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으로 붙자… 삼성·SK, 신제품 공개
SK 차세대 'HBM3E' 선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미국에서 고객사 및 파트너들과 소통 자리를 마련하고 HBM(고대역폭메모리),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 등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솔루션을 앞세워 AI(인공지능) 시대에서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내년부터 시작될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반등과 함께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문을 연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미국 실리콘밸리 맥에너리 컨벤션 센터에서 '메모리 테크 데이 2023'을 열고 '메모리 역할의 재정의'라는 주제로 초거대 AI 시대를 주도할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공개했다.
글로벌 IT 고객과 파트너, 애널리스트 등 6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클라우드, 에지 디바이스, 차량 등 응용처별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고 차세대 반도체 주요 제품을 소개했다. 특히 이날 행사는 삼성전자가 5세대 HBM인 HBM3E D램 '샤인볼트'를 최초 공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 제품은 데이터 입출력 핀 1개당 최대 9.8Gbps의 고성능을 제공하며, 이는 초당 최대 1.2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삼성전자는 NCF(비전도성 접착필름) 기술 최적화를 통해 칩 사이를 빈틈없이 채워 고단 적층을 구현했으며, 열전도를 극대화해 열 특성 또한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4세대 HBM인 HBM3 8단, 12단 제품을 양산 중이며, 차세대 제품인 HBM3E도 고객들에게 샘플을 전달하고 있다. 차세대 HBM D램과 최첨단 패키지 기술, 파운드리까지 결합된 맞춤형 턴키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사용자 기기단에서 고성능·고용량·저전력·작은 폼팩터 등을 지원하는 솔루션도 대거 공개했다. 차세대 PC와 노트북 D램에 적합한 7.5Gbps LPDDR5X CAMM2를 비롯해 9.6Gbps LPDDR5X D램, 차세대 UFS 제품 등을 선보였다.
또 자율주행 시스템의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는 차량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한 스토리지 가상화를 통해 하나의 SSD를 분할해 여러 개의 SoC가 사용할 수 있는 'Detachable AutoSSD(탈부착 가능한 차량용 SSD)'도 공개했다. 이외에도 차량용 고대역폭 GDDR7, 패키지 크기를 줄인 LPDDR5X 등을 선보였으며, 최적의 메모리 솔루션을 통해 모빌리티 혁신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테크데이에서는 글로벌 국가들의 반도체 패권 경쟁을 다룬 책 '칩 워'의 저자인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 교수가 짐 앨리엇 삼성전자 미주총괄 부사장과 만나 대담을 갖는 시간도 진행됐다. 두 사람은 팬데믹 이후의 반도체 공급망 변화에 대한 내용을 비롯해 AI 시장 성장에 따른 메모리 역할, 인력확보의 중요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OCP 글로벌 서밋'에 참가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OCP 서밋은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기술 커뮤니티인 OCP(오픈 컴퓨트 프로젝트)가 주최하는 행사로 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다양한 기술력과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다. SK하이닉스는 자회사인 솔리다임과 함께 '기술로 하나가 되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AI 시대를 이끌어 갈 첨단 메모리 반도체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전시에서는 AI 관련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용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에 탑재된 HBM3와 차세대 제품인 HBM3E가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SK하이닉스는 CPU와 메모리 사이 불필요한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한 기술인 CXL 메모리에 연산 기능을 통합한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인 CMS 2.0 등도 공개했다. 회사는 CMS 2.0을 SK텔레콤의 실시간 유동인구 분석 서비스에 접목한 솔루션을 시연하며 서버 CPU와 동등한 데이터 처리 성능을 보여줬다.
또 미국 소프트웨어 파트너사 멤버지와의 협업으로 개발한 풀드 메모리 솔루션을 시연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이 솔루션은 여러 개의 CXL 메모리를 묶어 풀을 만들어 여러 호스트가 효과적으로 용량을 나누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유휴 메모리가 없도록 사용량을 최적화하면서도 전력 소모를 줄여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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