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앵과 뉴스터디]법카 갑질에 스위트룸 숙박, 세금 ‘펑펑’ 쓴 공공기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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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앵과 뉴스터디>
동정민 앵커입니다.
감사원이 지난 문재인 정부 때
공공기관 경영실태를 다 감사했습니다.
왜 감사를 했냐면,
공공기관에 빚이 너무 늘었더라는 거예요.
6년간 177조 원이 늘었다고요.
왜 이렇게 빚이 많아진 건가 봤더니
가장 큰 요인은 이겁니다.
‘공공요금 동결’
그런데 그것 외에도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만으로도
빚이 2조 원이나 올랐더라.
이 부분을 오늘 설명해 드리려고 하는데요.
사례 하나만 들어볼게요.
여러분은 1박에 260만 원짜리
호텔에 묵은 적이 있으십니까?
저는 없거든요.
시작합니다.
▶공공기관장이 호텔에서 하루 260만 원 ‘펑펑’
1박에 260만 원짜리
호텔에 묵은 사람은
바로 이 사람입니다.
채희봉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감사원이 감사했었던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 외치면서
월성1호기를 빨리 폐쇄를 하려고 했어요.
왜냐하면 원전을 빨리 폐쇄해야
탈원전이 되니까요.
그런데 당시에 한수원은 반대를 합니다.
원전을 없애면 전기료에 더 부담이 되고
우리나라 경제에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반대를 하는데도
경제성을 조작해서
실제로 원전을 폐쇄했을 때
뭔가 경제성이 좋은 것처럼 조작했다는 의혹이죠.
지금 재판을 하고 있는데,
그때 청와대에서 압력을 넣은 걸로
의심을 받는 게 바로 이 인물, 채희봉.
당시엔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이었습니다.
그 이후 한국가스공사 사장으로 이동했죠.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이
2022년 4월 18일~22일까지
영국 런던으로 출장을 갑니다.
LNG 수입 계약을 하기 위한 출장이었어요.
해외 출장, 당연히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출장을 가서
채 전 사장이 어디에 묶느냐?
영국 런던 숙박비가 원래 비싸죠.
5성급 ‘샹그릴라 더 샤드 런던’ 호텔에 묵어요.
런던의 랜드마크처럼
가장 높은 건물이고,
여기 상층부에 호텔이 있습니다.
런던 템스강이 있고
런던 명소 타워브리지도 근처에 있는 최고급 호텔이죠.
여기 이 호텔에서
채희봉 사장이 묵은 방을
제가 찾아봤습니다.
‘아이코닉 샤드 스위트룸’이에요.
거실 침실이 다 통창이에요.
런던이 한눈에 쫙 보이고
템스 강도 보이는 그런 방.
채희봉 사장이 여기에 쓴 숙박비,
3박에 780만 원입니다.
1박에 260만 원이죠.
좀 의아스럽지 않습니까?
아무리 공공기관 사장이라고 해도
출장 가서 이렇게 비싼 돈을 주고
스위트룸에서 잘 수 있나?
크게 보면 이거 다 세금 같은 국민 돈이잖아요.
그래서 ‘공무원 여비 규정’을 따져봤어요.
이거 감사원도 따져본 거예요.
가스공사 사장은 차관급입니다.
지역마다 쓸 수 있는 여비 한도가 달라요.
비싼 곳에 가면 돈이 많이 들 거고
싼 곳에 가면 이제 적게 들 거니까.
영국 런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 등급’으로 분류가 돼 있습니다.
그러면 차관급이니까
숙박비 상한이 얼마냐면 1박에 389달러,
지금 우리 돈으로 하면 52만 원이에요.
그런데 예외가 있어요.
예를 들어 꼭 그날 거기서만 자야 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잖아요.
특수한 예외의 경우
583달러까지는 쓸 수 있는 겁니다.
우리 돈 79만 원까지.
그러니까 차관급은
아무리 물가 비싼 출장지에 가도
1박에 79만 원 이상 숙박비 지원이 안 돼요.
그런데 어떻게 가스공사 사장은
1박에 260만 원짜리 호텔에서 잘 수 있었느냐.
