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 응시자 5명 중 1명은 ‘반수생’···“의대 증원하면 더 늘어날 것”

김나연 기자 2023. 10. 2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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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학원 분석···역대 최대 규모
수능 응시 N수생 과반이 반수생
대학 중도탈락도 덩달아 증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 앞둔 지난 8월8일 서울 양천구 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자습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오는 11월16일로 예정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대학 진학 후 수능을 재응시하는 ‘반수생’이 9만여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수능 응시생 중 3분의 1 이상이 ‘N수생’인데, 이 가운데 반수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수능에서 반수생은 8만9642명으로, 2011학년도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모의고사 접수자 통계를 공개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응시자는 총 50만4588명인데, 이중 약 5분의 1이 대학에 다니다가 수능을 다시 치르는 반수생인 것이다.

종로학원은 다음달 실시 예정인 수능을 접수한 재수생, 삼수생 등 N수생(17만7942명) 중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인원(8만8300명)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반수생 수를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반수생은 대학 교육과정에 따라 1학기 휴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 응시하지 않고 수능을 치른다.

올해 수능에 응시하는 N수생 중 절반 이상(50.4%)이 대학 진학 후 수능을 다시 치르는 반수생인 셈이다. 최근 반수생 추정치는 2022학년도 8만2006명, 2023학년도 8만1116명 등이었으며 올해는 약 9만명에 달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학원가에서는 지난 6월 정부가 ‘킬러(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을 밝히면서 이전보다 반수에 진입하는 대학생들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수생이 증가하면서 대학 내 중도탈락 학생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년제 대학 중도탈락 학생 수는 9만7177명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았다. 이중 자연계열(4만6489명) 학과에서 가장 많은 학생이 학교를 떠났다. 인문계열이 3만8986명, 예체능 1만1702명으로 뒤를 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상위권 대학에서는 의대 등 진학을 위한 반수에 따른 이탈, 중하위권에서는 상위권 대학 일반학과로의 이동 등이 연쇄적으로 이뤄진 상황으로 보인다”며 “반수생이 증가한 상황으로 볼 때 올해 중도탈락 학생은 10만명이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앞으로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 반수생과 중도탈락 학생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자연계열에서 중도탈락 학생이 절반 가까이 발생해 왔고, 인문계열로 진학한 학생 중에서도 의대에 도전하는 사례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위권 대학에서 학생들이 이탈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의대 25개교의 수능 국어·수학·탐구 영역 백분위 합(상위 70% 기준) 평균은 98.1점으로, 서울대 자연계열 최상위 학과(의약학계열 제외)보다 1.65점 높았다. 상위권 대학 학생들조차 의대에 진학하려면 수능에 재도전해 더 높은 성적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다.

임 대표는 “향후 의대 모집 정원이 확대되면 결과적으로 반수 이탈, 편입 이탈 등이 더 많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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