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전기차 폐배터리…제주 재사용 산업 속도
전기차보급률 1위 제주, 폐배터리 제품 상용화 추진
제주에서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폐배터리) 활용 산업이 속도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전국 처음으로 제주테크노파크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재사용전지 안전성 검사기관으로 지정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전기차 등에서 나온 사용 후 배터리를 폐기하지 않고 전기저장장치(ESS) 등으로 안전하게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한 ‘재사용전지 안전성 검사제도’가 지난 19일 시행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지정 기관에서 안전성 검사를 거친 재사용전지만 유통·판매될 수 있도록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을 개정하고, 1년 후 시행을 예고했다. 그간 전기차 등에서 수거한 사용 후 배터리를 재사용하려는 수요는 있었으나 체계적인 안전검사 제도가 없어 사업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제주도는 제주테크노파크가 전국 1호 안전성검사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안전성 검사를 받으려는 제주지역 기업의 시간·경제적 부담을 덜고 배터리 활용 산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는 다른 지역보다 일찍 전기차가 보급됐고, 등록 차량 중 전기차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다. 폐기하면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전기차 폐배터리 처리 문제도 다른 지역보다 일찍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제주에서는 그동안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한 각종 제품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전기차 배터리는 성능이 70∼80% 수준으로 낮아지면 더 이상 전기차에 사용할 수 없지만 다른 용도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지난 6월에는 태풍 등으로 정전이 발생했을 때 비닐하우스에 비상전력을 공급하는 소형에너지저장장치로 전기차의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하는 시연회가 제주에서 열렸다. 비닐하우스에 전력 공급이 끊기면 환풍기, 개폐기 등의 작동이 중단되고 온도가 유지되지 않아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외에도 과수원에서 감귤을 담아 이동하는 농업용 운반차량이나 농업용 고소작업차, 교환식 전기스쿠터에 전기차의 폐배터리 활용하는 제품도 개발되고 시연돼왔다.
앞서 제주에는 2019년 전국 제1호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가 문 열었다. 현재 400여대의 전기차에서 회수한 사용 후 배터리의 잔존가치를 평가하고 재사용을 위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이동훈 제주TP 에너지융합센터장은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재사용에 대한 경제성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그동안 안전성 검사제도 부재로 산업화 연결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제주가 처음 재사용전지 안전성 검사기관으로 검사제도를 확립해 나간다면 제주의 배터리 활용산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창세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제주테크노파크가 안전성검사기관으로 지정됨에 따라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를 활용한 응용제품을 도민 일상에서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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