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벌레’ 때문에 한강 못가요” 반전…송충인줄 알았는데 아니라고?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망원한강공원 산책로에서도 미국흰불나방 유충이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한강공원 송충이 주의”, “송충이들이 한강 점령했다”, “바람 불면 한강공원 나무에서 송충이가 우수수 떨어진다” 등 글이 꾸준히 올라고 있다.
생김새가 비슷해 흔히 송충이로 오해받는 이 벌레는 미국흰불나방 유충이다. 하얀 털로 뒤덮인 미국흰불나방은 활엽수 잎을 갉아 먹어 고사에 이르게 하는 해충으로 1958년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산림청은 지난 8월 말 “경기·충북·경북·전북 등 전국적으로 미국흰불나방의 밀도 증가가 확인되고 있다”며 산림 병해충 발생 예보 단계를 ‘관심’(1단계)에서 ‘경계’(3단계)로 상향했다.
산림병해충 방제 규정 제6조에 따르면 경계 단계는 외래·돌발병해충이 2개 이상의 시·군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거나 50㏊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
김민중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 박사는 “산림청 조사 결과 미국흰불나방 유충으로 인한 피해율이 지난해 12%에서 올해 27∼28%로 배 이상 증가했다”며 “올해 (유충이) 많이 나올 경우 내년에도 많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경계로 발생 예보 단계를 높이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미국흰불나방 유충은 평균적으로 암컷 한 마리당 알 600개 정도를 낳고 죽는다. 보통 한 해에 암컷이 알을 낳고 죽은 뒤 이 알에서 부화한 2세대가 성충이 된다.
올해 가을철 온도가 예년보다 1∼2도 올라가면서 미국흰불나방 유충 2세대 성충이 낳은 알에서 부화한 3세대까지 성충이 되는 비율이 늘어났을 것으로 김 박사는 추정했다.
그는 “시뮬레이션 결과 예전보다 (미국흰불나방 유충) 세대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개체수가 많이 나온 만큼 알 개수도 늘어나 내년에도 평년에 비해 유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미국흰불나방 유충에 대한 방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활엽수 잎에서 알을 무더기로 낳고 벌레집 안에 숨어 활동하는 종 특성 때문이다.
특히 한강공원의 경우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지정돼있어 살충제 등 화학약품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따라서 고압 살수로 해충을 떨어뜨린 뒤 정리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완전한 방제는 어렵다는 게 미래한강본부 녹지관리과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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