도 이달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에는 관련 기관과 피해자 보호에 대한 협력 체계를 조성하고, 범죄 예방 사업 추진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신고 참여를 위해서라도 지역의 지원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도선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스토킹은 반복성과 은밀성을 가지기에 모든 시민이 언제, 어디서나 치안 공백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장 중심의 치안 강화가 목적이라면, 스토킹 전담 인력 증원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인력 충원과 지자체의 지원 조례 마련은 함께 가야할 문제다. 스토킹 범죄에 대한 지원 체계가 튼튼해야 피해자들도 마음 놓고 범죄 사실을 세상 밖으로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