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태원 말만 들어도…” 출동 경찰 24% 트라우마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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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당시 출동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현장을 수습했던 경찰관 4명중 1명꼴로 트라우마로 심리상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성만 무소속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참사 당일 현장 출동한 경찰관 1371명 중 327명(24%)이 긴급심리지원을 신청했고 모두 340회의 상담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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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제가 심폐소생술 하던 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눈에 선합니다. 제가 조금 더 빨리, 오래 심폐소생술을 했다면 그 사람이 살아있지 않을까 하며 자책합니다.”(용산경찰서 소속 경찰관 ㄱ경장)
지난해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당시 출동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현장을 수습했던 경찰관 4명중 1명꼴로 트라우마로 심리상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성만 무소속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참사 당일 현장 출동한 경찰관 1371명 중 327명(24%)이 긴급심리지원을 신청했고 모두 340회의 상담이 이뤄졌다.
긴급 상담은 참사 직후인 지난해 11월 초중순부터 12월까지 진행됐다. 트라우마 치료는 한두달 안에 진행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찰청이 운영 중인 심리 상담센터인 ‘마음동행센터’ 상담사 등이 희망자가 있는 관서에 직접 방문하거나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 관할서인 용산경찰서에 상주하며 심리 지원을 했다.
경찰관서 방문 상담은 278명이 받았고 총 290회 이뤄졌다. 용산서 상주 상담은 21명이 받았고, 횟수는 22회다. 서울시도 이동형 정신건강서비스 차량인 ‘마음안심버스’를 용산서에 상주시켜 심리 지원을 했다. 28명이 한차례씩 상담을 받았다. 경찰청은 올해 초에도 상담을 받은 경찰관 전원을 대상으로 트라우마가 남아있는지 재차 전화 상담을 진행했다.
당시 응급조치는 물론, 현장을 수습했던 경찰관은 모두 1371명이었다. 경찰청은 이들 모두에 긴급심리지원을 안내했는데 다수의 경찰관이 현장에 투입된 만큼, 단일 사건에서 이처럼 많은 신청을 받은 건 이번이 이례적이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민간 상담사 지원도 받았다.
현장 경찰관이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은 재판 과정에서도 확인됐다. 한겨레가 확인한 재판 관련 기록 등을 보면, 용산서 소속 ㄱ경장은 “현장에서 함께 구조하고 한명이라도 더 살리고 싶어하던 저희 경찰들에게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처였다”며 “그 누가 현장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막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갑작스럽고 감당하기 불가능했다”고 호소했다.
용산서 소속 ㄴ경위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태원파출소 소장은 한 달을 내내 울었다. 제일 심한 사람은 대인기피증이 생겼고, ‘이태원’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 (그 참사를) 누가 감당할 수 있겠나. 어떻게 잊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죄책감도 당연히 모두가 갖고 있다”며 “무엇보다 유가족들이 있으니 우리의 아픔을 표현하기에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은 “고위직이 참사 책임을 회피하고 떠넘기는 사이 결국 일선 경찰들만 깊은 상처를 입게 됐다”며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서라도 진상규명은 물론, 관련 부처 고위직의 책임 지는 모습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고 지적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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