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동안구 아파트 산책로 조성 두고 '갈등' [현장의 목소리]

윤현서 기자 2023. 10. 2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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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 동안구 한 아파트 주민이 기존에 설치된 도보 길을 두고, 빠른 길로 가기 위해 완충녹지를 넘어 통행하고 있다. 윤현서기자

 

안양시 동안구 한 아파트단지에서 산책로 설치를 두고 입주민 간 찬반 대립이 1년여 동안 이어지고 있다.

22일 안양시와 아파트 주민 등에 따르면 동안구 샘마을 한양아파트 주민들은 기존에 조성된 길을 도보 10분 거리로 돌아가야 하지만 산책로를 조성하면 2분으로 줄어들게 된다며 시에 산책로 설치를 요구했다.

시는 “지난해 현장 확인 결과 주민들이 산책로 조성을 원하는 완충녹지 표면에는 잡초가 없을 정도로 통행이 활발한 것으로 확인, 경사가 급하고 수목 뿌리가 드러나 있어 안전한 보행과 수목 생육을 고려해 산책로 정비가 바람직해 보인다”며 산책로 설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인접한 아파트 주민들의 의견수렴(동의)이 된다면 올해 상반기 산책로 정비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답변을 아파트 주민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록 산책로 설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주민들이 사생활 침해 등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 A씨는 “언덕길을 넘어 다니는 입주자들이 많아 이미 길이 형성돼 있다”며 “시에 산책로 조성을 요구하는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지만 시는 반대하는 입주민이 있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산책로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 B씨는 “큰길과 이어지는 산책로를 아파트 가까이 만들면 아이들이 사고의 위험성에 노출될 뿐더러 사생활 침해도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시는 일부 주민들의 반대 민원도 빗발치고 있어 산책로 설치 사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산책로 조성 또는 변경을 위해서는 주민 합의가 필요하지만 절충안을 찾기 힘든 상태”라며 “아파트 주민들이 한목소리를 낸다면 산책길 조성은 바로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현서 기자 03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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