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축구장 670개 면적에 펼쳐진 압도적 위용 '현대차 울산공장'

울산=김창성 기자 2023. 10. 2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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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초당 1대, 하루 평균 車 6000대 탄생하는 세계 최대 규모 단일 공장
3만2000여명의 임직원이 연 140만대 차질 없는 생산 위해 구슬땀
수출 전용부두서 7만6000톤급 배에 최대 6900대 선적해 글로벌 수요 대응
현대차 울산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공장이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 전경.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 우뚝 썬 현대차의 주춧돌이자 주력 공장이다. 축구장 670개를 합쳐 놓은 거대한 크기의 공장에서 3만2000여명의 임직원이 흘린 구슬땀은 9.6초당 1대, 하루 평균 6000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본인을 포함한 가족수가 가구당 3.5인으로 가정할 때 울산공장에 직·간접적으로 소속된 지역 인구는 최소한 11만2000여명에 이르러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최근 둘러본 현대차 울산공장의 면면은 웅장한 크기만큼이나 모든 것이 압도적이었다.


9.6초당 1대의 車가 뚝딱… 글로벌 3위의 위엄


1967년 설립된 현대차 울산공장은 여의도 전체면적(840만㎡)의 3분의2에 가까운 약 500만㎡의 부지에 자리한 세계 최대의 단일공장이다. 이 크기는 축구장 670개를 합친 것과 비슷한 면적이다. 이곳에 5개의 독립된 공장설비로 이루어진 현대차의 주력 공장이 울산공장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하루 평균 6000대의 차가 생산된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의 아반떼 하이브리드 생산라인. /사진=현대차
울산공장은 거대한 크기만큼 내부 시설도 엄청났다. 공장 내부에서 임직원들의 이동을 돕기 위해 21대의 구내버스가 운행된다. 버스정류장만 44곳이고 구내식당도 26곳이나 운영된다.

울산공장에서는 총 3만2000여명의 임직원이 9.6초당 1대, 하루 평균 6000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연산 총 140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공장면적과 더불어 생산규모로도 단일 자동차 공장 기준 글로벌 최대다. 끝을 모르고 뻗은 공장 곳곳은 독립된 공간으로 각각 구성됐지만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연결돼 유기적인 호흡을 보였다.

5개의 독립된 공장설비로 구성된 울산공장에서는 현재 17개의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그 중에서 이번에 둘러본 곳은 3공장의 의장 공정 라인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9.6초당 1대의 차가 만들어진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의 아반떼 N 생산라인. /사진=현대차
자동차의 제조 공정은 크게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순의 4단계로 나뉘는데 3공장에서 일부 의장 라인을 둘러봤다.

의장 공정에서는 2만여 가지가 넘는 부품들이 차체 내부에 장착되며 자동차가 완성된다. 의장라인은 정교한 작업이 필요한 공정과정이기 때문에 90%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일부 앞 좌석 시트와 유리 장착, 스페어 타이어 장착 등 무거운 부품을 들어 옮기는 작업들만 산업용 로봇이 담당한다.

1990년에 설립된 3공장은 연 36만7000대를 생산한다. 울산공장 내 최초로 프레스, 차체 등 자동화 생산체계를 갖췄다.

총 길이 1434m에 달하는 4개 컨베이어 벨트와 185개 공정으로 구성된 3공장의 31라인과 738m 길이의 3개 컨베이어 벨트, 총 109개 공정이 구축된 32라인에서 작업자들은 아반떼, 베뉴, 코나, i30 등의 각자 맡은 부분을 조립하고 있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연산 총 14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의 아반떼 하이브리드 생산라인. /사진=현대차
현대차 울산공장 관계자는 "3공장은 지난해 8월부터 다 차종 생산 시스템이 시범 적용됐다"며 "기존에도 한 라인에서 2~3가지 차종을 동시에 생산했지만 다 차종 생산 시스템 도입으로 최대 10개의 차종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은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차량의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모빌리티 시장에 발맞춰 여러 차종을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30년을 훌쩍 넘긴 생산라인이지만 지난해 시스템을 재정비한 만큼 내부는 깔끔했다. 차의 각 부분이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작업자 앞에 도착하면 기다리고 있던 작업자는 자신이 맡은 부분의 부품을 달아 볼트를 조이고 확인한 뒤 다음 코스로 넘긴다.

