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 응시자 5명 중 1명은 ‘반수생’···“의대 증원하면 더 늘어날 것”
수능 응시 N수생 과반이 반수생
대학 중도탈락도 덩달아 증가
오는 11월16일로 예정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대학 진학 후 수능을 재응시하는 ‘반수생’이 9만여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수능 응시생 중 3분의 1 이상이 ‘N수생’인데, 이 가운데 반수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수능에서 반수생은 8만9642명으로, 2011학년도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모의고사 접수자 통계를 공개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응시자는 총 50만4588명인데, 이중 약 5분의 1이 대학에 다니다가 수능을 다시 치르는 반수생인 것이다.
종로학원은 다음달 실시 예정인 수능을 접수한 재수생, 삼수생 등 N수생(17만7942명) 중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인원(8만8300명)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반수생 수를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반수생은 대학 교육과정에 따라 1학기 휴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 응시하지 않고 수능을 치른다.
올해 수능에 응시하는 N수생 중 절반 이상(50.4%)이 대학 진학 후 수능을 다시 치르는 반수생인 셈이다. 최근 반수생 추정치는 2022학년도 8만2006명, 2023학년도 8만1116명 등이었으며 올해는 약 9만명에 달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학원가에서는 지난 6월 정부가 ‘킬러(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을 밝히면서 이전보다 반수에 진입하는 대학생들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수생이 증가하면서 대학 내 중도탈락 학생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년제 대학 중도탈락 학생 수는 9만7177명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았다. 이중 자연계열(4만6489명) 학과에서 가장 많은 학생이 학교를 떠났다. 인문계열이 3만8986명, 예체능 1만1702명으로 뒤를 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상위권 대학에서는 의대 등 진학을 위한 반수에 따른 이탈, 중하위권에서는 상위권 대학 일반학과로의 이동 등이 연쇄적으로 이뤄진 상황으로 보인다”며 “반수생이 증가한 상황으로 볼 때 올해 중도탈락 학생은 10만명이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앞으로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 반수생과 중도탈락 학생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자연계열에서 중도탈락 학생이 절반 가까이 발생해 왔고, 인문계열로 진학한 학생 중에서도 의대에 도전하는 사례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위권 대학에서 학생들이 이탈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의대 25개교의 수능 국어·수학·탐구 영역 백분위 합(상위 70% 기준) 평균은 98.1점으로, 서울대 자연계열 최상위 학과(의약학계열 제외)보다 1.65점 높았다. 상위권 대학 학생들조차 의대에 진학하려면 수능에 재도전해 더 높은 성적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다.
임 대표는 “향후 의대 모집 정원이 확대되면 결과적으로 반수 이탈, 편입 이탈 등이 더 많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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