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터진 지동원의 득점포···서울, 강원에 2-1 승리

윤은용 기자 2023. 10. 2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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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 지동원(가운데)이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파이널B 34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34분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수호신은 대가없이 승리라는 목표만 바라보고 함께 뛰었다. 하지만 그대들은 목표없이 대가만을 생각하는가.’

22일 FC서울과 강원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파이널B 34라운드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서울 서포터스석에 걸려있던 걸개의 문구다. 이번 시즌 유일하게 평균 관중 2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서울은, 정작 33라운드까지 7위에 머물며 4년 연속 파이널B라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보강으로 우승에 도전했던 서울은 이번 시즌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고, 팬들의 시선도 차가워졌다.

이날 경기에 임하는 서울 선수들의 각오는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팬들의 성난 민심을 달래고 다시 한 번 앞으로 나아가는 동력을 만들어야 했다.

이런 서울 선수들의 각오는 결국 승리라는 값진 결과물로 돌아왔다. 2년 만에 골맛을 본 지동원이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서울은 이날 강원을 2-1로 꺾었다. 최근 2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했던 서울은 3경기 만에 1승을 추가하며 승점 50점(13승11무10패) 고지를 밟았다. 또 팀득점(57골)에서 선두 울산 현대(56골)를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서울이 가장 신경썼던 부분은 ‘동기부여’였다. 서울은 파이널B 5경기를 다 져도 K리그1 잔류가 확정됐다. 여기에 남은 대회 없이 리그만 신경쓰면 됐다. 바꿔말해, 남은 시즌 뭔가 힘을 쏟아야 할 ‘목표’가 확실하게 없었다.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진규 서울 감독대행은 동기부여라는 말 자체가 선수들에게는 말이 안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김 대행은 “우리 선수들의 동기부여는 바로 25일 월급날이다. 돈을 많이 받고 경기에 나서는데 무슨 동기부여가 필요하나”라며 “프로 선수라면 동기부여라는 말을 꺼내면 안된다. 경기에 이겨 화난 팬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선수들이 가장 신경써야 할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날 교체 명단의 7명 중 무려 5명을 공격수로 채우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세운 서울은 전반 내내 경기를 주도하고도 강원 골키퍼 이광연의 선방에 막혀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7분, 마침내 강원의 골문을 여는데 성공했다.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나상호가 기습적인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게 수비를 맞고 굴절되면서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시즌 12호골을 터뜨린 나상호는 득점 1위 주민규(울산·15골)와 차이를 3골로 줄였다.

기쁨도 잠시, 서울은 곧 일격을 허용했다. 후반 31분 강원의 역습 상황에서 갈레고가 오른쪽 측면에서 얼리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오스마르가 태클로 저지했다. 하지만 흐른 공이 문전으로 쇄도하던 가브리엘에게 갔고, 가브리엘이 차 넣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달아올랐던 분위기가 식으려던 서울을 살린 것은 지동원이었다. 후반 28분 교체 투입된 지동원은 후반 34분 문전 앞에서 박수일이 슈팅한 것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재차 헤딩으로 밀어넣으며 서울에 리드를 안겼다. 지동원의 이번 시즌 1호골이자, 2021년 8월8일 광주FC전 이후 약 2년 만에 터진 감격적인 골이었다. 이후 서울은 강원의 파상공세를 끝까지 잘 버텨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편 강원(승점 26점)은 이날 패했지만, 같은날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수원 삼성의 경기에서 제주가 2-0으로 이겨 그대로 11위를 지켰다. 강원과 최하위 수원(승점 25점)의 차이는 1점이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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