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유찰된 슈퍼컴 6호기, 성능 대폭 낮춰 3차 입찰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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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등한 연산능력으로 첨단산업을 견인할 슈퍼컴퓨터 6호기의 도입 목표치가 크게 완화됐다.
이어 "당초 슈퍼컴퓨터 6호기는 생성형 AI 모델 학습을 요구한 학계 의견을 수용해 대량의 AI 반도체를 탑재하여 초거대 AI 개발에 적합한 형태로 만들려고 했지만 목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심지어 공모 가격은 동일한 1억 4000만 달러인데 최근 환율 상승으로 인해 원화 도입 가격이 100억원 가량 올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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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등한 연산능력으로 첨단산업을 견인할 슈퍼컴퓨터 6호기의 도입 목표치가 크게 완화됐다. 앞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입찰 공고를 냈지만 해외 제조사들이 원하는 입찰 가격을 맞추지 못하면서 유찰된 바 있다. 한정된 예산으로 구매하기 위해 성능 요구치를 낮춘 것이다.
완화된 도입 목표치에 의하면 인공지능(AI) 모델 학습 등을 위한 부품은 선택사항으로 변경했으며 운영최적화를 위한 시스템 기준을 낮췄다. 슈퍼컴퓨터 6호기 유지‧보수와 관련해선 인건비 절감을 위해 기술지원 전담 인력의 최소 인원 조건을 완화했다.
앞서 정부는 기존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의 평균 시스템 사용률이 77%, 최대 90%에 달해 과부하 상태라고 판단하고 이를 대체할 600페타플롭스(PF‧1페타플롭스는 초당 1000조 번의 연산 처리) 슈퍼컴퓨터 도입을 추진했다. 이를 위한 ‘국가 플래그십 초고성능컴퓨팅 인프라 고도화 사업’이 총사업비 2929억원 규모로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2023년부터 사업이 추진 중이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ISTI와 조달청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14일 시작된 '슈퍼컴퓨터 6호기 시스템 구축 사업' 3차 공고에선 요구성능과 조건이 2차 공고('23.7.27~8.8) 때 보다 대폭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슈퍼컴퓨터 6호기의 메인 시스템 중 하나로 도입하기로 계획했던 'GPU Fat 노드'는 20대 도입 조건이 '필수 의무사항'에서 '희망 요구사항'으로 변경됐다. 배점도 최소 20대를 도입해야 기본점수를 받는 것에서 1대만 도입해도 기본점수를 받는 조건으로 대폭 완화됐다. GPU Fat 노드는 병렬화된 GPU를 8개 이상 장착한 개별 OS 서버다. 생성형 AI 등 AI 모델 학습 작업 시 효율적으로 활용 가능한 서버다.
슈퍼컴퓨터 6호기 운영 최적화를 위해 사전 도입하는 '파일럿 시스템'의 스토리지 용량과 노드수 조건을 메인시스템의 1%에서 0.5%로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기술지원 전담 인력 최소 인원 조건도 완화했다.
파일럿 시스템은 6호기 메인시스템과 동일 사양 혹은 같은 계열의 아키텍처로 메인시스템과 바이너리 호환이 되는 시스템이다. 응용 소프트웨어 포팅 및 최적화를 수행하는 역할과 5호기 퇴역에 따른 자원 부족을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의원은 “막상 완화된 공모 조건을 확인하니 600PF급 연산 능력만 유지 되고 AI 모델 학습을 위한 연산 장치, 메인시스템 사전 최적화을 위한 파일럿 시스템 성능, 시스템 유지와 보수를 위한 전담 인력 등 슈퍼 컴퓨터 운영의 부가적인 영역 상당 부분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슈퍼컴퓨터 6호기는 생성형 AI 모델 학습을 요구한 학계 의견을 수용해 대량의 AI 반도체를 탑재하여 초거대 AI 개발에 적합한 형태로 만들려고 했지만 목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심지어 공모 가격은 동일한 1억 4000만 달러인데 최근 환율 상승으로 인해 원화 도입 가격이 100억원 가량 올랐다”고 덧붙였다. 성능이 떨어지는 슈퍼컴퓨터를 더 비싼 가격에 들여오게 됐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과기부와 KISTI는 슈퍼컴퓨터 6호기 도입 취지를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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