각 작업자의 작업 시간은 불과 수 십초 안에 끝났지만 숙달된 2인1조의 작업자는 한 치의 동선 엉킴도 없이 깔끔한 호흡을 보였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3만2000여명의 임직원이 연 140만대의 자동차 생산을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사진은 현대차 울상공장의 베뉴 생산라인. /사진=현대차


한국은 좁다… 글로벌 무대 전초기지


울산공장은 축구장 670개를 합친 크기이다 보니 걸어서 이동이 불가했다. 버스를 타고 공장 곳곳을 둘러보며 관계자의 설명을 들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울산공장의 다양한 임직원 복지시설도 확인 할 수 있었다. 울산공장에는 소방서와 병원, 순찰차 문화센터 등도 운영하며 병원의 경우 24시간 응급상황에 대비하는 시설과 한의원까지 갖춰졌다.

울산공장의 일부 내부 시설을 둘러본 뒤 자동차수출 전용부두로 향했다. 자동차수출 전용부두로 향하는 길에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호(아산)를 딴 '아산로'가 있다. 원래 울산공장 내부에 속한 도로였지만 현대차가 326억원을 들여 건설한 뒤 울산시에 기부채납 해 1996년 12월28일 개통한 도로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수출 전용부두를 갖췄다. 사진은 울산공장(왼쪽부터), 아산로, 수출 전용부두 전경. /사진=현대차
현대차 울산공장 관계자는 "아산로는 울산시민들과 울산공장 임직원 및 각종 물류수송 역할을 하는 중요한 도로"라며 "아산로 개통으로 이동 경로가 단축돼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아산로 밑 지하도로를 지나 5만톤급 선박 3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울산공장의 자동차 수출 전용부두에 도착했다. 선적부두에는 수많은 수출용 자동차가 선적을 대기하고 있었고 계속해서 수출용 차들이 줄지어 부두에 진입하고 있었다.

이곳의 수출 효자는 코나·아반떼·투싼 순이다. 현대차는 이 선적부두를 통해 연간 최대 110만대를 글로벌시장에 수출한다.

부두 길이는 약 830m로 4600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으며 가장 큰 수출 선적선(7만6000톤급)을 기준으로 엑센트를 최대 6900대까지 실을 수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관계자는 "배에 평균 1000~1500대가 선적되고 소요시간은 8~10시간 정도 걸린다"며 "매일 2~3대가 출항해 3000~3500대를 수출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곳에서 1년에 170~180척의 선박을 빌려 수출용으로 사용한다.
현대차는 7만6000톤급 배에 최대 6900대의 자동차를 선적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한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 전용부두(왼쪽)와 아산로 전경. /사진=현대차
의장 공장에서 최종 검수를 마친 자동차는 주유를 한 뒤 테스트 주행을 한다. 테스트 주행이 끝나면 수출용 자동차에는 8ℓ, 내수용 자동차에는 13ℓ의 기름을 주유한다. 수출용 자동차에 내수용 보다 더 적은 양의 기름을 넣는 이유는 선적 시 무게를 줄이기 위함이다.

이밖에 현대차는 울산공장 내 약 23만4710㎡ 부지에 약 2조원을 투자해 오는 2025년 전기차 전용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현대차 울산공장 관계자는 "전기차 전용공장은 지난 1996년 아산공장 가동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국내 신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전용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울산공장은 빅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스마트 시스템, 자동화, 친환경 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다양한 차세대 미래차를 양산하는 국내 미래차 생산의 대표 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2025년 완공예정인 이 전기차 신 공장에서 연간 20만대를 생산해 글로벌 무대의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울산=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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