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이 올라간 건 SK하이닉스인데 삼성이 세레모니 한 이유 [MK위클리반도체]

오찬종 기자(ocj2123@mk.co.kr) 2023. 10. 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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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종 기자의 위클리반도체-74번째 이야기]

IT 업계와 관련 투자 소식에 관심이 많은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주 가장 화제가 된 소식은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이 보낸 ‘뉴스레터’였습니다. 이번 메시지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 2023’를 앞두고 보내는 예고장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요.

반도체 전문 용어를 쉽게 풀어서 삼성 메모리 반도체 수장이 전하는 메시지를 쉽게 해석해 보겠습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17일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에 올린 기고문에서 “9세대 V낸드는 더블 스택 구조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단수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낸드는 D램과 달리 전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를 말합니다. 낸드의 적층수가 높을수록 같은 면적에 고용량을 구현할 수 있어 기술력의 척도가 되죠.

업계에선 낸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8월 SK하이닉스가 미국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3’에서 세계 최초로 321단 낸드를 공개하며 본격적으로 300단 시대 경쟁에 불을 붙였죠.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구체적으로 본인들 낸드의 층수를 공개하진 않습니다. 대신 ‘세대’라는 용어를 통해 전작과 차별화를 두죠. 앞서 삼성이 발표한 8세대는 236단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삼성에서 내놓은 9세대 제품은 280단~290단 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 그럼 321단으로 더 높은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더 경쟁력이 강한 거 아닌가?’ 의문이 들 수 있죠. 이미 두 달 전에 경쟁사가 더 높은 층수의 제품을 발표했는데 이 사장이 굳이 자신 있게 신작에 관한 얘기를 꺼낸 이유는 뭘까요?

“우린 두 단계로 끝내” 삼성의 자존심 ‘더블스택’
더블스택 개념도
그 첫 번째 이유는 앞서 이 사장의 발언에 언급된 ‘더블 스택 구조’ 입니다. 낸드 플래시 스택은 맨 위와 맨 아래에 있는 셀을 한 묶음으로 만들고 이를 조립하는 공정 방식을 말합니다. 몇 개 아파트를 위로 이어 붙여서 하나의 초고층 빌딩을 만드는 상상을 해보면 이해가 편합니다. 예를 들어 321단을 만들기 위해 120단, 110단, 91단 등 세 개의 묶음(스택)을 연결할 수 있죠.

SK하이닉스는 다른 세 개의 칩을 만든 뒤 세로로 잇는 ‘트리플스택’ 방식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이번 세대 제품에서 ‘더블 스택’을 적용했다고 강조했죠. 두 덩어리의 블록으로 300단 수준의 제품을 만들었다는 의미입니다.

블록 하나당 들어가 있는 층수가 타사는 100~120개인데 비해 삼성은 130~140층 수준으로 밀도가 높다는 뜻입니다. 트리플 스택에 비해 2개의 스택만 서로 붙이면 되기 때문에 생산시간과 공정 수, 원자재를 대폭 줄일 수 있어 원가 절감에 상당히 유리합니다.

‘공개’보다 중요한 건 ‘양산’
SK하이닉스 321단 낸드
삼성이 자신감을 표현 한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양산 시점입니다. 두 달 전 SK하이닉스가 최초로 300단이 넘는 제품을 공개하면서 관심을 모으긴 했지만 양산 시점은 2025년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날 “내년 초 양산을 위한 동작 칩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동작 칩을 확보했다는 것은 양산을 위한 최종 준비가 마무리 단계라는 의미입니다.

당초 삼성전자는 지난해만 해도 2024년 중 양산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 사장의 기고문에서 그 시점이 내년 초로 매우 당겨졌음을 강조한 것이죠. SK하이닉스보다 최소 1년 차세대 제품을 먼저 시장에 공급하게 되는 셈입니다.

“골든 타임 주인공은 우리”
2024년도에 차세대 제품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지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게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낸드 계약 가격이 약 8~13%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3분기 5~10% 하락 예상과 정반대의 가격 움직임입니다. 공급자들이 더 이상 가격 하락 경쟁을 하지 않고 수익성 개선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기점으로 내년도엔 본격적으로 낸드 시장이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위클리 반도체 세줄 요약 Ⅰ삼성이 경쟁사들보다 1년 빠른 내년 초 9세대(300단급) 낸드 제품 양산 계획을 밝혔다. Ⅱ 특히 ‘더블스택’ 공법으로 경쟁사보다 원가 절감에 우위를 점해 수익성 확보에 유리하다 Ⅲ 4분기부터 본격적인 가격반등이 시작될 예정이라 시장 점유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기업들부터 TSMC와 인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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