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셀트리온 위한 진검승부 시작…합병 성패의 핵심은 '이것'
통합 셀트리온 출범을 위한 진검승부가 시작된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주총)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주총을 기점으로 합병의 성패를 가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이 도래한다. 결국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성공은 주주들의 동의에 달렸는데, 무엇보다 통합 셀트리온의 미래 성장에 대한 공감대가 얼마나 형성되느냐에 달렸단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 주주 측 지분율은 각각 22.8%, 37.48%다. 소액주주 지분율은 각각 66.43% 56.42%다.
무엇보다 주총을 앞두고 한국ESG기준원, ISS, 글래스루이스 등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가 줄줄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에 찬성한단 의견을 내면서 우려를 덜었다.
주요 의결권 자문사의 합병 찬성 권고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는 대체로 합병에 동의할 가능성이 크다.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대로 의사결정을 하는 편이 위험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기관투자자 비중은 각각 35%, 27% 수준으로 추정된다.
주요 자문사들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에 대해 목적이 명확하고 특별한 주주가치 훼손 사유를 찾을 수 없는 데다 합병에 따른 원가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향상, 거래 및 회계 투명성 제고 전망 등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파악된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대부분의 의결권 자문사가 합병에 찬성하면서 기관투자자들도 합병에 동의한다고 가정하면 (주총에서) 합병 진행 가능성은 높다"며 "개인주주들도 합병 무산 때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로 합병 찬성 의견을 모으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주총에서 합병 승인이 가결되더라도 이후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거셀 경우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데 있다. 앞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언급한 대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합계액이 1조원을 초과할 경우 합병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말 별도기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각각 5666억원, 2097억원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에 반대한 주주는 오는 23일부터 내달 13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의 현재 주가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수청구 가격보다 낮다. 매수청구 가격은 셀트리온이 15만813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6만7251원이다. 현재 주가(20일 종가 기준)는 셀트리온이 14만22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6만3500원이다. 단순히 주가만 놓고 보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약간의 이득이 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다만 현재 주가보다 더 중요한 핵심 변수는 통합 셀트리온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평가란 의견이 우세하다. 지금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보다 낮더라도 합병을 통해 출범한 통합 셀트리온이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글로벌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면 합병을 반대할 명분이 약하단 의견이 제기된다.
또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 반대 의사를 통지한 주주만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주총에서 합병 반대표가 얼마나 나올지가 관건이다. 앞서 셀트리온 소액주주연대가 공식적으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찬성하는 의사를 밝힌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을 통해 유통·판매 구조를 간소화해 거래 투명성을 제고하고 원가경쟁력을 높여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단 계획이다. 특히 중간 거래 절차를 없애면 현재 70% 수준인 매출원가율을 약 4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가경쟁력 강화는 유연한 가격 정책으로 신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될 뿐 아니라 직접적인 이익 규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두 회사의 합병으로 자금력을 키워 대규모 투자나 M&A(인수합병) 등 전략적 경영 활동을 펼칠 수 있는 토대를 쌓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셀트리온은 2024년 매출 3조5000억원,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1조6000억원을 기록하고 2030년 매출액 12조원을 달성하겠단 목표다. 또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총 22개 제품을 확보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위한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통합 셀트리온 출범으로 기업의 투명성과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고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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