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국제사회 만류에도 이스라엘 "가자 진입할 것"
헤즈볼라 공세 강화에 북부 접경지 주민 추가 대피령…"레바논을 전쟁에 끌어들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보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있다.
22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전날 밤 골란 보병연대 지휘관들에게 "우리는 가자지구에 진입할 것이다. 하마스의 작전 시설과 기반 시설을 파괴하기 위한 작전과 전문적인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할레비 참모총장은 이어 "2주 전 안식일에 죽은 사람들과 상황들을 가슴속에 새길 것"이라며 지난 7일 하마스 무장대원들의 기습 공격을 받았던 상황을 기억하라고 독려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는 복잡하고 인구가 밀집된 곳이다. 적은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도 이에 대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할레비 참모총장의 이런 발언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반입하기 위해 전날 처음으로 열렸던 이집트 라파 국경 검문서가 다시 닫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아울러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강하게 시사했던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의 발언에 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갈란트 장관은 지난 19일 가자지구 접경 지역에 집결한 지상군에게 "지금 가자지구를 멀리서 보는 사람은 누구든 안에서 보게 될 것"이라며 가자지구 진입을 위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라고 밝혔다.
갈란트 장관은 이튿날에는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 외교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공습에 이은 지상전으로 하마스 파괴 △숨은 저항 세력 제거 △가자지구에 하마스를 배제한 새로운 정권 수립 등 3단계 지상전 계획을 보고하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에 따른 확전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미국은 이스라엘 안보 지원을 약속하고 이란과 그 대리세력인 헤즈볼라 등의 본격 참전에 대비하면서도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권고하는 모양새다.
앞서 이스라엘을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 뒤 연설하면서 "분노에 휩싸이지 말라"며 2001년 9·11 동시다발 테러를 당한 뒤 미국이 분노 속에 실수들을 범했었다고 언급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지상전 연기 권유 발언의 진의를 놓고 혼선을 빚었던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침공 연기를 권장(encourage)하고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나는 이스라엘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더 많은 인질이 자유의 몸이 될 때까지 지상전을 미루길 원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Yes)고 답했지만 직후 해당 발언에 대한 후폭풍을 감안한 듯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착오가 있다며 급히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공세가 거세지자 주민 대피령을 확대하는 등 본격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이스라엘군과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레바논과 시리아 접경지대에 있는 14개 마을에 대해 추가로 대피령을 내렸다. 지난주 레바논 국경에서 2㎞ 이내에 위치한 28개 마을에 소개령을 내린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이스라엘은 또 이날 시리아의 다마스쿠스 공항과 알레포 공항을 공습, 항공기 운행을 마비시키기도 했다. 이란이 헤즈볼라 등에게 무기를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통상 이스라엘은 이들 시리아 내 공항이 이란의 무기 공수 거점으로 보고 종종 공습을 통해 활주로 등을 파괴해왔다.
조나단 콘리쿠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북부 국경 지역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의 공격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헤즈볼라가 레바논을 전쟁에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얻을 건 없고 잃을 것만 많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해 박격포와 대전차 미사일, 드론 등으로 공격해왔고, 최근에는 그 강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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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sy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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