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확장억제' 항모·폭격기 잇단 전개… 北 추가 대응 없이 일단 '잠잠'
정찰위성 발사 가능성 여전… 軍 "동향 예의주시"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미군 당국이 이달 들어 대북 '확장억제' 강화 차원에서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 등 핵심 전략자산을 연이어 우리나라에 파견했다.
이에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이 핵전쟁 도발을 걸어왔다"며 반발했지만, 당초 우려했던 것과 달리 군사적 행동은 취하지 않았다.
다만 한미 당국은 북한이 이달 중 정찰위성의 3차 발사 시도를 예고한 데다, '핵무력 정책'의 헌법 명기 등을 통해 그간 대남·대미위협 수위를 꾸준히 높여왔단 점에서 대비태세를 유지하며 북한 내 주요 핵·미사일 개발 시설 등의 동향을 추적·감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우리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13일 러시아와의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한 이후 39일째 탄도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을 중단한 상태다.
앞서 이달 10일 노동당 창건 제78주년 기념일을 전후로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 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아직 발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달 12~16일엔 미 해군 항모 '로널드 레이건'이 우리 해군의 부산기지에 입항했다. 레이건 항모 전단은 부산 입항에 앞서 이달 9~10일 이틀간 제주 동남쪽 공해상에서 우리 해군 및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 해양차단·대해적훈련을 실시했다.
또 이달 17일부턴 미 공군 폭격기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가 우리 공군 청주기지에 머물고 있다. B-52H가 우리 공군기지에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 성남 소재 서울공항 상공에서 17~22일 열리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참가 등을 위해 우리나라에 전개한 B-52H는 이날 미국으로 복귀하기 전 한반도 인근 상공에서 우리 공군 및 일본 항공자위대와 함께 공중훈련을 수행할 계획이다.
북한은 작년 9월과 올 3월 '레이건' '니미츠' 등 미 항모가 한미연합 군사훈련 등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에 기항했을 땐 SRBM 발사 등 도발을 통해 그 견제에 나선 적이 있으나, 이번엔 이 같은 움직임이 없었다.
대신 북한은 이달 13일과 20일 관영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미 항모와 폭격기의 한반도 전개를 겨냥, "우리의 가장 위력하고 신속한 첫 타격은 미국의 '확장억제' 수단들은 물론, 조선반도(한반도)와 그 주변에 둥지를 튼 악의 본거지들에 가해질 것이다" "적측 지역에 기어드는 전략자산들은 첫 소멸대상"이라고 주장하며 연거푸 위협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비난이 당국이나 당국자 명의 담화가 아닌 관영매체 보도를 통한 것이었단 점에서 그 내용과 달리 형식면에선 '수위'가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북한이 지난달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러북 간 무기거래 등 군사협력 동향에 대한 국제사회의 주목도가 높아진 점, 그리고 이달 18일 중러정상회담과 19일 러북외교장관회담을 의식한 것 같다는 등의 해석이 나온다.
또 "북한이 '10월 중 정찰위성 발사' 계획에 집중하느라 탄도미사일 발사 등 다른 형태의 도발을 자제했을 수 있다"는 견해도 제시된다.
북한은 앞서 5·8월 등 2차례에 걸쳐 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 때문에 대북 관측통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달 러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러시아 측에 위성 완성을 위한 기술지원을 요청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2021년 1월 김정은 총비서 주재로 열린 제8차 노동당 대회 당시 수립한 '국방과학발전·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에서 '군사정찰위성' 개발·운용을 주요 과업 가운데 하나로 정했다.
그러나 위성용 우주발사체 또한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하기에 이 역시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비행체 발사를 금지'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의 활동과 관련 징후를 예의주시하며 지속 추적·감시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추가로 설명할 만한 내용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군의 다른 소식통은 11월 중 우리 군의 독자 정찰위성 '1호기' 발사가 예정돼 있는 점을 들어 "북한도 이를 의식해 11월엔 도발 수위와 빈도를 다시 높여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은 작년 11~12월에도 탄도미사일 발사부터 군용기를 이용한 무력시위, 동·서해 완충구역 포격, 소형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 등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연이어 벌였다.
이에 대해 군 소식통은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에 압도적 능력으로 대응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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