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물방울 3대 와인 품은 와이너리 투어
마르세유 비누 공장 방문과 견학도 눈길
라벤더 향 가득한 레보드프로방스도 가볼만
따사로운 햇살에 피부가 거멓게 그을어도 마냥 좋은 곳. 사계절 아름다운 남프랑스로 향했다. 그중에서도 관광객으로 붐비는 휴양지를 피해 프로방스 지역 소도시들에 주목했다. 발음도 어려운 도시 이름은 낯설 테지만, 걷다 보면 결코 낯설지 않은 것들이 펼쳐지는 작고 매력적인 곳들로 떠났다.
물의 도시 '엑상프로방스'=프로방스 라이프스타일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도시 엑상프로방스는 학생이 많은 젊은 도시로 활력 넘치는 분위기를 품고 있다. 라틴어로 물을 뜻하는 '엑스(Aix)'가 들어간 이름에 걸맞게 이 도시에선 1000개가 넘는 분수를 볼 수 있다.
프로방스의 5성급 호텔에서 유독 자주 보이는 향수가 있다. 10년 전 프로방스 지역의 명물, 로제 와인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로즈 에 마리우스의 향수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선택을 받아 대통령 관저 엘리제궁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엑상프로방스에 매장을 둔 로즈 에 마리우스에서는 3가지 프로방스 로제 와인을 블라인드 테스트로 시음할 수 있다. 향초, 향수 등을 제작하는 다양한 워크숍 체험도 가능하다.
프랑스 3대 와인 '샤토뇌프 뒤 파프'=보르도, 부르고뉴와 함께 '프랑스 3대 와인'으로 꼽히는 샤토뇌프 뒤 파프는 남부 론을 대표하는 와인 마을 이름이자 세계적인 고급 와인 중 하나다. '교황의 새로운 성'이라는 뜻의 이 마을은 14세기 아비뇽에 거주하던 교황의 여름 별장으로 명성이 높았다. 이곳에서 생산한 와인은 늘 교황의 식탁에 올랐기 때문에 '교황의 와인'이라고 불린다.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신의 물방울' 촬영지이기도 하다.
메종 부아숑은 1898년부터 4대째 내려오는 샤토뇌프 뒤 파프의 대표 와이너리다. 보르도, 부르고뉴와 달리 샤토뇌프 뒤 파프는 포도 품종을 여러 가지 섞어 만드는 게 특징이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와인의 80%가 레드와인이다.
메종 부아숑은 와인 워크숍, 빈티지 카 2CV를 타고 진행하는 와이너리 투어 등을 선보인다. 그중 와인별로 어울리는 초콜릿을 함께 맛보는 워크숍을 추천한다.
라벤더 물결 '레보드프로방스'=레보드프로방스는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꼽히는 곳 중 하나다. 다니다 보면 마을 전체가 박물관 같다. 프랑스 왕국에 병합된 이후 루이 11세의 명령으로 처참하게 파괴돼 한때 유령마을로 불렸지만, 국가문화재로 등재되면서 고풍스러운 중세 분위기로 매년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은다.
대개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프로방스에선 보랏빛으로 물든 라벤더를 볼 수 있다. 라벤더로 퓌조(리본과 라벤더를 한 땀 한 땀 땋아 꽃의 향기를 오래 간직할 수 있는 공예품)를 만드는 곳이 많이 사라져 전 세계에 딱 2곳만 남았는데, 그중 한 곳이 레보드프로방스에 있다. 엘사 렌탈 아틀리에에선 라벤더 퓌조 만들기 체험을 비롯해 머리띠, 베개, 향초 등 라벤더 공예품을 구매할 수 있다.
마르세유 비누 '살롱드프로방스'=살롱드프로방스는 의사 겸 점성가이자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가 정착해 사망할 때까지 살았던 곳이다. 1999년 지구가 멸망한다는 그의 예언은 전 세계에서 관심을 모았으나 무사히 21세기를 맞은 이후엔 화제에서 멀어졌다.
이 지역은 1870년에서 1920년대 사이에 많은 양의 기름과 비누를 생산하면서 산업도시가 됐다. 이곳에 '마르세유 비누'의 고장이라 할 만한 곳이 있다. 1828년 마르세유에서 시작해 1907년 살롱드프로방스에 자리를 잡은 곳. 랑팔 라투르 비누 공장이다. 처음 지어진 비누 가게는 물론 2016년 새로 탄생한 공장까지 방문 투어가 가능하다.
마르세유 비누는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넣어 만드는 게 특징이다. 올리브가 들어간 초록색과 코코넛을 넣은 흰색 비누가 시그니처다. 순하고 향이 자극적이지 않아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물론 아기들도 사용하기 좋다. 한국에서도 랑팔 라투르 비누를 수입하고 있어 기념으로 한번 사왔다가 이후 한국에서도 꾸준히 찾아 쓰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 ▷ 프로방스에서 묵을 만한 호텔 2
1. 빌라 갈리치(Villa Gallici) = 18세기 저택에 자리 잡은 5성급 호텔 빌라 갈리치는 엑상프로방스 중심지에서 도보로 몇 분이면 도착한다. 프로방스 스타일과 이탈리아풍의 디자인이 어우러진 우아함과 세련미가 돋보인다. 조지 클루니가 아내와 함께 이곳의 빌라 객실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스토랑은 지중해 스타일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 유명하다.
2. 아베이 드 생크루아(Abbaye de Saint Croix) = 12세기 수도원을 개조해 만든 이 호텔은 소나무 숲이 우거진 높은 지대에 자리해 살롱드프로방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돋보인다. 4성급 호텔이지만 독창성과 이국적인 분위기, 전망을 고려하면 5성급 호텔에 뒤지지 않는다. 다소 외진 곳에 있지만 인근의 생빅투아르산에서 하이킹을 즐기거나 고르드, 뤼베롱 자연공원 등에서 산책하기 좋다.
※ 취재 협조 = 프랑스 관광청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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