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동 협력, 부울경 경제에 기회
사우디·UAE·카타르 협력 분야
미래에너지, 전기차, 방산 제시
부산 경남엔 방산 및 협력업체 집적
윤석열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맞춰 중동 주요국과 한국과의 협력 과제를 조사했더니, 방위산업 분야에서 부울경과 협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2일 ‘중동 주요국과의 경제협력 과제 연구 보고서’를 내어 사우디아라비아·UAE·카타르와의 협력 유망 분야로 방위산업, 미래에너지, 전기자동차를 제시했다. 이 세 나라는 중동지역 중 한국과 교역량이 가장 많고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전체 GDP의 86%를 책임진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은 기준 사우디에 자동차(12억4000만 달러, 25.5%), 선박(3억7000만 달러 7.7%), 무기류(2억8000만 달러, 5.8%) 순으로 많이 수출했다.
UAE 수출 품목 가운데 자동차부품(3억4000만 달러, 8.5%), 무기류(2억9000만 달러, 7.4%) 자동차(2억5000만 달러, 6.4%) 순으로 많았다. 카타르에는 철강관(1억1000만 달러, 20.7%), 자동차(6000만 달러, 10.4%) 등을 많이 수출했다. 세 나라 수출 품목 가운데 자동차, 자동차부품, 선박, 무기류는 부울경 주력 산업이다.
대한상의는 이들 국가들과의 협력 유망 분야로 방산, 미래에너지, 전기차를 꼽았다. 중동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수니파-시아파 갈등 등 분쟁이 잦은 한편, 풍부한 오일머니를 갖고 있어 세계 최대 무기 수입지역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2022)에 의하면 지난 5년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기를 수입한 국가로 2위가 사우디(세계 전체 무기 수입량의 9.6% 차지), 3위가 카타르(6.4%)였다. 특히 카타르의 경우 2013~2017년 대비 2018~2022년 무기수입량이 311% 증가하는 등 무기를 꾸준히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과 경남에는 SNT모티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국항공우주산업, 현대위아, 현대로템 등과 협력업체들이 집적돼 있다.
유광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전문연구원은 “사우디, 카타르의 경우, 2022년 기준 GDP 대비 국방비 지출이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높다”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점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사우디, 카타르의 국방비 지출이 세계 1·2위 수준으로 높아 우리 방산산업의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대 중동 무기수출은 2013~2022년 10년 동안 10배가량 증가했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중동 3국은 탈석유화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신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한국은 첨단 제조업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번 순방을 계기로 우리 기업들의 현지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태양광·수소 등 미래에너지 산업 역시 사우디·UAE·카타르 3국 모두 국가 주도로 강력하게 육성책을 편다. 사우디의 경우, ‘사우디 비전 2030’에서 2030년까지 국가 발전수요의 5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국가 재생에너지 프로그램(NREP)’을 수립했고 UAE는 ‘UAE 에너지 전략 2050’을 통해 2050년까지 전체 전력발전비율 중 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44%까지 확대한다. 카타르 또한 ‘카타르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총 전력 수요의 2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한상의는 중동에서 열릴 전기차 시장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연간 50만 대 전기차 생산 및 수도 리야드 내 자동차의 30% 이상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고 사우디 자국 내 전기차 공급망 구축을 위해 투자 및 협력을 확대 중이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 실장은 “중동 3국 역시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기업 유치와 수요 진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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