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이재명…'총선 모드' 민생 드라이브 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달 23일 국회에 복귀한다. 내부로는 단합, 외부로는 민생과 정권심판론을 강조하며 총선 모드로의 전환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23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주재를 첫 일정으로 당무에 복귀한다. 지난달 18일 장기간 단식에 따른 건강 악화로 입원한 지 35일 만이다. 그동안 중단됐던 고위전략회의도 복귀 당일 오후에 개최한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비명(비이재명)계 징계 요구에 직접 호응할 여지가 크지 않다고 본다. 이 대표가 총선 승리를 정치적 숙명으로 여기고 있는 만큼 원론적인 의미에서 당 통합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친명계 중진 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의 통화에서 "구속영장도 기각되고 단식도 마치고 돌아온 마당에 다시 당내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명계 징계 관련) 언급을 하는 것 자체가 민주당이 망하는 길이고, 이 대표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총선은 강성 당원들, (이 대표) 적극 지지층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다. 보편적인 당의 권리당원과 일반 당원들이 있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중도층, 민주당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는 합리적 보수층을 보면서 당대표가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다만 이 대표가 적극적인 당원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는 없는데 절차에 따라 이들의 의견을 충분히 참고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계파색이 옅은 한 민주당 의원도 "(이 대표가) 징계를 할 것이었다면, 진작에 징계 청원을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했을 것"이라며 "총선 승리를 위해 결국 단합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내고, 강성 지지층들을 설득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생은 야당의 전통적인 총선 전략이자 이 대표가 과거부터 자신감을 보여온 분야다. 이 대표는 검찰이 본인을 기소한 날이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던 날, 단식 중에도 꾸준히 민생을 강조해 왔다. 민생 대책 마련을 위한 당내 기구인 '민생연석회의'를 직접 이끌고 있기도 하다.
민주당 지도부 한 인사는 "이 대표 본인의 의지도 있었고, '이재명 대표는 갖가지 어려운 상황에도 민생만을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외부에 보여줘야 한다는 조언들도 많았다"며 "여당과 다르게 그간 쌓아온 민생 행보가 빛을 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가 재판을 오가야 하는 상황이 리더십 발휘에 제약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는 현재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 사건과 '성남FC 뇌물 의혹' 사건으로 재판받고 있고, 여기에 검찰이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과 '위증교사' 의혹도 추가로 기소한 상태다. 한 주에 적어도 2번은 재판에 나가야하는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지난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주일에 사나흘 재판받으러 다녀야 할 건데 당국에 집중할 수 있겠나"라며 "총선 전에 위증교사 혐의 관련해 1심 선고가 나올 수도 있는데 그 결과에 따라 한 번 출렁거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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