규정을 봤더니
가스공사 내부에서는
임원 같은 경우
이렇게 돼 있더라는 겁니다.
‘실비를 지급한다’
실제 사용한 비용을
다 지급한다는 거죠.
상한이 없더라는 겁니다.
아무리 비싼 곳에 자도
그 실비를 모두 지원을 해주도록
되어 있다는 거예요.
이렇게 런던에서만
비싼 곳에 잤겠습니까.
채희봉 사장이
가스공사 사장으로 재임한 기간
16번 해외 출장을 가서 74박을 해요.
16번 해외 나갔을 때 쓴
숙박비만 6,482만 원입니다.
평균 내봤더니 평균적으로
1박에 87만 원짜리
호텔에 묵었다는 겁니다.
차관급 여비 상한 52만 원인데
87만 원씩 쓴 거죠.
다른 얘기 안 하겠습니다.
그 기간 한국가스공사의 빚
부채는 24조 원이 늘었습니다.
사장이 이런 모범을 보이니까
1급 이상 임원들 모두
전원 해외 출장을 가면
이 상한액을 넘긴
좋은 호텔에서 잠을 잡니다.
▶법카 쓰게 하고 갑질까지… ‘간 큰’ 공무원
제목을 ‘간 큰 공무원’으로 적었는데,
세상에 이런 간 큰 공무원이 없습니다.
이런 갑질이 없고요.
이 사람입니다 ‘간 큰 공무원’,
산업통상자원부의 5급 사무관이에요.
산업통상자원부는 세종시에 있고,
산업부 산하기관 중에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있습니다.
여기는 본사가 성남 분당에 있습니다.
난방공사에서 산업부로
한 명씩 파견을 보내요.
산업부로 이 파견자 A씨가 내려옵니다.
이 산업부 5급 사무관이
파견자에게 갑질을 하는데
어떤 식으로 하냐면
이 산업부 사무관이
다른 사람과 식당에서 밥을 먹어요.
먹고 나면 파견자 A씨를 부릅니다.
왜? 계산하라고.
그러면 난방공사 법인카드로
계산을 합니다.
이게 어떻게 밝혀지냐면,
공공기관을 감사하던 감사원이
한국지역난방공사를 감사하면서
공사 법인카드가 어떻게 쓰였나
보다가 알게 된 겁니다.
이런 식으로 파견자 A씨가
5급 사무관이 먹은 밥값을
대신 결제해 준 게
약 1년 6개월간 200회,
2,197만 3,060원에 달합니다.
그리고 파견자 A 씨는
파견 끝나서 돌아가요.
그럼 또 다른 사람이 오겠죠.
파견자 B씨가 내려옵니다.
똑같아요.
사무관이 밥 먹으면
파견자 B씨가 와서
난방공사 법인카드로 긁어주는 거예요.
2년간 525회, 4,015만 원어치를
그렇개 또 먹습니다.
이런 경우도 있어요.
다른 사람하고 먹은 것도 아니고
본인이 가족하고 식사를 하고
본인 카드로 16만 원 계산을 합니다.
그다음에 어떻게 했는지 아십니까?
파견자 B씨에게 가서 이거 취소하고
다시 난방공사 법인카드로
계산하도록 합니다.
난방공사 법인카드로 모두 51만 5천 원어치,
한우 2팩 사 오라고 합니다.
그러고 하나는 사무관 본인이
가져가서 가족하고 먹어요.
하나는 생색내듯이 파견자 주고.
이게 끝인 줄 아십니까?
파견자 뿐 아니라
난방공사 본사 차장들을
세종시로 내려오라고 부릅니다.
왜? 세종시 와서 밥 좀 사라고.
9개월 동안 69번을
밥 사라고 세종시로 부릅니다.
그렇게 이 산업부 5급 사무관이
난방공사 법인카드로 먹은 밥값이
897회 총 8,584만 원입니다.
갑질이 이게 끝이 아니에요.
놀라지 마십시오.
이 사무관이 서울로 출장 갈 때
어떻게 했는지 아십니까?
