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없는 40대, 우울증 적신호…노동 허리층이 무너진다[세쓸통](종합)
미취업 40대 男 우울증 취업 50대보다 8.3배↑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노동시장의 허리층인 '40대 백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세계 경기 둔화로 우리 경제를 지탱했던 주력 산업인 제조업이 휘청이면서 가계 살림을 책임지는 가장들이 고용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모양새입니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2023년 9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0만9000명 늘었지만, 40대 취업자는 5만8000명이나 줄었습니다. 2022년 6월 이후 15개월 연속 40대 취업자가 감소한 것입니다. 성별로 보면 40대 여성 2만4000명은 일자리를 찾았지만, 40대 남성 8만2000명은 직장을 잃었습니다.
40대는 한 가구를 책임지는 가장이 많이 분포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일자리 찾기는 혹독하기만 합니다. 40대 취업자는 2018년 6월 12만8000명 감소한 이후 2021년 5월까지 3년 동안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이후 반짝 불어 온 고용 훈풍은 짧게 끝났고 2022년 7월부터 다시 추운 겨울을 견디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인구 자연감소을 고려하면 지난달 40대 고용률은 78.8%로 전월보다0.6%포인트(p)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9월(78.3%)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고용시장이 40대에만 인색한 배경에는 제조업과 도매 및 소매업 산업 부진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40대의 주요 무대인 산업이 위축되면서 취업시장 문이 좁아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제 9월 제조업 취업자는 7만2000명이 줄며 2023년 1월부터 9개월 연속 쪼그라들었습니다.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는 2019년 5월(1000명)을 제외하면 2017년 12월부터 5년 넘게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평균 퇴직 연령이 40대 후반에 머무르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통계청의 '2023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 조사'를 확인해 보니 55세부터 64세 취업 경험자 중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 평균 연령은 49.4세로 집계됐습니다. 정년 60세보다 10년 이상 빠른 것입니다.
직장을 그만둔 사유를 보면 여성은 '가족을 돌보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26.6%로 가장 높았던 반면 남성은 사업 부진, 휴·폐업이 35.2%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권고사직, 명예퇴직, 정리해고가 16.6%로 뒤따랐습니다. 가장 경제 활동이 활발한 시기에 직장에서는 퇴직 압박을 받고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일자리에서 소외된 40대 남성의 우울감은 위험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을지대 의료경영학과 남진영 교수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60세 남녀 1만4087명의 취업 상태별 우울 위험을 분석한 결과 미취업자의 우울 경험률이 취업자보다 두 배 높았습니다.
특히 40대 미취업 남성의 경우 우울감이 50대 취업자의 8.3배에 달했습니다. 가장일 가능성이 큰 40대 남성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안정적인 수입이 필요한데, 미취업에 대한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우울로 이어졌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40대 취업난의 심각성은 정부도 인지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적당한 묘수는 마땅치 않은 듯합니다. 정부는 고령화에 따라 60세 이상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집중 일자리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 청년층(만 15~34세) 일자리 지원 대책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정부는 '취업자 OO명 증가', '실업률 최저' 등 매달 고용 지표를 두고 "취업시장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업자 수 늘리기에 급급한 양적 일자리보다는 경제 허리층을 뒷받침하는 질적 일자리 정책이 필요할 때입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인구구조 변화가 연령대별 취업자 수 증감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겠다"며 "수출·투자 활성화를 통한 경제 활력 회복 노력 등 민간 중심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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