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직장의 젠더감수성은 C학점... 모성보호·유리천장은 낙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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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직장 내 성차별(젠더) 감수성이 'C등급'이라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그나마 성희롱·성추행, 성별에 따른 부적절한 편견·호칭 등은 경각심이 자리 잡히는 상황이지만, 모성 보호나 여성 고위직 진출을 막는 유리천장 문제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직장갑질119와 아름다운재단은 22일 여론조사 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상대로 첫 '젠더감수성 지수'를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평균 73.5점(C등급)이 나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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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저임금일수록 성차별 노출
모성보호는 5인 미만 사업장 48.5점
"선배가 여자 신입사원에게 '남자 잡아서 결혼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챙길지, 성과를 낼지 잘 선택하라'고 말하더군요. 회식 중 외모 비하 발언도 하고요."(직장갑질119 제보 이메일 중)
한국의 직장 내 성차별(젠더) 감수성이 'C등급'이라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그나마 성희롱·성추행, 성별에 따른 부적절한 편견·호칭 등은 경각심이 자리 잡히는 상황이지만, 모성 보호나 여성 고위직 진출을 막는 유리천장 문제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직장갑질119와 아름다운재단은 22일 여론조사 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상대로 첫 '젠더감수성 지수'를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평균 73.5점(C등급)이 나왔다고 밝혔다. 90점 이상은 A등급, 80점 이상은 B등급 등이고 60점 미만은 낙제인 F등급이다.
조사는 응답자가 본인이 다니는 회사에 대해 △성적 대화나 농담을 한다 △외모에 대한 평가를 한다 △능력과 무관하게 특정 성별을 선호해 채용한다 등 20개 질문에 답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매우 그렇다'면 0점, '전혀 그렇지 않다'면 100점으로 매겨 전체 평균을 낸 것이다.
그나마 점수가 양호한 분야는 성희롱, 구애, 해고, 성추행 등으로 80점대 초반 B등급이었다. 반면 △주요 직책 58.4점(전체 직원 성비 대비 특정 성별이 상위 관리자급 이상의 주요 직책에 압도적으로 많다) △모성 보호 60.3점(임신·출산·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렵다) 등은 낙제 수준이었다. 채용(63.8점), 노동 조건(64.3점), 승진(64.7점) 등도 하위권이었다.
일터의 젠더감수성 지수는 응답자가 비정규직, 저임금, 중소기업, 비사무직일수록 낮게 나타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평균 점수 격차는 6.7점으로, 특히 호칭(11.2점), 성적 대화(10점), 친절 강요(9.4점) 등에서 점수 차가 컸다. 직장갑질119는 "불안정한 고용 형태일수록 성차별에 더 많이 노출돼 있고, 젠더 폭력에 취약하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상위 관리자와 평사원 간 인식차도 뚜렷했다. 격차가 가장 큰 항목은 모성 보호(8.6점)와 커피 타기·손님 접대 등 특정 성별에만 잡무 배정(8.0점)이었다. 모성 보호 지표는 5인 미만 소규모 회사 직장인은 48.5점으로, 공공기관(77.4점)이나 대기업(63.1점)에 비해 압도적으로 낮았다.
직장갑질119 박은하 노무사는 "설문 결과를 보면 비정규직일수록, 직급이 낮을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더 많고 다양한 형태의 성차별과 마주치게 되며 이것이 바로 '구조적 성차별'"이라며 "누구나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가 구조적 성차별을 인식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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