수서역으로 가요
SRT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면 여기 성남에 있는
난방공사 차장을 부릅니다.
왜? 차 운전시키려고.
자기 기사처럼 쓰는 거예요.
수서역으로
난방공사 차장이 차를 갖고 오면
이 차 타고 본인 출장지로 가는 거예요.
그러면 난방공사 차장은
이 사람 데려다주고 가느냐?
아니에요.
인근에 숨어 있으라고 합니다.
혹시라도 다른 사람이 알면
문제가 되니까 인근에 숨어서
기다리라고 해요.
본인 업무가 끝나면 다시 태워서
이 난방공사 차장이 수서역에 내려주면
SRT 타고 세종으로 딱 오는 겁니다.
또 태백으로 출장을 갔을 때는
삼척으로 난방공사 차장을 또 불러요.
성남에 있는 사람을요.
출장 왔는데 와서 밥값 좀 내라고요.
감사원이 물어봤습니다.
“왜 굳이 삼척까지 불렀나?”
그랬더니 이 사무관이
뭐라고 답을 했는지 아십니까?
“성남에만 있으면 답답하니까
바람이라도 좀 쐬라고 부른 거다”
이 5급 사무관은 난방공사 직원에게
음식 배달도 시켜요.
우리 집으로 음식 배달 좀 해달라고.
그리고 자기 자녀들
소풍 도시락까지 제공하게 합니다.
이런 갑질을
견딜 수 있겠습니까?
파견 간 직원이
난방공사 본사에 가서
처장을 만납니다.
“저 도저히 이 공무원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일을 못하겠으니
휴직을 하겠습니다”라고 해요.
이건 난방공사 본사도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았다는 거예요.
모를 리가 없겠죠.
법인카드를 이렇게 쓰는데.
난방공사 처장은
이 얘기를 듣고 어떻게 했을까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습니다.
감사원은 이 5급 사무관에 대해서는
산업부에 파면 조치 통보하고,
수뢰와 강요를 한 혐의로 고발해서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 난방공사 처장도
이런 걸 알았으면 자기 직원을 위해서
조치를 취해야 되는데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으니
문책하라고 공사에 통보 했습니다.
▶공공기관 직원들의 ‘기막힌 알박기’
‘기막힌 알박기’,
이건 또 무슨 사연이 있을까요?
감사원 감사 내용입니다.
옛날에는 한국전력으로
하나로 있다가 ‘발전 자회사’로
쪼개진 회사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이라는
공공기관이 있습니다.
이 두 기관은 공동으로
울산에 사택단지를 갖고 있었어요.
사택단지 지분을
두 회사가 절반씩 갖고 있었습니다.
이 사택이 왜 필요했냐면
한국남부발전은
울산에 영남화력발전소를 갖고 있고
한국동서발전도
울산화력발전소를 갖고 있다 보니까
여기 내려와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해
사택을 마련한 거예요.
공동으로 중간 지역에 사택 마련한거죠.
이 사택은 1979년에 신축된 아파트 단지로
원래 그때는 한국전력 거였는데
한국전력이 분리되면서 절반씩 갖게 된 거예요.
그런데 한국남부발전이 운영하던
영남화력발전소를 폐쇄하게 됐습니다.
그러면 한국남부발전 직원용
사택을 쓸 필요가 없잖아요.
한국동서발전이 2012년에
“한국남부발전은 이제 사택 필요 없으니까
우리가 아예 사겠다.
사택 절반 지분을
45억에 우리가 사겠다”고
제안을 합니다.
근데 한국남부발전이 거절해요.
2014년에 정부도
남부발전에 사택 지분을
팔라고 합니다.
갖고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경영 정상화 차원에서도 팔라고요.
그래서 2014년 5월에
45억 원으로 입찰 공고를내는데
유찰이 돼요. 매각이 안 됩니다.
아무도 뛰어들질 않아요.
한국동서발전이 또 제안해요.
“우리가 45억 원 주고 사겠다,
그런데 지금 당장은 못 주고
내년에 대금 주겠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한국 남부발전이
올해 무조건 팔아야 된다면서
안 팝니다.
