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오랜만에 도파민을 솟구치게 했던 그들을 소개합니다 - '봉제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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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쌓일수록, 신인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없어진다.
음악 평론가라는 직업으로 산 지 오래됐고, 음악이 나를 이 직업으로 이끈 시간은 더욱더 오래됐다.
음악을 들으면 뇌는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뿜어낸다.
어떤 도파민에 우리 몸이 반응하냐에 따라 이후의 음악 인생은 갈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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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쌓일수록, 신인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없어진다. 이유는 대개 이렇다.
첫째,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이다. 빵빵한 기획사에서 데뷔, 재능과 노력에 막강한 홍보가 곁들여져서 많은 말이 필요 없는 경우면 모르겠지만 그런 일은 몇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다. 여러 설명이 필요하며, 경험상 그런 설명을 늘어놔도 공기처럼 흩어지기 마련이다.
둘째, 자극의 역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음악 평론가라는 직업으로 산 지 오래됐고, 음악이 나를 이 직업으로 이끈 시간은 더욱더 오래됐다. 그 시간만큼의 새로운 음악을 들었고 또한 그만큼의 레퍼런스가 쌓였다. 음악 산업이 기획사 중심이 되고, 자기 음악을 하는 이들 중 실용음악과 출신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새로운 음악이 주는 쾌감도 줄어든다. 뭔가 다른, 하지만 설득력이 있는, 듣고 나서 또 생각나는 그런 음악말이다. 고인물의 숙명일 것이다.
변명으로 글을 시작한 데는 다 그만한 까닭이 있는 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개하고 싶은 신인은 나타나기 마련이다. 오늘 이야기할 '봉제인간'이 딱 그렇다.
간략하게 호구조사부터. 봉제인간은 지난해 연말 싱글 'GAEKKUM/GOOD', 그리고 최근 첫 앨범 〈12가지 말들〉로 데뷔했다. '쌩신인'은 아니다.
혁오의 기타리스트인 임현제, 장기하의 드러머인 전일준, 그리고 파라솔과 술탄오브디스코의 멤버였으며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한 지윤해 3인으로 구성됐다. 전통적인 표현으로 하면 '인디씬의 슈퍼밴드'다. 같은 레이블에서 한솥밥을 먹는 친구이기도 하다. 단지 쟁쟁한 멤버들이 모였다 해서 갓 데뷔 앨범을 낸 봉제인간을 소개하는 게 아니다.
▶ 봉제인간 (bongjeingan) - GAEKKUM 들으러 가기
[ https://www.youtube.com/watch?feature=shared&v=DFh0ZmRMtQw ]
작년 초였던가, 그들의 첫 곡 'GAEKKUM'을 들었을 때 오랜만에 뇌에서 도파민이 뿜어져 나오는 기분이었다. 여러 이유로 직접 공연을 볼 기회는 없었지만, 첫 단독 공연을 성황리에 끝냈고 지난해 여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도 인상적인 무대를 선보였다는 평을 많이 접했다. 그리고 얼마 전 데뷔 앨범을 들었을 때, 연초의 도파민이 다시 솟아 나왔다.
음악을 들으면 뇌는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뿜어낸다. 도파민은 기쁨과 쾌락을, 세로토닌은 안정과 평안을 선사한다. 우리는 모두 호르몬의 노예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은 음악과 진지하게 만나는 때가 있다. 어떤 도파민에 우리 몸이 반응하냐에 따라 이후의 음악 인생은 갈리곤 한다. 록, 힙합, EDM 같은 시대를 대표하는 자극적 장르에 취향을 일깨웠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파민에 지배됐을 가능성이 높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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