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김말이도 나섰다…‘K-푸드’ 국외 진출 잰걸음

유선희 2023. 10. 2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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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K스트리트 푸드 라인업 확대
BBQ 700개·교촌 68개 등 치킨업계 선두
SPC도 500개 돌파…무슬림 시장도 공략
씨제이제일제당의 비비고 브랜드 글로벌 캠페인 이미지. 씨제이제일제당 제공

휴가 차 2주간 한국을 방문한 이탈리아인 비토리아는 최근 서울 관광 코스로 광장시장을 찾았다. 주말인 지난 14일 광장시장 음식 가판대에서 만난 비토리아는 “이탈리아에서도 한국 음식은 인기가 높아 김밥·떡볶이·만두·잡채를 맛보기 위해 한국인도 많이 찾는다는 광장시장을 찾았다”며 “이탈리아인도 ‘스트리트 푸드’(길거리 음식)이라는 말을 알고 있을 정도로 소소한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인 모녀의 틱톡 영상이 1100만뷰를 기록하며 한국 냉동 김밥이 인기를 끈 것에서 볼 수 있듯, 케이(K)팝과 케이 드라마 인기에 이어 각종 케이 푸드가 국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국내 식품업계와 프랜차이즈들이 수출용 신제품을 내놓고 국외 매장 확대에 나서는 등 ‘케이 푸드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품업계 1위 기업 씨제이(CJ)제일제당은 ‘케이 스트리트 푸드’ 라인업 확대에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이번에 새로 내놓은 제품은 ‘비비고 쌀떡볶이’와 튀김 2종(김말이·오징어튀김)으로, 국내 출시 후 글로벌 주요 국가에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씨제이제일제당은 지난 5월 떡볶이·핫도그·김밥·김말이·붕어빵·호떡 등 6개 제품을 케이 스트리트 푸드로 선정하고 “비비고 브랜드로 차세대 케이 푸드를 육성하고 글로벌 신 영토를 확장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전략이 첫번째 출시품 상온떡볶이를 시작으로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 씨제이제일제당 쪽 설명이다.

뚜레쥬르 미국 100호점인 빌롱스빌 매장에서 빵을 고르는 미국인들. 씨제이푸드빌 제공

씨제이제일제당 관계자는 “상온떡볶이는 현재 미국·호주·베트남·싱가포르 등 모두 2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며 “지난 3월 일본에서 선보인 냉동 김밥 2종은 일본 대형마트 업계 1위 ‘이온’ 등 약 2천개 점포에 입점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씨제이제일제당 쪽은 지난 8월 국내에 출시한 ‘비비고 붕어빵’ 3종 역시 이른 시일 안에 글로벌 주요 국가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치킨 업계를 시작으로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역시 국외 매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너시스비비큐(BBQ)는 이미 미국·캐나다·독일·일본 등 57개국에 7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2030년까지 5만개로 늘린다는 목표다. 2006년 처음 진출한 미국의 경우, 50개 주 중 절반이 넘는 26개 주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4월엔 파나마에 첫 매장을, 이 달 12일엔 코스타리카에 진출하는 등 중남미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비에이치씨(bhc)는 홍콩·미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4개국에 7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교촌치킨 역시 7개국 68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비에이치씨 관계자는 “진출 국가별로 메뉴를 차별화하고 현지화하는 전략을 통해 치킨 샌드위치, 라면, 떡볶이 등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케이 베이커리’의 국외 진출도 활발하다. 에스피씨(SPC) 파리바게뜨는 미국·중국·싱가포르 등 10개국에 5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연말까지 50여개를 추가로 늘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빵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유럽과 미국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베이커리 카페’라는 새 컨셉트, 생크림 등 재료의 고급화를 통한 차별화 전략,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직접 진출, 조인트 벤처, 마스터 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현지화 전략을 쓴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비비큐가 지난 12일 문 연 코스타리카 매장 오픈식에서 치킨을 먹는 현지 소비자들. 제너시스비비큐 제공

파리바게뜨는 앞으로 말레이시아에 할랄 인증 제품 생산기지 ‘조호르바루 공장’을 설립해 전 세계 인구의 24%를 차지하는 19억 무슬림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씨제이푸드빌의 뚜레쥬르 역시 6개국 400여곳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미국에는 연내 120곳으로 매장을 늘리고, 2030년까지는 1천곳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밖에 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는 태국·몽골 등에 6개 매장을 냈고, 곧 일본·호주 등에도 진출한다. 일본에선 지난 20일부터 도쿄 시부야에 팝업스토어를 내 현지 반응을 살피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프랜차이즈의 케이 푸드 세계화는 앞으로 그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식진흥원이 지난해 19개국 주요 도시 주민 9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7.6%가 ‘한식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식 관련 정보 습득 경로는 인터넷 매체가 83.7%로 가장 높았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케이팝과 케이 드라마 등의 인기로 높아진 관심이 한국 음식으로 확산하고 있어, 국내보다 국외 시장을 바라보는 업체가 계속 늘고 있다. 특히 치킨 등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보다는 확장 가능성이 큰 국외 진출이 매출 확대의 답이라는 인식에 따라 공격적인 확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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