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은 과소평가된 선수!" 현지 기자의 극찬...황희찬, 결승골 AS+상대 퇴장 유도→울버햄튼은 본머스에 2-1 역전승

한유철 기자 2023. 10. 22. 14: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포투=한유철]


황희찬이 극찬을 받았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2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잉글랜드 본머스에 위치한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9라운드에서 본머스에 2-1 역전승을 기록했다. 이로써 울버햄튼은 3승 2무 4패(승점 11점)를 기록, '18위' 번리와의 격차를 8점으로 벌렸다.


'늑대 군단' 울버햄튼의 시즌 초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구단의 영입-매각 행보에 불만을 터뜨렸고 구단과 불화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울버햄튼은 이번 여름 마테우스 누네스와 후벵 네베스, 네이선 콜린스 등 여러 핵심 선수들을 대거 매각했다. 적절한 보강이 이뤄졌다면 좋았겠지만, 그것도 아니었기에 로페테기 감독은 불만을 표출했고 결국 시즌 개막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팀을 떠났다. 그의 뒤를 이어 게리 오닐 감독이 왔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잡진 못했다.


이는 곧 성적으로 이어졌다. 시즌 초반 리그 5경기에서 단 1승만을 기록하는 등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브라이튼 등 강팀들을 상대로 한 패배는 어쩔 수 없었지만 잡아야 할 경기에서도 승점을 획득하지 못한 것은 좋지 않았다.


'승격팀' 루턴 타운과의 경기는 이러한 분위기를 잘 보여준 경기였다. 지난 시즌 '승격 신화'를 이뤄낸 루턴. 호기롭게 1부 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울버햄튼과의 경기 전까지 4전 전패를 당하며 1부 리그의 높은 벽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었다.비록 울버햄튼의 분위기도 좋지 않았지만, 루턴과의 전력 차이는 꽤나 컸고 승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결과는 1-1 무승부였다. 패배는 면했지만, 경기력에서 앞선 것도 아니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기준, 루턴은 전반전에 무려 9회의 슈팅을 시도하며 울버햄튼을 압박했다. 점유율도 55.6%로 앞섰고 이외 세부 지표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반면 울버햄튼은 퇴장 악재가 있긴 했지만, 전반전에 슈팅 0회라는 굴욕적인 지표를 기록했다.


컵 대회에서도 충격은 이어졌다.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 '2부 리그' 입스위치 타운을 만난 울버햄튼은 두 골을 먼저 넣으며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세 골을 내리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내용 자체를 압도한 것도 아니었다. 입스위치는 현재 2부 리그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는 팀이다. 그런 점에서 이 경기 결과는 1부 리그 하위권과 2부 리그 상위권 간의 격차가 크지 않음을 보여줬다.


동네북이 된 울버햄튼. 하지만 직전 경기에선 기적을 썼다.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를 홈으로 불러들여 극적인 2-1 승리를 기록했다. 울버햄튼은 탄탄한 수비로 맨시티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고 페드루 네투를 필두로 한 빠른 역습으로 맨시티를 위협했다.


그 중심엔 황희찬이 있었다.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한 황희찬은 매 경기 뛰어난 활약으로 울버햄튼을 이끌었다. 맨시티전에선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황희찬' 이름 석 자를 단단히 각인시켰다. 경기 전, 과르디올라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울버햄튼의 공겨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황희찬을 이름이 아닌 '코리안 가이'로 불렀다. 페드루 네투와 마테우스 쿠냐의 이름은 정확하게 발음했기에 '인종 차별'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는 등 이 발언은 논란이 됐다.


하지만 황희찬은 이 경기에서 주인공이 됐다. 86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황희찬은 후반 21분 박스 안에서 침착한 슈팅을 시도해 팀의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이후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이 골은 그대로 결승골이 됐다.


경기 이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황희찬의 이름을 정확하게 발음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울버햄튼은 정말 잘했다. 수비적으로도 뛰어났다. 황희찬, 쿠냐, 네투 같은 공격수들도 전방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전했다.


황희찬의 득점 행진은 이어진 아스톤 빌라전에서도 이어졌다. 우나이 에메리 감독 체제에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춘 빌라. 울버햄튼은 맨시티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 빌라까지 잡고자 했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울버햄튼은 후반 8분 먼저 앞서 나갔다. 주인공은 황희찬이었다. 이 경기에서 골을 넣음으로써 황희찬은 리그에서만 5골을 기록, 득점 랭킹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현지의 평가도 좋았다. 영국 매체 '버밍엄 메일'은 황희찬에게 경기 최고 평점인 8점을 부여하며 "경기 시작부터 분주히 움직였다. 마르티네스에게 거센 압박을 했고 쿠냐와 좋은 호흡을 자랑했다. 루이스에게 얼굴을 가격당하며 부상을 당했지만, 이를 훌훌 털고 득점을 기록했다"라고 평가했다.


빌라전 이후 A매치 일정을 소화한 황희찬. 2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서며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튀니지전에선 68분을 소화했고 무득점에 그쳤지만 베트남전에선 골 맛을 봤다.


그렇게 본머스 원정을 떠난 울버햄튼. 최근 흐름을 고려했을 땐 울버햄튼의 우위가 예상됐지만, 본머스는 '홈 이점'을 등에 업고 경기 초반부터 거세게 밀어붙였다. 전반 17분엔 도미닉 솔란케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리드를 잡기도 했다. 울버햄튼은 이후 네투와 황희찬 등을 활용해 활발한 공격을 전개했지만 본머스의 수비는 탄탄했다.


그렇게 맞이한 후반전. 울버햄튼은 이른 시간에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후반 2분 네투가 건넨 패스를 쿠냐가 슈팅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기록했다. 상황은 더욱더 울버햄튼 쪽으로 기울었다. 후반 9분 루이스 쿡과 황희찬 간에 충돌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쿡이 황희찬에게 박치기를 하며 퇴장을 당했다.


수적 우위를 점한 울버햄튼은 거세게 압박했다. 본머스는 5장의 교체 카드를 모두 활용하며 수비에 집중했고 울버햄튼은 경기 막바지까지 역전골을 넣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황희찬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후반 43분 정교한 패스로 칼라이지치에게 기회를 제공했고 이를 칼라이지치가 침착하게 마무리해 역전골을 기록했다. 그렇게 경기는 울버햄튼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퇴장 이후, 경기는 급격하게 울버햄튼 쪽으로 기울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기준, 퇴장 전까지 울버햄튼은 59.6%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8번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퇴장 이후엔 점유율이 66.3%까지 올랐고 슈팅은 무려 13회나 더 시도했다. 54분 동안의 슈팅 횟수보다 나머지 40분 동안의 슈팅 횟수가 더 많았던 것.


골을 넣진 못했지만, 황희찬은 다시 한 번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 기준, 평점 7.4를 받았고 3번의 슈팅과 3번의 키패스, 드리블 성공률 100%를 기록하는 등 공격을 이끌었다. 리그 첫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공식전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적립하기도 했다. '후스코어드' 역시 황희찬에게 평점 7.5를 부여하며 좋은 평가를 했다.


이후 현지 기자의 극찬을 받았다. 영국 매체 '미러'에서 활동하는 라이언 테일러 기자는 경기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울버햄튼은 정말 인상 깊었다. 쿠냐, 황희찬, 네투로 이뤄진 공격 조합은 어느 팀에나 문제를 일으킨다. 황희찬은 몸을 잘 활용했고 연계도 좋았으며 팀을 위해 뛴다. 과소평가된 선수다"라며 황희찬의 활약을 조명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s://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