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중지란 빠진 미국 공화당… 세 번째 하원의장 후보 경선도 '혼전'

김정우 2023. 10. 2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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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극심한 내분에 빠졌다.

신임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하원 본회의 표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받았던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은 '공화당 내 이탈표' 때문에 세 차례 연속 고배를 마셨고, 결국 당내 불신임으로 의장 후보직을 상실했다.

지난 11일 가장 먼저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로 뽑힌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원내대표도 이튿날 '당내 분열'을 이유로 본회의 전에 자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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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조던, 3차 본회의 표결서도 과반 확보 실패
'반란표' 더 늘어... 공화당, '조던 불신임' 의결
새 후보 뽑는 당내 경선엔 최소 9명 출마할 듯
톰 에머(가운데) 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 수석부대표가 20일 워싱턴 의사당에서 동료 의원들과 대화하던 중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에머 부대표는 하원의장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극심한 내분에 빠졌다. 신임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하원 본회의 표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받았던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은 ‘공화당 내 이탈표’ 때문에 세 차례 연속 고배를 마셨고, 결국 당내 불신임으로 의장 후보직을 상실했다. 새 하원의장 후보를 뽑기 위한 당내 경선에 공화당 의원들이 무더기로 도전장을 냈지만, 전폭적 지지를 이끌어낼 후보자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공화 하원의원들, 무더기 도전장... 24일 경선 투표

21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원의장 후보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 의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공화당 하원의원은 △톰 에머(미네소타) △케빈 헌(오클라호마) △바이런 도널즈(플로리다) 등 최소 9명이다. 출마 마감 시점은 22일 오후이기 때문에 출마자 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원내 수석부대표이자 하원 공화당 서열 3위인 에머 의원이다. 그는 동료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출마를 공식화하며 지지를 요청했다. 2020년 대선 때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의 승리 인증에 찬성,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긴장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지지도 전날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 의원은 하원 공화당 최대 의원 모임(176명 회원)인 ‘공화당 연구위원회’의 위원장이다. 당내 온건파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흑인인 도널즈 의원은 공화당 내 초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이다. 공화당은 23일 정견 발표, 24일 경선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12일 미국 공화당 소속 짐 조던(맨 왼쪽) 하원 법사위원이 워싱턴 의사당에서 공화당 비공개회의를 마친 후 퇴장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하원 마비 장기화... "셧다운 대응 조치도 불가"

공화당이 하원의장 후보로 ‘새 얼굴’을 찾고 나선 건 전날 조던 위원장이 또다시 본회의에서 낙선했기 때문이다. 그는 20일 3차 하원의장 투표에서 찬성 194표를 얻어 과반(217명)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당내 반란표는 1차(20표)와 2차(22표) 표결보다도 더 늘어난 25표였다. 지난 11일 가장 먼저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로 뽑힌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원내대표도 이튿날 ‘당내 분열’을 이유로 본회의 전에 자진 사퇴했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 221석, 민주당 212석의 구도여서 민주당 협조가 없는 한, 공화당으로선 5명만 이탈해도 하원의장 배출이 불가능하다.

미국 연방 하원 마비 상황도 장기화하는 분위기다. 로이터는 “(의장 공석 사태로) 하원은 우크라이나·이스라엘 군사 지원 등 1,060억 달러 규모의 국가 안보 법안을 처리해 달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요청에 응할 수 없는 상태”라며 “다음 달 18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중단)을 막기 위한 조치도 취할 수 없다”고 짚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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