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선정 늦춘 여의도 한양… KB신탁, 설계비 대신 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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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운영위원회와 시행자 KB부동산신탁에 시공사 선정을 사실상 다시 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난관에 봉착했다.
여의도 한양 시공사 선정이 원점에서 새로 이뤄질 경우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각각 KB부동산신탁에 제출한 여의도 한양 아파트 재건축 설계도가 무력화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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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홍보비 이미 수십억 사용
공작아파트보다 사업 늦어질 듯
여의도 재건축 1호 타이틀 위태
서울시가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운영위원회와 시행자 KB부동산신탁에 시공사 선정을 사실상 다시 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난관에 봉착했다. 사태 추이에 따라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가 투입한 수십억원 대의 아파트 설계 비용 등을 재건축 운영위·KB부동산신탁이 대신 물어야 할 가능성도 생겼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영등포구청에 여의도 한양아파트 시공사 선정 과정 중 '정비계획 위반사항'이 있는지 파악하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시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신속통합기획안(신통기획안)을 토대로 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이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낸 것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 KB부동산신탁은 한양아파트 단지 내 상가인 롯데마트 부지가 소유주 동의를 얻지 못해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정비구역에 포함 시켜 시공사를 모집하고 있다.
여의도 한양 재건축은 현재 12층 588세대인 아파트를 헐고 최고 56층 956가구 아파트를 새로 짓는 사업이다. 이곳 수주전에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KB부동산신탁이 사업시행자 지정을 받은 구역에는 중심시설 이용지가 빠져 있는데, 여의도 한양 시공사 입찰 공고문에는 해당 부문을 다 포함하는 것으로 제안돼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지적에 따라 KB부동산신탁은 이달 29일로 예정돼있던 시공사 선정 총회를 취소하고 일정을 연기로 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여의도 한양 재건축 운영위원회와 KB부동산신탁에 요구하는 사항은 단순히 시공사 선정 일정 연기가 아니라 시공사 선정 전면 재검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한양 시공사 선정이 원점에서 새로 이뤄질 경우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각각 KB부동산신탁에 제출한 여의도 한양 아파트 재건축 설계도가 무력화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양사가 여의도 한양 아파트 재건축 설계에 투입한 비용은 이미 2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여의도 재건축 중 속도가 가장 빨라 '여의도 1호 재건축'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단지였는데, 인근인 여의도 공작 아파트에 비해 사업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도 생겼다. 여의도 공작 아파트 재건축은 기존 373세대를 허물고 지상 최고 49층, 3개동, 아파트 570가구와 근린생활시설 등을 짓는 사업으로 연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시 권고 사항이 시공사 선정 총회를 몇 주 연기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시공사를 처음부터 새로 뽑아야 한다고 하는 것이라면 시공사가 그간 들인 수십억원의 매몰 비용을 KB부동산신탁이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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