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가 어딘데"…인스파이어 아레나, K팝 팬 시험대 오른다 [연계소문]

김수영 2023. 10. 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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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인천 영종도서 문 여는 인스파이어 아레나
한국 최초의 공연 전문 아레나 타이틀 접수
'인천공항 인근' 접근성 우려 나오지만
모히건 노하우 기반 설계·음향·조명 등 '기대'
인스파이어 조감도 /사진=인스파이어 제공
"영종도가 어디야. 인천이라고?"
"영종도까지 가는 거 상상만 해도 무섭다. 운전 연습 좀 해둘걸."
"내가 콘서트를 보러 영종도까지 가게 될 줄이야."
"음향은 차원이 다를 거라는데…국내 중 최고일 듯"
"좌석 배치는 어떨까. 무대는 어느 자리에서나 잘 보일까"

K팝 팬들 사이에서 인천 영종도가 관심의 대상이 됐다.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있는 이곳에서 국내 첫 공연 전문 아레나인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문을 열기 때문이다. 최근 개관 라인업이 일부 공개되면서 기대와 걱정, 궁금증 섞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은 오는 12월 2일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2023 멜론뮤직어워드(MMA)'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그룹 샤이니 태민 또한 12월 16~17일 같은 곳에서 단독 솔로 콘서트를 개최한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미국 모히건사가 한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복합 리조트 사업 중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속하는 것으로, 국내 첫 공연 전문 아레나를 목표로 4분기 중 개관할 예정이다. 미국 최고의 아레나로 꼽히는 코네티컷 소재 '모히건 선 아레나(Mohegan Sun Arena)'를 운영하고 있는 모히건사의 노하우가 한국에 직접 적용되는 첫 사례다. 규모는 총 1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정도다.

업계에 따르면 여러 엔터테인먼트사가 해당 공연장에 개관작으로 들어가는 것을 두고 고심했다. 각종 대형 장비가 들어가고 수많은 스태프와 관객이 동원되는 콘서트의 경우 현장 답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처음 문을 여는 곳이라 참고할 이전 사례가 없었을뿐더러 공연장 내부가 오픈을 앞두고 단장 중이었기에 객관적인 판단이 다소 어려웠다는 의견이다.

접근성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거리 자체가 서울에서 최소 1시간 30분~2시간 30분까지 걸릴 정도로 먼 데다가 교통수단도 여러 번 갈아타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팬들은 벌써 영종도 가는 방법을 공유하며 고민을 나누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인스파이어 아레나까지는 10분 가량 소요되는데, 서울역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는 데에만 공항철도로 1시간 정도가 걸린다. 차로 이동해도 서울역에서 출발하면 1시간 30분 후에나 공연장에 닿는다. 주말 도로 상황에 따라 더 막힐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인파가 한 번에 몰리는 대규모 공연의 경우 교통수단 선택지마저 많지 않다면 혼잡함이 커질 수 있다. 일례로 지난달 포스트 말론이 고양 킨텍스에서 내한 공연을 했을 때도 서울과 고양을 오가는 광역버스가 잇달아 '만석'이었고, 관객 입장이 밀리며 공연이 20분이나 지연 시작했다. 콘서트 종료 후에는 귀가 행렬이 수십미터 길게 늘어졌던 바다.

이에 대비해 인스파이어 측은 1시간 간격으로 인천국제공항과 공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 운행을 고려 중이다. 관객들이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스파이어 측 관계자는 "대중교통 외 아레나 전용 셔틀버스 운행을 고려 중"이라며 "추후 셔틀 운행 방안과 숙박 연계 프로모션 등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스파이어 아레나 조감도 /사진=인스파이어 제공


이동 거리를 제외하면 공연 퀄리티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히 높은 상태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1층 행사장 중앙을 기준으로 4개 층의 좌석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벤트의 유형, 규모에 따라 여러 형태로 좌석을 재구성할 수 있다. 무대 중앙에서 이루어지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부터 한 면을 무대로 채우는 라이브 콘서트, 가변 좌석을 모두 제거해 넓은 플로어를 사용하는 컨벤션 행사 및 대형 전시까지 가능하다는 게 인스파이어 측의 설명이다.

국내에는 공연을 전문으로 하는 아레나가 없어 그간 스포츠 경기장에서 주로 콘서트가 진행됐다. 이에 음향, 좌석 등에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 갈증을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해소해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무대 시야와 좌석 단차 등에 대한 한경닷컴의 질의에 인스파이어 측은 "플로어는 직팔각형 구조로 되어 있으며 무대와 객석 사이의 거리가 짧다. 일반적인 콘서트 무대로 설치 시 무대 끝에서 3층 어퍼볼 끝 좌석까지 거리가 70m다. 객석 어느 곳에서나 최적의 무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관객들에게 보다 생생한 관람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좌석과 관련해서는 "플로어 석까지 고급 소재를 사용했으며, 2~4층 좌석은 앞뒤 단차가 30cm로 앞사람의 머리에 가리지 않고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나 음향일 테다. K팝 팬들은 그간 경험해보지 못한 공연 맞춤형 음향을 향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인스파이어 측은 "'모히건 선 아레나'를 모델로 설계돼 공연에 최적화된 첨단 무대 설비를 모두 갖춘 '원 스톱 베뉴(ONE STOP Venue)'"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세계 최고 PA 사운드 브랜드인 메이어 사운드(MEYER Sound)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내한 공연부터 국내 최고 인기 K팝 아티스트의 공연까지 훌륭히 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음향 외에도 조명·영상·방송·스테이지까지 5개 필수 분야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팀 스태프들이 각 시설을 직접 운영·관리한다. 이를 위해 모히건 선 아레나의 기술진이 공사 현장에 내한해 분야별 기술 트레이닝을 진행 중이며, 아레나의 정식 오픈 이후에도 상주하며 운영 안정화까지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가요 관계자들이 가장 많이 한 말이 바로 "공연장이 없어서 공연을 못 한다"는 것이었다. '국내 첫 K팝 전용 아레나' 타이틀을 선점하게 된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과연 현재의 공연장 부재 상황을 돌파할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 공연 관계자는 "서울 내 스포츠 경기장이나 공연장은 일찌감치 포화 상태"라면서 "개관작으로 들어가는 건 조심스러워하는 경향이 있지만 결국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공연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운영 안정화까지 이뤄낸다면 접근성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대관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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