그 사이에 계속 입찰이 유찰되고,
유찰이 될수록 10%씩
가격이 떨어집니다.
몇 차례 유찰이 되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2014년 12월에
누군가가 낙찰을 받는데
낙찰 가격이 23억 7천만 원,
거의 반값에 받거든요.
누가 사택 지분 절반
낙찰을 받았느냐 봤죠.
한국남부발전의 직원이
조합을 결성한 거에요.
전‧현직 직원들과 일반인 3명으로
15명이 함께 조합을 결성해서
23억 7천만 원에
반값 낙찰을 받은 겁니다.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남부발전 내부 직원이
“계속 유찰될 것이다. 단독 입찰이다"
이들에게 내부 정보를
알려줬다고 해요.
결과적으로
단독으로 입찰에 들어가서
23억 7천만 원에
낙찰을 받은 거예요
그러고는 2020년 9월, 한국동서발전에
이 사택부지를 100억 원에 사라고 합니다.
23억 7천만 원에 낙찰을 받아놓고
100억 원 달라고 하니
동서발전이 사겠습니까.
당연히 안 사겠죠.
그러자 2021년 2월
‘공유물 분할 청구 소송’이라는 걸 냅니다.
사택단지 절반은 이 사람들이 갖고 있고
절반은 한국동서발전이 갖고 있잖아요.
이 부지를 팔아서 지분대로 나눠 갖고 싶다는 거예요.
본인은 23억 7천만 원에 낙찰받았지만
경매에 내놔서 팔면
훨씬 돈을 많이 벌 거라고 생각했겠죠.
실제로 소송 1심에서
이 사람들이 이깁니다.
지금 2심이 진행 중이에요.
감사원은 이걸
‘알박기 투자’라고 보고,
여기에 연루된 남부발전 직원들은
배임이라 봤습니다.
한국남부발전 입장에서는
진즉에 비싸게 팔 수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이 사람들이
반값 낙찰 받으면서 손해가 됐잖아요.
그래서 배임 혐의로
수사 요청을 한 상태입니다.
▶감사원이 밝혀낸 공공기관 천태만상
사실은 더 많습니다.
더 많은데 이것만 하고 끝낼까요.
LH-한전-한수원-철도공사 직원까지
근무시간에 경마장 가서
경마하다가 걸린 사람들도 있고.
한전-한수원 직원은
몰래 다단계 사업을 하다가
적발이 됐습니다.
남동발전 한 직원은
본인이 전력 담당인데
배우자와 함께
태양광발전소 3개를 갖고 있었어요.
이러면 안 되죠.
이해관계 충돌이잖아요.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는
사내대학이 있어요.
LH토지주택대학교라고
사내대학을 만들어 놨는데
정원이 40명밖에 안 됩니다.
올해 입학생이 12명밖에 안 돼요.
입학생도 적고
한 해에 11명씩 그만둬요.
그런데 학생은 40명인데
여기 강사가 57명이에요.
봤더니 강사가 다 LH 퇴직자였습니다.
왜 이렇게 시간강사가 많냐?
퇴직자들 돈 주려고 한 거죠.
감사원은
이거 뭐 손댈 필요도 없다,
이거 뭐 하러 갖고 있느냐,
다 국고 낭비다,
그냥 없애라고 제안했습니다.
2022년 권익위가 조사해 봤더니
국민이 다 아는 거예요.
민간기업보다 행정기관이 부패했고
그보다 공기업이 더 부패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공기업도 국민 돈으로 운영이 되는 거죠.
사실상 세금이 이렇게 줄줄 새지 않게
감사원 이번에 감사 잘했지만
더 매의 눈으로,
언론도 그렇고 정부도 그렇고
잘 감시를 해야겠습니다.
복잡한데 궁금한 이슈
댓글로 남겨주시면
제가 대신 풀어드리겠습니다.
아시죠?
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매주 7일 내내 뵙겠습니다.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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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동정민 기자·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PD
편집: 정보람‧손현정PD
동정민 기자 ditto@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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