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과 같이 뛴 28년…박현숙 고용노동부 기자실장 퇴임

강지은 기자 2023. 10. 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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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간 고용노동부 기자실장(사무운영주사·6급)으로 일해온 박현숙(57)씨가 지난 19일 마지막 출근을 끝으로 퇴임했다.

정부 부처 기자실에서 근무하는 기자실장은 보도자료 배포와 일정 공지 등 취재 편의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박 실장은 "기자실에 가서 일해보고 싶었다"며 "텐션이 있고 빠르게 돌아가는 분위기가 나와 맞을 것 같았다"고 했다.

실제 박 실장은 자신의 생활 패턴을 기자들과 맞춰가는 등 기자실장으로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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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년 고교 졸업 후 고용부 입직…95년부터 기자실장
기자들과 생활패턴 발맞춤…연락처 등 적재적소 지원
박현숙 "고용부는 내 심장…노동 현안, 따뜻한 접근을"
"내게 기자들은 '손가락'…안 아픈 데 없이 정말 소중해"
[서울=뉴시스] 박현숙 고용노동부 기자실장. (사진=박인환 고용부 대변인실 작가 제공) 2023.10.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28년간 고용노동부 기자실장(사무운영주사·6급)으로 일해온 박현숙(57)씨가 지난 19일 마지막 출근을 끝으로 퇴임했다. 정부 부처 기자실에서 근무하는 기자실장은 보도자료 배포와 일정 공지 등 취재 편의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22일 고용부에 따르면, 1966년생인 박 실장은 1984년 고등학교 졸업 후 은행 입사를 준비하다가 아버지 친구의 권유로 그 해 5월 고용부에서 계약직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첫 근무 부서는 공보실(현 대변인실)이었다. 박 실장은 이듬해인 1985년 11월1일 고용직(2종) 공무원으로 정식 채용됐다.

지금은 외주업체가 스크랩을 하지만 당시만 해도 공보실 직원들이 새벽같이 나와 신문을 펼쳐놓고 자를 대고 자르는 수작업이 매일 이뤄졌다고 한다. 퇴근 땐 서류봉투에 담긴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직접 전하는 일도 많았다.

공보실 근무를 마친 박 실장은 노사협의과, 감사관실, 근로기준과를 거쳐 1995년 다시 대변인실로 돌아왔다. 대변인 비서로 일하던 중 공석인 기자실장에 자원하면서 이후 28년간 보직 변경 없이 한 자리에서 꾸준히 근무하게 됐다.

박 실장은 "기자실에 가서 일해보고 싶었다"며 "텐션이 있고 빠르게 돌아가는 분위기가 나와 맞을 것 같았다"고 했다.

실제 박 실장은 자신의 생활 패턴을 기자들과 맞춰가는 등 기자실장으로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했다는 평가다. 박 실장을 오랜 세월 지켜봐 온 고용부 직원들은 그의 흐트러진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으며, 에너지도 늘 한결 같았다고 했다.

박 실장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연락처는 7000개 가량. 기자와 고용부 및 산하기관 직원 등의 번호가 하나둘 쌓인 결과로, 기자들이 취재 시 필요한 연락처를 문의하면 맥락을 빠르게 읽고 적재적소 지원에 나섰다.

특히 박 실장이 365일 어디를 가든 늘 가지고 다니던 것은 바로 '노트북'. 보도자료 배포와 일정 공지 등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단체 발송 하려면 노트북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마지막 출근날까지 노트북을 쉽게 놓지 못했다.

박 실장은 퇴직을 하면 기자실에서 하루하루 보냈던 일상이 그리울 것이라고 했다.

"우리 같이 뛰었잖아. 사건 터지고 수습하고 그 매일 매일의 일상이 잊혀지지 않을 거야. 언제 그렇게 바쁘게 살아보겠어."

박 실장에게 39년간 몸 담은 고용부는 어떤 의미일까.

그는 "치열하고 분주하게 살았던 것 같다. 내 청춘을 바친 곳이니 심장"이라며 "고용부 기자실 분위기 좋다는 말을 들을 때 제일 보람을 느꼈다. 내 역할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했다.

기자들에 대해서는 "손가락이다. 열 손가락 깨물어도 안 아픈 데 없다고 하지 않나. 정말 소중하다"며 "일하다 보면 지겨울 수도 있는데 그런 걸 못 느낄 정도로 기사 마감을 잘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박 실장은 끝으로 기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노동이라는 출입처가 거칠고 힘들어. 일자리, 최저임금, 노동시간 등 국민 삶과 직결되는 이슈들이 많은 데다 노사 간 의견도 첨예하잖아. 고용부 공무원들이 어려운 현안을 다루는 만큼 출입기자들도 따뜻한 마음으로 접근해줬으면 좋겠어.”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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