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K골프의 비결 있었다…‘숨은 공신’ 박진·김진우는 누구? [임정우의 스리 퍼트]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10. 2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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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적응 돕는 조력자로 변신한 박진
PGA 투어서 활약했던 전 프로 골퍼
은퇴 후 한국 선수 미국 진출 도와
최근엔 플레이어 컨설턴트로 활약
아시아 최초로 R&A 입성한 김진우
전세계 누비며 골프 발전에 힘써
지난해 9월 프레지던츠컵에서 인터내셔널 팀 내 한국 선수들을 도운 박진(가운데 위)이 김시우, 임성재, 이경훈 등과 환하게 웃고 있다. 박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메이저 대회 디오픈, AIG 우먼스 오픈 등에서 한국 골프의 위상을 높이는 이들이 있다. 김주형, 임성재, 김효주 등과 같은 선수 뿐만 아니다. PGA 투어와 R&A 소속으로 한국 골프 발전에 힘쓰고 있는 박진과 김진우가 주인공이다.

PGA 투어에서 플레이어 컨설턴트로 활약 중인 박진은 2001년부터 2019년까지 PGA 투어와 콘페리투어, 아시안투어 등을 누볐던 프로 골퍼다. 2020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그는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현역 시절 한국 출신 후배들을 돕는 것으로 유명했던 박진은 지도자로 변신한 뒤에도 아낌없이 베풀고 있다. 박진이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운영하는 골프 아카데미에 PGA 투어와 콘페리투어 진출을 노리는 한국 선수들이 대거 모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진은 미국에서 마땅한 연습 장소가 없어 고민하는 선수들을 위해 자신의 연습장을 내줬다. 현재 전세계가 주목하는 특급 선수로 거듭난 김주형과 김민규, 정찬민, 배용준, 최승빈 등이 이곳을 거친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박진이 후배들을 도운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미국이라는 생소한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며 “골프 선수로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곳에서 연습했던 선수들이 PGA 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등에서 우승하는 것을 보니 정말 뿌듯했다”고 설명했다.

PGA 투어 플레이어 컨설턴트로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선수들의 적응을 돕고 있는 박진이 환하게 웃고 있다. 박진
얼마 전에는 또 하나의 직함을 얻었다. PGA 투어 플레이어 컨설턴트다. 지난해 9월 인터내셔널 팀과 미국 팀의 골프 대항전 프레지던츠컵에 한국 선수 담당자로 PGA 투어와 인연을 맺었던 그는 남다른 골프 지식에 뛰어난 소통 능력을 인정받아 러브콜을 받았다.

고민 끝에 PGA 투어의 제안을 수락한 박진은 매 대회 개막 전부터 마지막 날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PGA 투어에 플레이어 컨설턴트 담당자가 생긴 건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적 선수들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PGA 투어 출전권을 갖고 있는 선수가 미국과 잉글랜드 다음으로 많은 9명이나 되는 만큼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박진은 “아시아 국적 선수들이 PGA 투어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콘페리투어와 PGA 투어 캐나다 등 하부 투어 선수들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아시아 국적 선수들이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진우는 대한골프협회(KGA)를 거쳐 2017년부터 R&A에서 골프 발전에 힘쓰고 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인 최초로 R&A에 입사한 그는 골프 규칙과 대회 운영 등을 담당하고 있다. 스노보드 선수 출신인 그가 골프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대학교에 재학 중인 21세다. 그는 수업으로 들었던 골프 규칙에 푹 빠졌고 KGA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김진우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골프로 먹고 살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우연히 접한 골프로 인해 인생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R&A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일까. 그는 지체 없이 골프가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나라에서 골프 세미나를 진행할 때라고 밝혔다. 김진우는 “스리랑카와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서 골프 세미나를 진행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알고 싶어 화장실까지 찾아와 질문하는 열정에 감동했다. 전세계에 골프 규칙을 알리는 일을 한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R&A의 유일한 한국인인 만큼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김진우는 “골프 선수와 마찬가지로 골프 레프리도 현재에 만족하는 순간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계속해서 연구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50년 뒤에도 골프가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시아인 최초로 R&A에 입사해 골프 발전에 힘쓰고 있는 김진우.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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